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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그리고 1년... [마부 이오나는 마차에 타는 손님들에게 1주일 전에 죽은 아들 이야기를 하려고 시도하지만 손님들은 눈감고 잠을 청하거나 자기들 이야기를 하는 등 듣지를 않자 결국 이오나는 숙소로 돌아오는데...] 젊은 마부가 그렇게 물을 마시고 싶어 했던 것처럼 그도 무척이나 말하고 싶다. 아들이 죽은지 1주일이 되지만 그는 아직 그 누구에게도 말해 본 적이 없다... 자세히 차근차근 이야기하고 싶다... 아들이 어떻게 병에 걸렸고, 얼마나 괴로워했으며, 죽기전에는 무슨 말을 했고, 또 어떻게 죽어 갔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해야한다... [중략] ... 혼자 있을 때는 아들을 생각할 수 없다... 누군가와 이야기해야 한다. 혼자서 아들을 생각하고 아들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견딜 수가 없다... - 아이들이 죽은지 1년이.. 2015. 4. 14.
[독서]매거진<B> No.35 HELVETICA 매번 구입하지는 않지만 관심 있는 브랜드를 다룰때면 구매하는 월간지인 매거진에서 이번호에는 헬베티카(Helvetica)를 다루었습니다. 그간 정말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를 다루었지만 서체를 다룬 것은 처음인데, 첫 서체로 다루기에 아마 헬베티카 만한 서체는 없을 듯합니다. 저도 매킨토시를 사용해왔고, 서체에 관심이 많아서 Fontographer 프로그램까지 맛보기로 사용했던 지라 Hevetica는 오래전부터 아주 친숙하고 또 자주 사용하는 서체입니다. 디자인 수업에서 어떤 서체를 쓸지 결정하지 못했다면 그냥 Helvetica를 쓰면 된다고 가르친다는 전설이 그냥 전설이 아니게 느껴질 정도로 일상에서도 많이 보이고, 활용도도 정말 높은 서체죠. 가 늘 그렇듯 다양한 전문가들의 Helvetica에 대한 코멘트.. 2015. 4. 13.
[독서]<클레이모어> 정식 출간본 완결 및 약간의 반성문 의 연재가 종료된 기념으로 간략한 감상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감상 뒤 댓글에 대한 추가 설명으로 본문보다 더 긴 추가글을 올리긴 했지만.... 어제 그 글에 답글이 달렸습니다. 최근 제 블로그의 동향을 보면 아시겠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한달에 두 편 정도의 글만, 그것도 심도가 있기 보다는 신변잡기 중심의 글을 올리고 있는데, 어제의 답글을 준비하면서 기왕이면 별도의 글로 올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당 답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블로그 보면 불법복제 영화보는 사람 엄청 까대시더만국내 정발이 지난달인데 주인장께서는 어떤 경로로 보셨는지... 보충 설명을 드리면 는 일본의 월간지인 를 통해 연재되었습니다. 이렇게 6개월간 연재된 분량을 한권의 단행본으로 내고 이 단행본이 나오면 그것을 번역.. 2015. 4. 2.
밥을 안주고 자유를 유보해도 삶은 계속된다 - 냅두면 새누리 정권도 어느덧 분기가 마무리되어 갑니다. 올해 들어 글을 다섯 편 올렸으니 3월이 가기 전에 한편은 더 올려야 한 달에 두 편은 올리는 꼴이 된다는 모종의 의무감에서 근황이나 끄적여볼까 합니다. 개인적 삶 다들 무탈하고 경남에 살지 않는 덕분에 시우는 무상 급식 먹으며 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최근 어떤 월간지와 인터뷰를 했는데, 나중에 기사가 나오면 필요에 따라 자세한 내용을 올리겠습니다. 가빈이는 유치원 추첨에 떨어진 덕분에 엄마와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경험에 의하면 일반적인 유치원 교육 방식은 저희 아이들 성향하고는 맞지 않는데 (너무 많은 것을 짧은 시간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룹니다) 오히려 잘된 것 같습니다. 음악 생활 보관할 장소가 없을 정도로 음반이 넘쳐나고 요즘 하루에 듣는 시간을 생.. 2015. 3. 26.
[독서]미야베 월드 2막 - 오하쓰 시리즈 이미 다른 글을 통해 이야기했던 것처럼 올해부터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대 시리즈물(출판사인 북스피어에서는 이라 부릅니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읽고 있는 시리즈물이 적지 않음에도 국내에 번역된 것으로만 15권이나 되는 시리즈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북스피어 사장님의 추천 순서대로 , , 의 세권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시작하기 잘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같은 책을 15권씩이나 읽으려면 좀 지루할 수도 있지만 의 작품들은 다행히 몇 개의 시리즈와 단일 에피소드로 묶여 있는 느슨한 시리즈입니다. 제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 시리즈를 새삼 언급하는 이유는 그중 초기작의 한축을 맡고 있는 오하쓰 시리즈를 모두 끝냈기 때문인데, 위에 언급한 세권 이후에 더 이상 오하쓰를 주인공.. 2015. 3. 13.
[독서]근래 출간된 <지적 갈증을 채워줄(?) 교양지> 이야기 최근 관심을 가질만한 정간물 두 종이 발간되었습니다. 하나는 과학분야의 교양지인 의 한국어판입니다. 원서는 계간지이고 국내는 한 계절씩 밀려서 계간으로 발간할 예정이라 합니다. 이번 창간호는 이제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의 허구성 등의 내용에 시간여행과 다중우주론을 양대 특집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화려한 비주얼을 지양하고 흑백을 기본으로 빨강으로 포인트를 넣은 2도 인쇄로 대부분의 본문을 처리한 덕분에 광고 없이 300쪽에 정가 15,000원으로 맞출 수 있었을 듯합니다. 아울러 2014년호도 나왔습니다. 원서는 1년에 두 번 나오지만 국내는 한 권으로 내는데 2014년호가 2월말 출간되었습니다. (2013년호가 2013년 1월에 나오고 2년이 지나 이번 호가 나온 사연이야 있겠습니다만) 어느덧 3호가.. 2015. 3. 6.
[독서]매그레 시리즈 + 신년 도서 구입 한동안 품절되어 많을 사람을 안타깝게 했던 (그럴리가!) 매그레 시리즈의 제1권인 이 드디어 다시 나왔습니다. 행여 이 시리즈를 시작하시려는데 1권이 없어 시작 못하신 분이 계시다면, 드디어 시작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2~19권까지는 사정이 넉넉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2권부터는 초판 1쇄도 아직 다 소화하지 못한걸요.^^ 열린책들이 야심차게 버즈북(홍보용으로 알차게 제작해서 저렴하게 판매)까지 내면서 전권 출간을 약속했던 매그레 시리즈는 현재 (그리고 어쩌면 영원히) 19권으로 멈춰있는데, 전작 출간은 물건너간지 오래고 힘들지만 2기로 몇몇 인기있는 작품을 한번 내보겠다던 열린책들의 이야기도 거의 공수표가 된 듯 보입니다. (2014년초에 세권이 번역중이라 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으니..ㅠ.ㅠ) 그러.. 2015. 2. 2.
[음악]재클린 뒤 프레 70주년 음악 동호회에서도 관심 없고, 구글 첫화면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만, 오늘은 재클린 뒤 프레(Jacqueline Mary du Pré) 탄생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처음 클래식을 듣던 시절에는 생존은 했지만 은퇴한지는 제법 되었고, 라이센스 LP 중심으로 들었기 때문에 쉽게 들을 수는 없는 연주자였습니다만, 음악 외적인 이야기들만으로도 충분한 관심의 대상이었고, 그래서인지 음반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녀의 음악은 그 시절에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구구절절한 인생역정 말고도 그녀의 매력은 두가지였는데, 하나는 영국 시골에서 갖 올라온 듯한 수수하면서도 어딘지 밉지 않은 외모와 다른 하나는 그 외모로는 상상할 수 없는 열정적이고 강력한 연주였습니다. (비슷한 반전 매력을 지녔던 연주.. 2015. 1. 26.
[드라마]에밀 졸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그리고 BBC의 <파라다이스> 이 포스팅의 목적은 작년에 DP시리즈로 시즌1이 발매되어 현재는 일반에게도 판매되고 있는 BBC의 드라마 의 시즌2 블루레이 정식발매를 촉진시키는 하나의 작은 기여가 되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책과 드라마에 대한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올립니다. BBC의 드라마 는 국내에서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에밀 졸라의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은 졸라의 필생의 역작인 중의 하나로 출간된 것인데,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로 읽으면 그런 재미가 있고,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사회소설로 보면 또 그런 재미가 있으며, 마케팅 전략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읽으면 또 그런 재미가 있는 소설입니다. 제가 보기에 거대한 욕망의 창조와 소비공간으로서의 을 이렇게 치밀하고 지루하.. 2015. 1. 12.
가는 해, 오는 해 결혼하기 전 부모님과 살 던 시절에 매년 마지막 날 밤에는 TV에서 , 같은 방송을 본 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점에는 를 보면서 뻔한 이야기들을 듣다 보신각 타종 중계를 보는 게 연례행사였습니다. 블로그나 여러 사이트들도 이맘때가 되면 이런저런 발표를 합니다. 음악애호가라면 올해의 음반 10선 정도는 뽑아주고,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비슷하죠. 전에는 저도 비슷한 일을 했습니다만, 우선 남들보다 잘 할 것 같지도 않고, 그런 일 하는 것도 좀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런 것 안 한 지도 10년 정도 돼 오는군요.^^ 올해도 대충 넘어갈까 하다가 그냥 제멋대로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지금 현시점에서 제가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책을 읽는지, 즉 한 해를 반추하는 것이 아닌 현시점의.. 2014. 12. 31.
[음악]자체 제작 오리지널 자켓 에디션 라이센스 LP를 들으며 음악을 듣기 시작했기 때문에 호로비츠의 음반들은 당시 지구레코드에서 나온 극소수의 음반들을 통해서 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더구나 지구레코드의 음질이 그리 좋지 않았기에 당시 이미 전설이던 호로비츠의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준 것은 호로비츠가 노년에 DG와 전속계약을 하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 이루어지면서부터였습니다. 이라는 기가막힌 표제를 달고 나온 음반이 처음이었죠. 이때부터 등 나오는 즉시 구입했습니다. 물론 당시는 CD도 어느정도 보급되는 중이었지만, LP가 지닌 장점이 CD의 장점 보다 상회하고 있던 시절이어서 저도 비록 라이센스지만 LP만 고집했습니다. 이 시절의 성음 라이센스의 품질은 매우 우수했고, 특히 표지인쇄의 질은 본.. 2014. 12. 24.
부고(訃告)에 대한 주석 매끈하게 잘 쓰인 논문들에서 쉽게 발견되는 주석은, 흔히 본문과 비교하면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주석은 우리의 무의식을 닮았다. 무엇인가를 감춤으로써 유지되는 글의 연속성이란, 다스릴 수 없는 진심에 대한 알리바이와도 같다. 주석의 글이 본문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무의식이 거짓의 모습이 아니고서는 의식의 영역에 공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위에 인용된 제15호에 실린 남수영 교수의 하룬 파로키의 부고를 가장한 의 첫 대목은 제게 있어서는 그것만으로도 책 한 권의 값어치를 다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윗글을 읽으면 왜 제가 그간 주석을 그토록 열심히 읽었는지, 때로는 왜 본문보다 밑줄긋기가 많았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한 번도 구체적으로 .. 2014. 12. 19.
[IT]마카다미아 땅콩의 존재론적 문제로 생각해보는 블로그의 정체성 마카다미아 땅콩이 봉지에 들어있어야 하나 아니면 접시에 올려져야 하는가 하는 땅콩의 존재론적 질문에서 비롯된 항공기도 후진이 되는지에 대한 실증적 탐구와 연관된 수많은 블로그 글들이 있습니다. 어떤 글은 무슨 재주인지 몰라도 검색, 조회, 추천 등에서 놀라운 선전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블로그의 글들을 보면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이미 여러신문에서 다루고 논평한 위 사건을 다룬 블로그의 글에서 제가 기대했던건 (1)항공법과 관련된 검토( 물론 제가 법령을 뒤져볼 수는 있지만 귀찮더군요 ) (2)땅콩 서빙과 관련된 대한항공 매뉴얼에 대한 검토이거나, 개인적인 의견이나 감상을 적은 것이라면 (1)해당 항공기 탑승자의 목격담( 돈없어 이코노미석에 앉았는데 큰소리 다들리더라 등.. 2014. 12. 10.
우리 시대의 정의 또는 어느 대학의 특강 아래의 대화록은 동일시점의 단일 대상과의 대화록이 아니며, 편의에 따라 온-오프의 대화를 한명과 대화한 듯 편집한 것입니다. 아울러 블로그에 올려도 될 정도로 약간의 수정을 가했습니다. A : 이 기사 봤냐? 아직도 가 돈 되는 책인가 보지? [참고 : 저자인 마이클 센델에 의하면 국내 번역본 출판사 교체는 반드시 돈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만술 : 봤어. 아직도 국민들이 정의를 갈구하나보지. 또는 이와중에도 국민들은 정의가 무엇인지 헛갈리는지도 모르고. 다른 건 모르겠고. 라는 제목이 원제(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를 의역한 것인데, 그대로 가져다 써도 되나? A : 어렵고, 명쾌한 맛도 없는데 잘 팔린 것 보면 용해. 정작 미국서는 그닥인데, 유독 우리나.. 2014. 12. 9.
[독서]알라딘 중고매장에서의 오랫만의 득템 강남에 약속이 있는 경우 주로 교보에 주차합니다. 프라임 회원 이상은 두시간 무료이기 때문에 술없이 밥 먹고 차한잔 마시면 딱 두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예전에는 플래티넘만 그랬는지 프라임도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기본 두시간 무료에 물건을 구입하면 추가 두시간이 가능해서 제법 여유있게 주차할 수 있었는데, 두시간은 좀 빡빡하더군요. 이렇게 강남에 약속이 있는 경우, 알라딘 중고매장을 가끔 들릅니다. (교보에 무료 주차하고 알라딘에서 구입하는게 좀 얍삽해 보일지 몰라도 오프라인 교보에서도 가는 길에 주문하고 바로드림으로 픽업하거나 음반을 사거나 하니 교보에 그리 미안한 마음은 없습니다. 교보가 음반도 바로드림으로 주문할 수 있게 해주면 아마 제가 바로드림 하는 구매액이 엄청 늘어날 겁니다.) 실시간으로 물건.. 2014.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