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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2015.01.12 15:08

이 포스팅의 목적은 작년에 DP시리즈로 시즌1이 발매되어 현재는 일반에게도 판매되고 있는 BBC의 드라마 <파라다이스>의 시즌2 블루레이 정식발매를 촉진시키는 하나의 작은 기여가 되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책과 드라마에 대한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영화>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올립니다.


<파라다이스> 3종 세트 - 에밀 졸라의 원작 소설, 블루레이, OST


BBC의 드라마 <파라다이스>는 국내에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에밀 졸라의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졸라의 필생의 역작인 <루공-마카르 총서> 중의 하나로 출간된 것인데,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로 읽으면 그런 재미가 있고,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사회소설로 보면 또 그런 재미가 있으며, 마케팅 전략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읽으면 또 그런 재미가 있는 소설입니다.


제가 보기에 거대한 욕망의 창조와 소비공간으로서의 <백화점>을 이렇게 치밀하고 지루하지 않게, 그러면서 러브 스토리와 버무려 이 만큼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도 쉽지 않은 일 아닌가 생각됩니다. 캐릭터들의 잔잔한 매력과 재미는 덤이구요. 박명숙의 번역도 매우 맛깔나게 읽힙니다. 표지까지 시공사의 같은 시리즈의 다른 책들 처럼 아름답습니다. 이 책의 단점은 출판사가 시공사라는 것일뿐이죠.


드라마 <파라다이스>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원작을 런던으로 무대를 옮기고 시간도 좀더 현대에 가까운 쪽으로 땡겼습니다. 그러다보니 원작의 남주인공 <무레>는 <모레이>가 되고, 몇몇 배역들은 캐릭터와 그 중요도가 제법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드니즈의 삼촌과 오드리 여사가 미혼으로 변했죠. 아울러 캐서린은 비중이 엄청나게 커졌고 빵빵한 아빠도 얻게 됩니다. 때문에 화려한 백화점과 대비되는 드니즈 삼촌네의 처참한 모습은 등장하지 않고, <파라다이스>는 주인공들이 엮어가는 로맨스와 드니즈의 출세기로 변합니다. 백화점 직원들의 열악한 생활환경과 취업환경 같은 사회적인 이슈들은 드라마에서는 사실상 모두 제거됩니다. (영국은 프랑스 같은 그런 야박한 나라가 아니라는...^^)





이런 <사회적> 현실감이 제거된 부분은 시각적 화려함과 사실감이 메워줍니다. 당시를 그대로 재현한 거대한 세트를 통해 그 시대를 함께 거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신분에 따라 세밀한 부분까지 묘사된 당시의 복장들을 입은 등장인물들을 만나면서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드라마 <파라다이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 시각적 즐거움입니다.    


청각적으로도 배우들의 좋은 영어 발성과 함께 Maurizio Malagnini의 아름다운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드라마의 OST라는 특성상 각각의 곡들의 길이는 짧지만 (2분이 안되는 곡들이 대부분이죠) 멜로디는 아름답고, 순간순간의 편곡도 장면과 잘 어울립니다. 영상이 없어도 음악만으로도 훌륭하기 때문에 OST 음반도 구입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책에 비해 드라마에서는 훨씬 편한 삶을 영위합니다. 삶의 무게는 훨씬 가볍습니다. 삶이 주인공들에 주는 압박이 책에서는 10이라면 드라마는 3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드라마에서 보다 더 큰 짐을 진 듯 보이는 것은 백화점의 사장인 모레이와 요나스씨 정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한명 더 꼽자면 딸바보 글렌데닝 경도 포함될 수 있겠군요.


사실 주인공들의 배경이나 성격이 바뀌어도 무방한 게, 드라마 자체가 에밀 졸라의 소설을 재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백화점이라는 배경과 몇몇 등장인물, 그리고 얽힌 상황만 따와서 다른 이야기를 써나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드라마의 진행은 흔한 원작에 대한 첨삭의 수준을 넘어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있거든요.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인 드니스-모레이-캐서린의 삼각관계 자체가 소설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도 원작 소설은 인간 개인들의 통제를 넘어선 생명과 힘을 지닌 거대한 시스템으로서의 <백화점>이 사실상의 주인공이라면, <파라다이스>는 그 백화점의 생명력은 실종되고 백화점은 살아있는 주체로서의 등장인물들이 살아가는 배경일 뿐입니다. 때문에 원작을 읽으신 분들도 시각적 즐거움과 러브 스토리로서의 <파라다이스>를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으며, 반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파라다이스> 시즌1은 인터넷의 동호회인 DVD프라임의 회원들의 참여로 블루레이로 출시 될 수 있었습니다. BBC는 시청율 저조를 이유로 시즌2까지만 방송하고 시즌3은 공식적으로 취소한 상황이니 시즌2를 출시하면 손쉽게 전편을 소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책을 먼저 보고 책에 이끌려 드라마를 본 경우고, 집사람은 드라마를 보고 원작을 읽고자 책을 읽었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책이건 드라마건 다른 미디어를 찾아 볼 정도의 재미와 완성도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모쪼록 시즌2가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시즌1을 좀 구매해주시면 시즌2 발매가 빨리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MF[ME]


*드라마의 분위기는 홈페이지에서 갤러리 등을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좋을 듯해서 별도로 캡쳐 장면 등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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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술[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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