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약속이 있는 경우 주로 교보에 주차합니다. 프라임 회원 이상은 두시간 무료이기 때문에 술없이 밥 먹고 차한잔 마시면 딱 두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예전에는 플래티넘만 그랬는지 프라임도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기본 두시간 무료에 물건을 구입하면 추가 두시간이 가능해서 제법 여유있게 주차할 수 있었는데, 두시간은 좀 빡빡하더군요.
이렇게 강남에 약속이 있는 경우, 알라딘 중고매장을 가끔 들릅니다. (교보에 무료 주차하고 알라딘에서 구입하는게 좀 얍삽해 보일지 몰라도 오프라인 교보에서도 가는 길에 주문하고 바로드림으로 픽업하거나 음반을 사거나 하니 교보에 그리 미안한 마음은 없습니다. 교보가 음반도 바로드림으로 주문할 수 있게 해주면 아마 제가 바로드림 하는 구매액이 엄청 늘어날 겁니다.) 실시간으로 물건을 검색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탐낼만한 책들이라면 중고로 나오기도 쉽지 않고 나와도 오래 남아있기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이 팔리지도 않았기에 중고로 나올 물량도 없죠) 사는 물건은 거의 없습니다.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득템을 했는데, 책 두권과 음반 한장입니다.
전에 언급한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 두권이 제법 좋은 상태로 있기에 집어들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종이 재질이 애초에 낡은 스타일이고 표지 때깔도 좀 빈티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신품을 구입해도 그리 새책의 느낌은 나지 않기에 상태좋은 중고라면 그냥 새책을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망설이지 않고 구입했습니다. 이 시리즈의 최신 번역본인 <파란 구두와 행복>이 나온지 만3년이 되었으니 향후 출간은 거의 힘들다 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년반 정도는 뜸을 들이다 생뚱 맞게 출간된 경우도 있으니 (시리즈 5권) 혹시 내년 쯤 한두권 출간될지도 모르지만요. 작가인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가 매년 한권씩 출간하는 추세니 따라잡기는 커녕 격차는 점점 벌어지겠지만 말입니다. (원작은 올해 15권이 출간 되었습니다.)
보츠와나를 배경으로 비교적 가벼운 사건들을 다루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읽는 시기를 여름에 한정해 놓은 시리즈라 새로운 번역본을 기다릴 여유는 좀 있습니다. 살면서 여름에 읽는 책, 겨울에 읽는 책, 특정한 날 듣는 음악 등 뭔가 삶에 자잘한 관습을 정하고 지키면 삶이 좀 더 풍요롭고 재미있어지는데, 이렇게 자기 스스로 정한 관습은 지키면 지켰다는 뿌듯함이 있고, 만약 알면서 지키지 않으면 작은 일탈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죠. 예를들어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그랑클뤼 클라세 보르도 와인 한병 까겠다는 전통을 만들었다 할 때, 매년 좋은 와인을 마시는 즐거움도 있지만, 어느 순간 올해는 부르고뉴를 마셔야지 하면서 느끼는 일탈의 쾌감도 무시못한다는 거죠. 아무튼 계속 번역본이 출간되지 않으면 내후년 쯤에는 아마존밖에 답이 없겠습니다.
음반은 이은하의 재즈 앨범인 <My Song My Jazz>입니다. 2012년 발매되었을 때 우연히 알고 음원으로 듣고, 기대밖으로 좋은 음반이라 생각해서 찜해 두었는데, 모시던 분들의 연이은 퇴사, 각종 위기 상황 및 퇴사로 이어지는 와중에 잊고있었습니다. 마침 알라딘에서 상태좋은 중고를 발견해서 구입했습니다.
이은하는 제 나이 정도 되시면 다 아시는 그 이은하입니다. 스탠더드 재즈곡, 자신의 히트곡을 편곡한 곡, 여기에 신곡 (윈터플레이의 이주한이 작곡했습니다)까지 추가된 구성으로 굵직하고 분위기 있는 그녀의 음성과 실력있는 연주자들의 협연이 그럴듯한 맛을 풍깁니다. 특히 겨울철 밤에 들으면 좋은 진한 음악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진하지만 막걸리 같은 걸쭉함은 아닌, 고급 위스키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러고 보니 2집을 준비 중이라 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1집의 판매량이 그리 좋지는 않았나 봅니다. 괜시리 신보를 구입할껄 하는 생각도 듭니다.^^
MF[ME]
*이은하의 음반 중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을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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