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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onderful Life

이런 저런 이야기 - 한과 리시차, MS와 Apple, 그리고 은밀한 갤러리

by 만술[ME] 2011. 9. 16.
블로그를 그간 이런 저런 사정으로 업데이트 못했는데, 한방에 대충 이런 저런 내용을 업데이트 해봅니다.

[Hilary Hahn + Valentina Lisitsa]

두명의 비르투오지가 앨범을 냈네요. 그것도 무려 아이브즈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입니다. 최근에 힐러리양이 발렌티나 언니와 어울리더니 멋진 앨범으로 결실을 맺네요. 나탈리양과는 끝난건지 모르겠네요.^^


인격화된 바이올린 케이스를 들고 다니는 얼음공주 바이올린 연주자와 유튜브 최고 조회를 기록하고 있다는 금발마녀 피아니스트의 만남의 예고편은 유튜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클릭)

[MS가 가는 길은 Apple과 다르다]

이번에 Windows 8 을 발표한 것을 보니 MS는 여전히 Apple과는 다른 길을 가는 기업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애플은 모바일기기는 PC와는 다르고 따라서 다른 인터페이스의 OS가 필요하다는 것에서 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뒤, 그 다름은 데이타(도큐먼트, 사진, 영상 등)의 공유(클라우드)를 통해 극복 할 수 있도록 하면서 (또다른 시장의 창출!) PC쪽의 OS를 모바일쪽에 부드럽게 연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반면, MS는 모바일 기기도 결국 작고 들고 다니는 PC에 불과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PC의 운영체제를 모바일에도 깔아버려서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면 그만이란 생각을 지니고 있는 듯합니다.

애플은 기계를 팔아먹는 회사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야 하고 (그리고 아이패드와 아이폰으로 볼 때 성공했죠) MS는 PC바닥의 지존이니 그 지존자리를 모바일까지 확장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따라서 Windows 8은 예전에 Windows가 Mac의 OS인 System 시리즈를 카피해서 처음 나왔을 때 처럼 (Windows가 DOS위에서 돌아가는 이쁜 아이콘으로 화장한 도스쉘에서 탈출한 건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죠) Windows에서 돌아가는 무늬만 모바일 OS인 메트로 UI를 구현하려는 것이겠죠. 이래야 기존 응용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고, 이래야 자신의 시장을 확장할 수 있죠.

즉, 애플은 시장을 새롭게 정의하고 만들어 냅니다. 아이패드는 결코 기존의 태블릿 "PC"가 아닌 태블릿 "기기"였죠. 그간 다른 회사들은 터치스크린이 적용되는 노트북 PC정도로 태블릿을 인식했지만 애플은 달랐으니까요. 반면 MS는 시장의 확장을 꾀합니다. 그들에게는 사람들에게 필요한건 PC일 뿐이고, 경우에 따라 사람들은 그 PC를 들고다니거나 전화걸거나, 게임하거나 하는 것 뿐이죠. MS에게 스마트 TV는 그냥 TV기능이 지원되고 대형 모니터가 탑재된 일체형 PC일 뿐이고 핸드폰은 전화기능이 되는 작은 PC일 뿐입니다.

누가 이 전쟁에서 이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기득권을 바탕으로 시장을 확장해서 다 해먹으려는 사람들 보다는 우리가 생각도 못한 시장을 만들어내서 가슴 떨리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사람들이 이기는 세상이 되길 원합니다. 

[아이패드, 시우도 다룰줄 안다?]

처음에 갖고 싶지만 필요한 이유를 찾기 힘들었던 아이패드가 이제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두꺼운 업무용 바인더, 다이어리를 대체하고 있고, 집에서는 PC대신 인터넷을 하는 도구가 되고 있으며, 매거진을 읽기위한 저렴하고 간편한 도구에다 터치로 하는 게임이 재미 있겠냐는 생각을 고쳐먹게 만든 게임기의 기능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시우와 가빈이도 제법 다룰줄 안다는거죠. 시우는 Treasure Seekers라는 숨은 그림찾기+퍼즐 게임을 즐겨하는데, 어느순간 진척도가 저를 앞섰더군요. (다만 시우는 주말에만 할 수 있기에, 제가 다시 앞서서 완료했습니다^^)

아이패드를 사용해보니 아이패드는 단순히 모바일 컴퓨팅을 위한 장비는 아니란 생각이 더 강해집니다. 그건 비단 사용용도 때문이 아니라 기기가 가지고 있는 감성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PC의 P가 personal이라면 태블릿 PC의 P는 private라고나 할까요? 누군가 제 PC(회사건 집이건)를 포맷 해버렸다고 할 때 제가 아쉬운건 "데이타"이지만 누군가 제 아이패드를 초기화 한다면 저는 "데이타"가 아닌 제 "개성"과 "삶"이 초기화된 느낌을 갖게 될 것 같다는 거죠.

예전에 맥과 PC를 비교하면 PC는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통해, 또 OS에서도 사용자화를 지원했지만 사용자가 개성있게 쓰는 건 그냥 바탕화면 정도였던 것에 비해 맥은 저마다의 개성이 투영되었던 것처럼 그래서 그냥 맥이 아닌 "나의 맥"이 되었던 것과 비슷합니다. 제가 삼성 데스크탑을 쓰건, 조립 PC를 쓰건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지만 갤럭시 탭이 아닌 아이패드를 쓴다는 것은 제 "개성"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죠.

[은밀한 갤러리]

도날드 톰슨의 "은밀한 갤러리"는 근자에 읽은 예술관련 책중 가장 재미 있는 책입니다. 부제인 "현대미술을 움직이는 작가와 경매, 갤러리의 르포르타주" 대로 현대미술의 작품의 탄생, 작품이 어떤과정에서 부각되고, 팔려나가며 가격이 형성되는지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과장하면 미술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현대미술에 대해 앤디 워홀의 이름도 몰라도 재미 있을 정도의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원제인 "The $12 million Stuffed Shark : The Curious Economics of Contemporary Art and Auction Houses"를 직역해서 제목을 붙이기에는 좀 그랬겠지만 "은밀한 갤러리"라는 번역서의 제목은 솔직히 별로기는 합니다.  또한 표지 하단에 표기된 "하이엔드 컬렉터가 알아야할 현대미술의 모든 것"이란 부분은 무시해도 좋습니다. 우리나라에 이 책에서 언급하는 하이엔드 컬렉터는 거의 존재하지도 않으며 이 책은 그들을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들이 진실을 안다고 해서 크리스티나 소더비의 경매에 참가해서 박제상어를 구입하지 않을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운동장에서 하는 오페라가 꼭 봐야할 공연으로 둔갑하면서 오페라를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수십만원씩 표를 팔아먹거나, 파리에 여행가서는 루브르 3부작만 찍고 리슐리웨관 2층은 패스하고 오면서 국내서 램브란트전 한다면 줄서서 구경하는 문화와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이 크게 다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는 책을 읽어보시면 아실 수 있을듯.^^

아무튼 이런 저런 이야기였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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