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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게임 - 취미생활

[도서]책장 구조조정

by 만술[ME] 2008. 10. 8.
무엇인가 취미를 갖고 살아감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 제1위는 "시간"이고 두번째가 아마 "공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야말로 취미에 있어 時空이 가장 중요하죠. 물론, 열정이 필수입니다만.^^

아무튼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갈수밖에 없고, 시우가 자라면서 자기 물건들을 늘려가기 때문에 (이런저런 경로로 생기는 책들, 장난감들이 장난아니게 많군요!)시우방을 차지하고 있는 제 책들과 음반들이 시우의 책들, 장난감들과 자리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새로 영입되는 책들과 음반들도 꽤 되기 때문에 결국은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죠.
지금껏 대략 네차례의 구조조정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몇몇 정간물들 과월호 전체와 컴퓨터 관련 서적들을 폐기처분한 것입니다. 정간물중 가장 아쉬웠으면서도 당연히 해야 했던게 학창시절, 그리고 졸업후, 직장초기까지 전공에 대한 맥을 놓치지 않겠다고 구독했던 미국 사회학회지 ASR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과월호들이었습니다.


이때 함께 정리된 책들이 예전 맥을 쓸 때 보았던 컴퓨터 관련 책들이죠. 한때 매킨토시의 전도사를 자처했기에 컴퓨터 책을 정말 소설처럼 재미있게 보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맥 관련 잡지나 서적에 기고를 하기도 했죠. 그중 가장 큰 기쁨은 너무나 좋아하던 "The Macintosh Bile"에 독자기고 했던 내용이 실리면서 제 이름까지 언급되었던 일이죠. 국내에 수입이 안된 책을 구하기 위해 수입사까지 찾아다녀 샘플로 한권만 들어왔던 책을 구해보기도 했는데 이젠 아래 사진에 보이는 일련의 책들과 함께 모두 추억이 되었습니다.


두번째 구조조정은 일부 기부체납이 있기는 했어도 거실까지 영역을 확대하여 600장 짜리 CD랙을 구입한 일입니다. 덕분에 잠깐 숨통이 트이기는 했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 잡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죠. 곧 공간부족 현상을 또 격게 됩니다.

따라서 세번째 구조조정이 단행됩니다. 회사 제 책상옆에 책장을 두개 구입한 뒤 업무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 듯한 제목을 가진 책들을 회사로 옮긴 것이죠. 물론 중간 준간에 회사 서가에는 어울리지 않는 책들이 꼿혀 있기는 하지만 나름 공부하는 팀장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이 지난 주말에 단행되었던 구조조정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의 본문과 답글 참조) 음악관련 정간물들의 과월호들을 일부 정리했습니다. 조금 아까운 감이 들어서 나중에라도 자료로 쓸수 있을것이라 생각(또는 착각)되는 영문판들은 남겨두고 국문 과월호들을대부분 정리했죠.그래도 아쉬워서중요기사는 별도로 스크랩을했구요.

이렇게 책장을정리하고 있는데한쪽 구석에 오래전에 읽은"단순하게 살아라"라는 책이 보이더군요. 물건, 재정, 시간, 관계, 그리고 본질적으로는 자신을 단순화시키고 집중하라는 이야기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문득 이 책도 앞으로 다시는 볼일이 없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함께 처분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 남겨는 두었지만 몇몇 정리대상후보자들에 넣어두었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오면서 때로는 메모지 한장도 보관하고 있는 것이 결국은 그것과 연관된 추억 때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헌데 그 추억의 물건들이 가치가 있는 이유는 "추억" 때문이고 생각해보면 추억은 그 특정한 물건을 떠나 제 기억과 가슴속에 있는 것이니 어떤 물건이 제게 있고 없고와는 상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과감하게 버리지 못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 만큼 추억할 꺼리가 많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그 만큼 행복했음을 많은 분들에게 고마와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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