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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앤드류 맨지 & 리처드 이가 듀오 공연 후기

by 만술[ME] 2008. 6. 17.
공연후기 쓰기를 의미 없어 한다고 하면서 또 올리게 됐습니다.^^ 이렇게 올리게 된 이유는 지난번 올렸던 존 홀로웨이 독주회와 같은 원전연주였음에도 연주회장측의 경험이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준 연주회 였기 때문입니다.
 

앤드류 맨지(Andrew Manze)와 리처드 이가(Richard Egarr)는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에 있어 따로 또 같이 활동하면서 연주회 스케쥴상으로 이렇게 짝을 이루기도 힘들 만큼 바쁜 연주자들이죠. 저희는 다행히 둘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흐 J.S.Bach (1685 - 1750)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BWV1015
Sonata for violin and obbligato harpsichord, BWV1015 (c.1720)
Dolce, Allegro, Andante un poco, Presto

코렐리 A.Corelli (1653 - 1713)
바이올린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 Op.5 No.7
Sonata for violin and bass continuo in D minor, Op.5 no.7 (1700)
Preludio, Corrente, Sarabanda, Giga

바흐 J.S.Bach (1685 - 1750)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제1권 중 프렐류드와 푸가 BWV853 - 리처드 이가 독주
Prelude and Fugue for solo harpsichord BWV853 rom Book I of The Well-tempered Clavier (1722)

판돌피 G.A.Pandolfi (fl.c.1660)
바이올린 소나타 Op.3 No.2 La Cesta & No.6 La Sabbatina
Two sonatas from Op.3: no.2 La Cesta & no.6 La Sabbatina

Intermission

비버 H.I.F.Biber
묵주소나타 No.1 수태고지(受胎告知)
Rosary Sonata no.1: The Annunciation (c.1680)
Praeludium, Variatio, Finale

바흐 J.S. Bach
반음계적 환상곡과 푸가 D단조 BWV903 - 리처드 이가 독주
Chromatic Fantasia and Fugue in D minor, BWV903 (1720?), for solo harpsichord

비버 Biber
1681년 소나타
Sonata III (1681)
Praeludium, Aria e Variatio, Variatio

공연 프로그램은 상상력이 보이면서도 둘의 디스코그래피를 보면 전형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바흐는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너무 묽고 흐느적 거리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아름다운 현과 이가의 반주가 잘 어울어진 연주였죠. 이에 반해 코렐리와 판돌피는 음악적 즐거움을 한껏 느끼게 해준 연주였습니다. 비버는 1681 소나타에 비해 묵주소나타는 좀 지루한 감이 있었고 새로운 느낌이 없었습니다. 비록 재앙이 겹치기는 했어도 비버의 맛은 홀로웨이 공연이 더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1681년 소나타는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연주였습니다. 조금만 더 하는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앵콜은 맨지가 직접 큰 소리로 소개해 주었는데때로 웅얼 거리기만 해서 잘 못알아 듣고 곡이 시작되어야 알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맨지는 또렸하게 "핸델의 첫 바이올린 소나타 첫악장"과 "바흐의 마지막 소나타 마지막 악장"이라 얘기 하더군요.특히 마지막 앵콜을 바흐의 마지막 소나타 마지막 악장으로 하는 것은센스 있는 행동이었다는 느낌입니다. 더이상의앵콜이 없을 것임을센스있게 표현한 것이죠.

이가의 독주는 훌륭했지만 저는 평균율 보다는 크로마틱 판타지와 푸가쪽이 더 좋았습니다. 특히나 푸가의 성부들을 명확하게 펼치고 정리하면서 아우르는 솜씨가 정말 훌륭하더군요. 나중에 독주회 해도 좋겠습니다.

아무튼, 연주회 자체는 그렇고 문제는 음향이었습니다. 홀로웨이 때와 대비해서는 놀라울 정도더군요. LG아트 센터의연주회장 크기를 생각할 때 비록 1층 앞쪽(10열)에 있었음에도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나머지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울림이 더 있었음 했지만전반적으로 잔향도 제법 좋았고 음의 전달도 명확했습니다.특히나 따뜻한 두사람의 우정이 음색을 통해 잘 전달되더군요. (둘은 정말 서로 좋아하고 존경한다는 느낌이 공연 내내들더군요.)LG아트센터 측이 전에도 고음악 공연을 기획한 경험이 크게 작용한듯했습니다.회사에서 도보거리에 이런공연장이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입니다.^^

우리나라 공연장에서도 조금만 신경쓰면 수준 있는 고음악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멋진 연주회 였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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