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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연대의 딸"(La Fille du regiment) DVD 비교

by 만술[ME] 2008. 5. 29.
아래 포스팅의 댓글을 통해 현재 나와 있는 플로레즈(Florez)가 토니오를 노래하는 도니제티 "연대의 딸"(La Fille du regiment) 공연 DVD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 질문은 사실 현재 나와 있는 "연대의 딸" 공연물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입니다. 이 두 DVD가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최고이기 때문이죠.

우선 얼마전 화제가 된 메트의 "연대의 딸"은 최근에 나온 버진의 코벤트가든 실황과 주인공이 같고 프로덕션이 같은 공연입니다. 따라서 그 메트 실황의 대안을 원한다면 드세이(Dessay)가 마리를 부르는 코벤트가든 실황을 택하시면 됩니다.

허나 메트의 느낌을 보려는 의도를 떠나서 이야기 한다면 좀 얘기가 달라집니다.

두 공연물 모두 배경은 현대로 옮겨졌습니다. 데카에서 나온 2005년 Teatro Carlo Felice 실황은 2차대전으로 배경을 옮겼고, 2007년 코벤트가든 실황은 1차 대전으로 배경을 옮겼습니다. 이 옮긴 배경만을 생각할 때 스토리에 진행을 보면 1차 대전쪽이 보다 더 자연스럽습니다.


우선 두 공연물에서 모두 토니오는 플로레즈가 맡았습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토니오고 사실상 역사상 최고의 토니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10년 또는 20년 후쯤이면 이 토니오를 보고 들을 수 있었다는 것에 역사에 함께 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되겠죠. 그만큼 두 공연물에서플로레즈는 완벽합니다. 문제는 2년의 기간인데 코벤트가든에서는 2년의 세월차를 느끼게 해줄 정도로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노래도 좀 더 유연하구요. 그렇다고 카를로 펠리체 실황의 플로레즈가 더 못한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덜 원숙한 만큼 좀 더 신선하고 설렘을 표현하는데는 더 유리합니다. 사랑에감격하는 느낌은 이쪽이 더 좋습니다.

결국 이 오페라의 하일라이트는 1막의 토니오의 "Ah, mes amis"일텐데 역시 코벤트가든쪽이 여유롭고, 카를로 펠리체쪽이 더 벅찬 감동을 줍니다. 아울러 2005년에는 앙코르까지 했기 때문에 플로레즈가 완벽히 뽑아내는 9번의 하이C를 한번 더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사실데카 DVD에서는 9번의 하이C를 한번 더 들을 수 있는데 바로 부가영상의 리허설 장면을 통해서입니다.)


마리를 노래하는 두 히로인은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음악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성량과 풍부한 감성이란 측면에서는 치오피(Ciofi)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드세이(Dessay)가 몇번의 수술을 통해 예전의 드세이는 아니라 할지라도 감칠맛 나는 기교라는 측면에서는 치오피에 앞선다는 느낌입니다. 여기에 캐릭터와 코미디라는 측면이 부가되면 이점에선 치오피가 드세이와 대결할 수 없습니다. 즉, 성악적으로는 치오피가 우세하지만 캐릭터와 코미디라는 무대 장악력은 드세이의 우세입니다.

이 두 소프라노의 차이는 연출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연대의 딸"이 코미디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코벤트가든 버전이 훨씬 재미 있습니다. 드세이는 타고난 코미디언이고 스토리의 연결과 타당성이란 점에서도 훨씬 매끄럽습니다. 반면 카를로 펠리체 버전은 좀 무겁고 가끔 시도하는 코미디도 잘 먹히지 않으며 스토리의 개연성과 연결에서도 좀 매끄럽지 않습니다.다만 드라마를 보면서 조연들의 관계가 극의 재미를 배가 시켜주는 경우가 흔한데 그점에서 설피스와 마르뀌즈의 관계의 설정과 발전이란 점에서는 카를로 펠리체쪽이 좋습니다.

두 영상물의 화질과 음질은 모두 좋으며, 코벤트가든쪽이 좀더 코믹한 만큼 상대적으로 밝은 느낌의 화면입니다. 두 지휘자와 악단도 모두 출중하게 음악을 전달하고 있죠.

둘중 어떤 DVD를 택해야 할까요? 전반적인 패키징(보너스)이나 음악적인 측면에서는 카를로 펠리체 버전이 좋습니다. 하지만 코메디라는 측면에서 볼 때 보기에는 코벤트가든 버전이 좋았다고 말씀드릴 수 밖에는 없습니다.결국 여가수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결정하시거나 제가 말씀드린 부분들을 참조하셔 보다 주안점을 두는 쪽으로 선택하실 수 밖에는 없습니다. 제가 둘중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눈물을 머금고 드세이 버전을 버리겠습니다만... 솔직히 둘다 장만하시는게 가장 최선입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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