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시겠지만 그룹 거북이의 터틀맨 임성훈씨가 사망했습니다. 저야 그간의 얽힌 사정도 모르고 가요에 대해서는 안목이 없는지라 뭐라 말하기는 그렇습니다만 늘 흥겨운 음악을 전해주던 가수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마음 한켠에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처음 "사계"를 접했을 때 익히 아는 멜로디가 말도안되는 댄스 리듬에 실려 흘러나오고 거기에 랩까지 겹쳐지는 것을 듣고 솔직히 놀랐습니다. 이런 노래를 하는 친구들은 이 노래가 어떤 기원을 가지고 있고, 저 같은 386세대에게 어떤 생각이 들게 하는지를 알기나 하고 이러나 싶더군요. 더구나 그 흥겹게 불러대는 가사가 뭔지나 제대로 읽어봤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헌데 듣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찟겨지고 짖밟힌 어느해 5월의 아픔을 흥겨운 리듬에 불러대거나 까페에서 비싼 커피를 마시며 혁명을이야기 하던 우리들이나,"사계"를 랩과 댄스음악으로 불러대는 거북이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그리고 봄날이 오는 것도 모르고 미싱을 돌려대는 사람들이라고 꼭 저항의식과 현실에 대한 불만만을 갖고살 이유도 없죠. 그 삶을 흥겨운 리듬에 맞춰 부를 권리를 그들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거북이의 노래들은 정말 흥겹고, 제가 랩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대부분의 랩들이 옷에 몸을 맞추는 스타일의 어색함이 있는 반면 터틀맨의 랩은우리말의 리듬감과 어감을 살려 알아듣기 쉽고 친숙한 느낌이 드는 랩이었습니다.
맛깔스런 그의 랩을 다시 못듣는 다는 생각을 하니 많이 아쉽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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