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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게임 - 취미생활

[독서]로버트 해리스 - 폼페이

by 만술[ME] 2008. 1. 25.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작년에 국역본이 발간되어 아직도 베스트셀러 부문에서 상위권을 자리잡고 있는 로버트 해리스의 소설 "폼페이" 입니다. 제법 유명한 책인 관계로 읽을 분들은 다 읽으셨겠지만 제가 포스팅 하는데 좀 게으른 스타일이라 이제야 하게 되었답니다.


고대로마의 커다란 사건중 하나인 베스비우스 화산 폭발과 폼페이의 몰락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책이나 영화 등을 통해 너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폼페이의 다른 사건도 아니고 바로 그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뭐 새로운게 있을까 했습니다만 로버트 해리스의 능력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되더군요.

예전에 HBO의 드라마 롬(ROME)에 대해 포스팅 한적이 있습니다."롬"이 시저의 등극에서 옥타비아누스의 등극에 이르기까지의 너무나 잘 알려진 역사를 다루고 있음에도 엄청난 재미를 주었던 것 처럼 소설 "폼페이"도 너무 유명한 사건이지만 그 사건을 기술하는 방식이나 전개, 등장인물들의 매력에 의해 그 친숙함이 오히려 강점이 되어 버리는 소설입니다.

"폼페이"는 드라마 "롬"이 가진 장점들을 문학적으로 고스란히 지니고 있습니다. "롬"이 엄청난 제작비를 들였지만 블록버스트한 전투씬에 돈을 쓰기 보다는 정교한 시대상 묘사에 투자한 것 처럼, 해리스 역시 베스비우스 화산의 폭발이라는 클라이막스의 블록버스터적 효과가 아닌 당시 로마의 시대상을 정교하게 재현하는데 상당부분을 투자하고, 그재현된 고대 로마를 보는 재미가 대단합니다. 화산 폭발은 "롬"에서 각종 역사적 사건들이 그렇듯 "배경"일 뿐이죠.

"롬" 처럼 주요 등장인물도 역사적인 재앙과 전혀 상관이 없을 것같은 사람들이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인 아틸리우스는 수도교인 (로마시대에 얼마나 수도시설이 발전했는지를 보시면 놀랍습니다) 아우구스타를 관할하는 아쿠아리우스인데 그냥 보기에 수도관리하는 사람과 화산폭발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 의구심이 들지만 수도시설과 관련된 미스테리, 그리고 실종된 전임 아쿠아리우스에 대한 비밀들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를 더해갑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화산폭발의 전조들과 실제 폭발이라는 거대한 사건 앞에서 어떤한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폼페이"의 커다란 매력중에 하나입니다. 이 등장 인물들의 행동양식에는 저도 있고, 여러분도 있고, 또 그들도 있으니까요. 사실 현실속에서도 지구 온난화라든지, 수질 오염이라든지, 수도권 인구집중이라든지 수많은 재앙들과 그 전조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들이 행하는 행동은 때로는 아틸리우스 같기도 하고, 암플리아투스 같기도 하며, 포피디우스 같기도한것이 아닐까요?

이런 모든 시사점을 떠나서도 "폼페이"는 읽기에 큰 부담이 없으면서도 재미 있습니다. 464쪽의 양장본은 부피도 적당하고 다루는 내용도 화산폭발 이틀전 부터 화산폭발까지를 다루고 있기에 밀도감을 느낄 수 있죠. 책은 노블하우스 (지금은 랜덤하우스 코리아) 답게 잘 만들어졌으며 작가 전작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출판사 답게 "폼페이"가 마음에 들면 다른 해리스의 책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고대 로마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하고, 그냥 수준 있고 재미 있는 책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도 읽을만 합니다. 책을 읽고 나니 이탈리아에 갔을 때 폼페이까지 들러보지 못한게 무척 후회됩니다.^^

MF[ME]
폼페이
로버트 해리스 저 l
랜덤하우스코리아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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