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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카메라 - IT

[카메라]DSLR에 대한 몇가지 생각들

by 만술[ME] 2006. 11. 3.
네이버의 (실제로는 경향신문) 기사로 DSLR에 대한 논의가 뜨겁습니다.

언젠가 이런 내용과 관련하여 DSLR에 대해 몇가지 생각을 올려볼까 생각했는데 이 기회에 기사와 관련해서 몇가지 정리해 볼까 합니다. (일부는 이미 다른 포스트인 DSLR에 대한 몇가지 생각 또는 D50 vs 350D에서 다룬바 있습니다.)

◁니콘 D80 프로모션 이미지

1. DSLR이 필요한 이유?

흔히 DSLR은 가격, 크기, 다루기 까다롭다는 점 때문에 전문가용 카메라로 알려져 왔습니다. 허나 위의 기사들 처럼 이제 DSLR은 많이 대중화 되고, 어느 정도는 문화적 아이콘까지 되어 가고 있죠. 생각해보면 제가 어릴적 필름 SLR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행처럼 아버지들이 목에 니콘 FM2을 걸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죠. 때문에 니콘에서 한때 내보냈던 CF에서 "아버지가 찍어주던 카메라"라는 컨셉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구요.

아무튼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이유에서 프로가 아닌 일반인이 DSLR을 사용해야할 이유는몇가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①크게 사진을 확대할 일이 좀 된다.

이때 큰 사진이라 함은 4*6이나 5*7싸이즈가 아닌 11*14 급 정도의 싸이즈를 말합니다. 물론 500만 화소 이상의 일반 디카들도 나오는 마당에 큰 사진을 위해서 DSLR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노이즈라든지, 화질에 있어 확대시에 상대적으로 이미지 센서가 큰 DSLR이 유리한게 사실입니다.

참고로 많은 분들이 혼돈하시는데 화소수는 화질과 연관되는 개념이 아니라 얼마나 크게 뽑을 수 있는가와 관계된 개념입니다. 일반적인 4*6 정도의 사진을 뽑는데는 300만 화소정도면 충분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화소수가 높을 수록 장비가 비싸고 그만큼 좋은 렌즈를 채용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화수수 높은 디카가 화질에서도 유리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긴 합니다.

②사진을 취미로 한다 -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

제 경우인데 어느정도 사진을 단순한 정도를 넘어서 "심각한" 취미로 하는 경우에 DSLR은 어찌보면 저렴하면서도 강력한 도구일 수 있습니다. 취미 생활에 돈을 쓰는 것은 각자 알아서 판단할 일이지 어떤 합리적 경계란 없다고 봅니다. 취미가 사진이라 집팔아 카메라 산다고 누가 뭐라겠습니까.

③일반 디카로 찍기 어려운 사진이 너무 많다 - 주로 아이들 사진

일반 디카의 경우 아이들 사진을 찍기가 힘든게 사실입니다. 셔터랙 때문에 눈을 감거나 엉뚱한 장면이 잡히기 일수며, 흔들린 사진이 나오는 경우도 많죠. 실내에선 얼굴만 귀신처럼 허옇게 나온 사진들이 대부분이고... 그밖에 용도에 따라 일반 디카로 해소 안되는 난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못찍는 사진은 상당수가 카메라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제대로 된 자세가 안되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면 DSLR을 써도 사진이 나아지지는 않죠. 우선 자신의 디카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진이 찍히는 원리를 알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죠. 멋진 야경을 플래쉬 팡팡 터뜨리며 찍는 사람이 DSLR을 쓴다고 멋진 야경을 담을 수는 없는 일이죠. 어떤 경우든 이런 상황에서는 삼각대를 써야 하니까요.^^ (예전에 일몰 찍으러 갔다가 옆에서 D70으로 찍던 한 여성분이 반셔터 누를 때마다 플래쉬나 팝업 된다고 짜증 내던 것을 본 일이 있습니다. 오토 모드로 놓고 일몰 사진을 찍으니 그럴 수 밖에요...^^)

아무튼 이런 경우에 개인적으로는 카메라를 사야한다면 스펙상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일반 디카를 고르시는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니까요. 예를들어 아이의 빠른 움직임을 잡기 위해서라면 셔터랙이 거의 없고 고 ISO에서도 노이즈가 없는 디카쪽에서 알아보시는게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플래쉬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시던지요. 어색한 플래쉬 사용사진의 상당수는 플래쉬 광량만 좀 조정해도 멋진 사진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꼭 자신의 장비 때문이라 생각하는 분들은 DSLR을 구입하심 되겠습니다...^^

④어디가서 카메라로 주눅들기 싫다 - 뽀대파

뷰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다녀도 되고,핫셀을 들고 다녀도 되지만 그래도 제법 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카메라로 기죽지 않기 위한 방법은 DSLR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은 종류에 상관없이 일단 DSLR이면 그럴듯해 하지만 어차피 DSLR이 대중화 된 것을 생각하면카메라가 비싸고 렌즈가 비싸고 여기에 가방도 비싸면 더 좋습니다. 물론, 그런 장비로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 형편 없으면 그만큼 더 비웃음을 당하겠죠.^^

아무튼꼭 승차감 좋아서 외제차를 타는 것도 아니고, 중형차를 선호하는 것이운전을 잘하기때문은 아닌 것 처럼 단순히 멋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고 뭐라 할 수는 없죠. DSLR구입하는 대다수 사람들이 미성년자들이 아닌 이상 소비의 자유와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아울러... 요즘은 디지탈의 시대로 제가 찍은 사진이나 상대방이 찍은 사진의 성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장비가 좋아도 그 장비만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카메라로 주눅들기 싫어 좋은 장비를 샀으면 최소한 매뉴얼이라도 읽어서 망신 당하는 일 없도록 하고, 사진 실력도 그만큼 증진 시켜야 겠죠. 제가 필름을 많이 사용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ㅋㅋㅋ

아마 이 네가지 이유 말고 DSLR을 고려하신다면 별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소비는 자유지만...^^

2. 몰려다니며 레이싱 모델 찍는게 어때서?

기사에 언급된 SLR클럽의 속칭 1면 사진중 상당수는 멋진 여성들(주로 전문 모델)의 모습을 담은 포토샵 극강의 사진들입니다. 저도 하루에 몇번씩 들어가는 싸이트인 관계로 썸네일에서 멋져 보이는 사진이 보이면 클릭하곤 합니다. 그리고는 그냥 그 모델 사진들을 주루룩 훝어보죠. 그리고는 "이쁘다~~~" 하고그냥 back을 누릅니다. 이런 사진들이 국내 최대의 DSLR 동호회 사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1면 사진이 꼭 그런 사진만으로 구성된 것도 아니고, 그런 사진을 통해 인물사진의 구도와 아이디어를 배울 수 있기에 꼭 나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아울러 아무래도 남성이 주류인 사이트에서 멋진 여성의 사진이 1면에 오르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생각도 들고요.

아무튼, 사진은 여러가지 목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취미가 독서인 사람이 추리소설만 읽는다고 뭐랄 수 없지 않나요?
더구나 예술로서의 사진에 있어서도 인물사진의 경우 모델이 결과의 80% 정도를 차지하기에 전문모델을 써서 인물 촬영을 해보는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거기서 배운 노하우로 애인도 찍어주고, 아기도 찍어주죠. 솔직히 전 촬영대회 말고는 이런 행사를 다녀보지를 않아서 인물 사진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습니다. 화면구성이나 심도, 앵글 등에서 많이 배워야 겠죠.

다만... 웹상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사진들이 다 작품성이 있는 사진은 아니란 점은 초심자들에게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즉, 시각적 자극을 많이 주는 사진만 추구하는 길로 들어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좀 더 심도 있는 취미로서의 사진 또는 예술로서의 사진을 하고자 한다면 약간은 비판적인 시각에서 이런 1면 사진들을 바라볼 필요도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몰려다니며 여성을 담는 행위는 학창시절 석고상 놓고 하던 댓생을 생각하시면 편할 듯합니다. 비싼 석고상을 구입해서 혼자 그릴 수도 있지만 빌려서 여럿이서 그릴 수도 있지 않겠나요? 사진이라는 취미를 함에 있어 이렇게 모델출사는 어느정도 기본기를 배우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댓생은 야외에서 하지는 않지만, 사진은 야외에서도 많이 한다고 생각하면 되죠.

스피드웨이나 모터쇼 등에서의 레이싱 모델 촬영은 제법 저렴한 가격에 모델을 찍을 수 있는 기회인데 뭐라 할 수는 없죠.이런 행위가 문제가 된다면 주최측에서 알아서 처리할 일이구요.

3. 사진작가를 점수로 딴다?

프로와 아마츄어의 구분은 매우 쉽습니다만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냐 아니냐에 따라 구분하는게 가장 편한 구분이죠),사진작가와 일반 사진가를 구분하는 기준은 명확하지만은 않습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을 작가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준일 수 있습니다만 예술적 관점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죠. 때문에 흔히 사진작가로 불리는 분들에 대한 폄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진작가협회(흔히 사협)에 회원이 될 수 있는 조건중에 일반 사진가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전통적인 방법은 입회점수를 획득하는 것입니다.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 50점의 점수가 필요한데, 사협에서 인정하는 공모전에서 입선이나 입상을 통해서 이 점수를 따게 되죠.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판사도 시험으로 뽑는 마당에 까짓 예술가 하나쯤 이런 시험절차를 통해 뽑는게 뭐 문제이겠습니까만은 이런 점수제도, 그리고 공모전 제도로 인해 일부에서는 사진작가를 "그들만의 리그"로 폄하하기도 합니다. 물론, 사진가는 점수가 아닌 작품으로 말하죠.^^ 그리고 타인의 기준과 함께 더 엄격한 본인의 기준을 넘어 설 때 진짜 작가가 될 수 있겠죠.

허나, 그렇게 폄하하는 사람들중에 얼마나 사진에 대한 기본을 갖춘분들이 많을까를 생각해 보면 좀 아쉬움이 많습니다. (물론, 작가를 지망하시는 분들중에도 기본에아쉬운 분들이 많죠) 솔직히 공모전은 예술적 작품을 골라내는 곳이 아니죠.기본기를 갖추었는지, 즉 사진을 찍기위해 충분히 시간을 투자하고 공을 들였는지, 그 순간 빛을 제대로 읽고, 심도를 제대로 표현하고, 화면구성을 제대로 했는지 하는 기본을 점검하는제도입니다. 이런 기본을 갖추고 검증 받은 뒤 스스로 생각하는 사진을 만들어 내야죠.

물론, 첨부적인 감각으로 셔터를 눌러 예술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만, 어떤 예술이든 기본적 수련 과정이 있어야 하고작가가 되는 공모전도 그 과정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흔한 꽃지 일몰을 찍기 위해 얼마나 많이 서해안으로 가야 하는지를 안다면, 그리고 그 흔한 사진들 속에서 뭔가 색다른 사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안다면 이 공모전이란 과정을 만만히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솔직히 작가를 폄하하는 분들 중에 암체어 포토그래퍼(Armchair Photographer)도 많으니까요.^^
사진가의 윤리 같은 더 적고 싶은 내용이 있지만 포스트가 길어지는 것 같아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별내용 아닌 걸로 좀 길게 쓴 것 같네요^^.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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