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쟁이님의 블로그에 들렀다가 니콘의 새로운 DSLR D40 런칭에 대한 포스트를 보고 몇자 적을까 합니다.
니콘 D40은 여태껏 니콘에서 만든 SLR 및 DSLR의 컨셉과는 좀 다른 카메라라는데그 성공의 행방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니콘의 SLR 및 DSLR은 바디에 모터를 내장하고 그 모터를 통해 렌즈의 AF를구동해 왔는데, D40은 그 모터를 빼고 렌즈에 달린 모터만으로 초점을 잡게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D40에는 기존 니콘 렌즈의 대부분을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흔히 렌즈명에 AF-s로 표기되는 초음파 모터가 렌즈에 자체 내장된 렌즈들만이 D40에서 사용될 수 있는데 이 AF-s렌즈들은 일반적으로 28-70, 17-55 같은 초고가이거나 18-55 같은 저가의 렌즈들입니다. 아울러 흔히 화질이 좋다고 알려진 단렌즈들중 신형 105미리 마이크로 렌즈를 제외하고는 단렌즈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D40은 일반적인 니콘 DSLR유저를 타겟으로 하고 있지 않음은 분명합니다. 그냥 바디와 번들로 나오는 18-55 II렌즈를 장착하고 추가 렌즈구입은 생각치 않는 하이엔드 디카와 DSLR 사이서 고민하는 유저들의 틈새를 공략하는 상품이죠. 허나, 이 틈새유저들중에서도 정보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렌즈의 호환에 문제가 있는 바디를 구입치 않을 것이 분명하죠.
D40은 홈쇼핑을 공략하나 봅니다. 일반적으로 DSLR의 경우 홈쇼핑에 출현하는 일이 없는데 D40은 홈쇼핑에 바로 런칭하니까요. 즉, 홈쇼핑에서 그 정보만을 습득하고 구매하려는 정말 디카던 DSLR이던 좋은게 좋은거다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것이죠.
과연 성공할까요? DSLR쯤 구매하는 사람이 바디의 기능 제약을 용납하고 가격의 저렴함을 택할까요? 제가 만약 잠재 소비자라면 D40을 구입할까요?
제가 만약 사부님을 못만나고 그냥 대충 사진을 찍으면서 지냈다면, 와이프가 야생화만 찍고 다녔다면 저희 부부는 아직 D70 + 번들렌즈인 18-70, 그리고 105 마이크로 렌즈로 만족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100만원 넘어가는 렌즈들을 구입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F6 같은 필름 카메라는 더욱 생각치도 않았겠죠.
현실은 이렇습니다. SLR클럽에서 아무리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가더라도, 일반 소비자들의 상당수는 그런 매니아가 아니죠. 렌즈 한번 끼우면 평생 그 마운트 한채로 사는 사람들, 아직 화소수가 더 중요한 사람들이 일반 소비자들이죠. 그러나, 소비자는 당장 필요치 않은 기능에 대해서도 고려하는 사람들입니다. 3*5 싸이즈 이상은 인화를 안해도 1000만 화소가 필요한게 소비자고, 평생 번들 렌즈만 쓰더라도 다른 렌즈를 쓸 수 있는 가능성이 필요한게 소비자죠.
아쉽지만, 니콘은 캐논의 상술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모든 기능을 제거 하더라도 DSLR의 가장 기본적인 본질인 렌즈의 교환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말았어야 합니다. 즉, 바디를 싸게 만들고, 스팟측광을 빼고, FP발광을 금지하고, 셔터스피드의 한계를 낮게 설정하고, 각종 버튼을 없애고 매뉴에서 기능을 세팅하게 하더라도 DSLR이라는 본질과 동일시되는 렌즈교환의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심각한 실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건 소비자가 실제로는 렌즈를 평생 교환안하는 것과는 별개로 "본질"과 관련된 문제라는 것이죠.
만약 제가 니콘 관계자 였다면 초점이 엄청 느리더라도 싸구려 모터 하나쯤은 달아놓아서 그 가능성은 열어두었을 것입니다. 그래야 느린 초점에 불만인 일부유저들의 업글도 자연스럽게 유도될 수 있었고, 저렴한 기기에 D2X급의 초점을 바랄 수 없음을 아는 소비자들도 납득을 했을테니까요. 아울러 요즘 같은 시대에 600만화소는 좀 그렇습니다. 특히나 타겟 시장이 하이엔드 디카족이라면 더욱 그렇죠. 최소 800만 또는 1000만 화소는 되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차라리 노이즈를 좀 포기하는게 더 낫죠.
결국 제가 보기에 니콘 D40은 타겟 마켓의 소비자가 진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고 접근한 상품이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접근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홈쇼핑의 "하이엔드 디카 가격으로 DSLR을 구입하자"식의 띄우기로 그럭저럭 판매는 될지 몰라도 캐논에 잠식된 보급형 DSLR시장의 타결책으로는 미흡해 보입니다. 그 타겟층의 소비자에게 D80과 400D의 가격차이는 커보이고 성능은 400D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D80이 좋다는 것은 소비자도 잘 알지만 과연 그기능이 필요할까를 생각하게 만들죠) 400D와 D40은 가격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벽이 있는 듯 보입니다.
저라면 렌즈호환에 문제 있는 상대적 마이너 브랜드인 니콘의 D40을 사느니,남들이 많이 쓰고, 언뜻 보기에 기능상에 제약이 없으며 화소수도 넉넉한 400D를 쓰겠죠. 이게 Bottom Line입니다.
MF[ME]
'사진 - 카메라 - I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Bruno Barbey - My Moroco (1) | 2006.12.20 |
---|---|
[기타장비]후지필름 벨비아, 벨비아 II로 돌아오다 (0) | 2006.12.14 |
[사진]사진학강의 8판 -바바라 런던 외 (2) | 2006.11.22 |
[카메라]DSLR에 대한 몇가지 생각들 (0) | 2006.11.03 |
[사진]Steve McCurry - South Southeast (0) | 2006.11.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