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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게임 - 취미생활

[컴퓨터]나의 애플 편력^^

by 만술[ME] 2006. 6. 26.
(자랑쟁이님의 블로그로부터의 트랙백)


자랑쟁이님의 글에 자극(?)을 받아 저도 애플사와의 편력아닌 편력을 올려볼까 합니다.
제 첫 컴퓨터는 애플 II+였습니다. 아마 80년인가 81년인가 였는데, 당시 친구가 MSX방식의(MS도 실패한 경우가 있네요^^) 컴퓨터를 구입했고, 그것을 보고 자극 받은 저도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알아보니 MSX방식은 확장성이나 보편성에 있어 애플의 PC 보다 떨어지기에 저는Apple II+의 복제품을 첫 컴퓨터로 같게 되었습니다. 모니터는 그린 모니터였는데, 예전 CD단말기의 초록 모니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양은 8비트에48KB(MB가 아닙니다^^)의 RAM을 장착한 표준 모델이었죠. 보조 기억장치로는 일반 카세트 테입을 사용했는데 로딩 시간이 상당히 걸렸고, 그것도 에러나기 일수었습니다.몇달 이런 방식으로 쓰다가 결국은 큰 마음먹고 FDD를 구입했는데 FDD가격이 거의 컴퓨터 가격에 맞먹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사 디스켓은 5.25인치에 SS(싱글 사이드) DD(더블 덴서티)로1장에 만원 정도로 고가였기에 옆면에 칼집을 낸 뒤 뒷면을 편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당시 가장 유행하던 HDD는 내셔널의 벨트드라이브 방식이었는데 저는 아수카의 다이렉트 구동방식을 사용했던 선견지명(?)을 발휘하기도 했죠.
"로드 런너"가 최고의 게임으로 청계천 어디를 가나 데모로 "로드 런너"를 실행 시켜놓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게임은 "아즈텍"이란어드벤쳐 스타일의 아케이드였는데 인디애나 존스를 연상시키는 게임이었습니다.
사실상 그때 학생 신분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이유도 없었기에비싼 게임기 수준이 전부였지만 나름대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어샘블리어도 배워서UFO격추 게임을 만들기도 했죠. 이때 배운 BASIC 프로그래밍은 나중에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시뮬레이션에 응용하기도 했으니 어린시절의 컴퓨터가 단순 게임기만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때부터 무지개빛 사과는 (지금은 너무 사이버네틱 해진 모습으로 변했죠^^) 꿈꿔야할 대상이었습니다.
중고교의 시절은 그냥 애플 II+로 버틴 뒤 대학에 들어가서는 PC가 필요치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옛 게임은 저에게 있어 (비록 오락실의 게임들은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지만) 즐거움을 주었고, 학업과 관련해서는 통계학 프로그램인 SPSS를 학교의 메인 프레임에서 돌려야 했기에 PC를 사용한 다는게 별 의미가 없었죠. 그때만해도 리포트는 대부분 손으로 작성했고, 타자로 쳐서 내는 경우는 오히려 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핀찬을 하는 교수님이 계시던 시절이니...
이후로도 컴퓨터 쓸일이 있는 경우는 학교의 컴퓨터를 이용해 작업했고(주로 통계 처리였습니다) PC가 필요한 경우도 학교의 PC를 쓸 수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쓸일이 없었습니다. XT가 보급되고, AT가 도입되던 시절이며 386이라는 꿈의 컴퓨터라는게 있다는 전설만 들리던 시절, 여전히 애플 II+는 제 동반자였습니다.
졸업 후군에 가고 상병정도 되었을 때 군에 컴퓨터가 보급 되었고 덕분에 낡은 타자기를 버리고 컴퓨터로 재미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워드 프로세서는LG에서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하나 워드"가 공무원을 위한 워드 프로세서였죠. 텍스트 기반의워드 프로세서로 정말 별것 다하며 그 가능성의 한계를 시험하기 까지 했죠.
제대한 뒤 드뎌 다시 컴퓨터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PC를 샀다면 훨씬 좋은 사양을 구입했겠지만 컴퓨터에 대한 제 철학이 맞아 떨어지는매킨토시를 선택했기에 LC II에 트리니트론 13인치 모니터가 제 한계였죠. 6메가 RAM에 40MB(GB가 아닙니다) 하드가 사양이었는데 나중에 250MB 외장을 장착해서 사용했습니다. 프린터도 구입 했는데 흑백 전용의 스타일러스 1이었습니다. 모양은 이쁜데 정말 느렸죠.
나중에는 큰마음 먹고 2배속 외장 CD-ROM까지 달아 그야말로 호사를 누렸는데 저는 너무 정이 들어 LC II에서 딴 "엘시(Ellsy)"라는 애칭까지 붙여 주었답니다. 그래픽 워드 프로세서인 "나이서스"로 작성된 문서는 이후 학업 과정에서 그 위력을 발휘했죠. 주위에서 화장을 천박하게 한 도스쉘에 불과한 윈도우 3.1을 쓰는데 시스템7을 맥에서 돌린다는 것은 정말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자부심이 었답니다.
제법 긴 방황을 끝내고 회사에 들어간 뒤, 다시 PC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몇년이 지났음에도 "나이서스"에 비해 멍청해 보이는 "아래 한글"을 사용하고 엑셀이 비하면 스프레드 쉬트도 아닌 "쿼트로 프로"를 사용하면서 내가 왜 이짓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게끔 만드는 도스명령을 치고 있었죠.
아쉽지만 다음 PC는 결혼하고 구입한 센트리노 노트북 PC였습니다. 물론 XP기반이구요. 어쩔 수 없이 강요된 선택이라 할 수 있었지만 늘 맥에 대한 열망은 마음속에 있었는지 MP3를 구입할 때 망설임 없이 아이팟을 구입했습니다. 아마 다음에 또 MP3를 구입해도 아이팟을 구입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요즘 추세라면 다음 컴퓨터는 인텔 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평소에는 XP로 구동하다가 정말 하고 픈 일이 있으면 맥으로 변하는...^^
주리주리 적어 본 제 애플 편력기 입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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