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히 포스트 할게 없어서 예전에 모 동호회에 올렸던 글중에서 하나를 골라 올려봅니다.앵콜 공연에 이어 올해 8월에 재공연이 잡혀 있는 관계로 미리 공연 관람을 준비하셔도 좋을 듯하네요. (DB 정리 차원에서 가끔 다른 곳에 올렸던 옛 글들을 재탕해서 올릴까 생각중입니다.)
아래글은2001년 7월 18일 LG아트쎈타에서의 공연을 보고 올렸던 글입니다. 워낙 좋은 공연이었고 늘 추천하는 공연이기도 하기에혹시 올해 재공연에서 기회가 오면 꼭 가시라고 이곳에 올려 놓습니다.(원문을 수정없이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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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와이프와 둘다 학원을 빼먹구(전 영어, 와이프는 일어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LG아트쎈터로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 쇼" 개막공연을 보러갔습니다. 지난달 초부터 기다려왔던 공연인 관계로 남들보다 먼저보겠다는 열망에 그냥 개막공연을 보기로 한 것이죠. 헌데, 정말 기다린 만큼, 기대한 만큼의 공연이었답니다.
뭐 이 공연에 대한 자세한 사항, 예를들면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비평가상을 수상했다든가 세계각지의 공연들이 전회매진의 기록을 세웠다든가 하는 내용은 LG아트센터 홈페이지(www.lgart.com)에서도 보실 수 있으니 생략하고요, 제 개인적 생각위주로 몇마디만 올리렵니다.
"스노우 쇼"의 성격은 마임입니다. 그리고 광대극이죠. 따라서 그냥 상상력만 있으면 쉽게 이해하고 웃고 즐거워 할 수 있습니다. 공연제목에 "쇼"가 들어간 만큼 이벤트적이고 "쇼"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복장도 외국의 유명한 공연이 왔다고 잘차려입을 필요없이 캐쥬얼한 복장이 좋습니다. 특히나 관객과 "함께하는" 성격이 짙기에 좀 여유있는 마음을 갖고 우리의 전통이 농악패거리에 낑겨들어 춤도추고 그러듯이 함께 광대놀이를 한판 즐긴다고 생각하시면 공연이 더욱 재미있을 것입니다.
슬라바 폴루닌이 창작해서 성공해왔던 여러개의 에피소드를 집대성한 일종의 컴파일레이션 공연의 "스노우 쇼"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갖는 고유의 내용이 있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현실-친구처럼 함께하는 죽음-희망"등의 일관된 메시지도 담고 있습니다. 이거 적당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는데... "펄프픽션"의 형식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헌데...각각의 에피소드를 심각하게 "야 저기에는 이런 깊은 뜻이 담겨져 있구나!!!!"하고 보는 것도 좋겠고, 한 동작 한동작을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연기론"에 입각하여 해석하려는 것도 좋겠지만, 제 생각에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표정하나, 손동작 하나의 앙증맞음(?)과 기발함에 그냥 기뻐하고 웃고, 즐기는 편이 "스노우 쇼"의 성격에 더 어울린다고 봅니다.
공연을 보면서 초반(80분 공연 중간 20분의 인터미션이 있습니다)에 아쉬웠던 점은 관객의 호응이 기대 같지 않았다는 점이죠. 옆에서 와이프만 깔깔대고 웃고 "우와"하고 감탄하는데...아이들이 많이 왔음에도 아이들도 아직 분위기에 적응이 안됬는지...얌전하더라구요...^^ 한국측 공연 기획자분중 한분은 "의외로 관객의 반응이 없다"고 걱정 하시더군요. 헌데 다행히 인터미션 직전의 이벤트, 그리고 인터미션에서 2부 이전에 있었던 관객과의 이벤트 덕에 분위기는 역전되고 후반부는 관객과 공연자가 진짜로 함께 하며 공연이 끝나고도 팜플렛의 문구처럼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환희의 물결이었죠. (왜그랬는지는 직접 격어(?) 보셔야 됩니다^^)
공연 마지막의 오르프 "까르미나 브라나"(제일 유명하게 쓰인 사례는 영화 "엑스칼리버"죠)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폭발하고 작열하던 에벤트(흐흐흐...이렇게 자꾸 줄거리를 감추어야 보고픈 마음이 생길 것 같아서^^)는 정말 압권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입장권에 지불한 돈의 가치는 충분했다고 봅니다. 역시... 공연이 끝나고 슬라바 폴루닌이 인사를 하자 터져나오는 박수...한두명씩 기립하기 시작...물론, 저와 제 와이프도 그 선봉의 하나였죠. 이어서 대다수가 기립한 가운데 펼쳐지는 또하나의 이벤트... 끊임없을 것 같은 관객과의 하나됨...^^
아마 이 공연의 가장 우수한 관객은 제 와이프였던 것 같습니다. 시종일관 웃고, 놀라고, 감탄하고, 또 함께하고... 심각하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느낀대로, 순수하게 바라본다면 이 공연이 얼마나 즐거울 수 있는지, 좋은 경험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죠...^^
공연은 7월18일(수) 부터 7월29일(일)까지 입니다. 평일은 오후8시 한번공연이고, 토요일 3시반, 7시반, 일요일은 6시입니다. 입장권은 R석(5만원), S석(4만원), A석(3만원), B석(1만5천원)이고...가능한대로 좋은자리(R석을 적극 추천합니다)를 예매하시길 바랍니다. 보시면 알지만 그럴가치가 있고요. (단지 가까이서 보는 자리 이상의 의미가 있죠.) 특히 1층으로 자리를 잡기 바랍니다. 또한 아맥스로 결재하면 10%DC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가면 좋은 방학선물도 되겠네요.
아울러 공연전이나 후에 지하에 있는 "오리옥스"나 "실크 스파이스"에서 식사하는 것도 좋겠네요. 특히 "실크 스파이스"는 가격도 적당해서 퓨전 오리엔탈 요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생선요리 좋아하시면 우럭 한마리 튀김 (카래쏘스가 정말 일품입니다)을 추천합니다. 어제도 공연끝나고 (10시반에 식당은 문을 닫습니다) 밀쌈에다 우럭한마리 먹었는데... 여전히 맛있더군요^^. 가격은 대충 1인당 2만원이면 이것저것 배부르게 먹습니다.(음료는 안시키는게 가격절감에 큰 효과를 보죠^^)
이정도면, 공연에서 저녁까지 토탈써비스가 됬나요?^^ 다음에 또 좋은 공연 있음 후기 올리기로하고...즐거운 하루 되세요.^^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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