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분이 이쁜 앨범 표지를 소개해달라고 하셔서 몇개를 생각해보다 아무래도 근자에 나온 음반들 중에는 이만한게 별로 없지 싶어 소개해 봅니다. 뭐 이쁜 연주자들의 사진이 들어 있는 표지들도 많습니다만 그런 표지들이야 흔하고 어떤 아이디어도 없는 것 같아 제외했습니다.
Summer Night Concert, Schonbrunn 2010 (쉔브룬 여름밤 콘서트 2010)은 빈필이 매년 여름 쉔브룬 궁전의 뜰에서 펼치는 시민들을 위한 음악회입니다. 이중 제가 추천하는 표지의 음반은 작년 실황음반이죠. 잘 아시는 고흐의 작품을 배경으로 쉔브룬 궁전의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 빛과 색감이 고흐의 원작과 잘 어우러져 있죠. 고흐의 그림의 별들은 이번 콘서트의 "달과 행성과 별들"이라는 이번 콘서트의 주제와 잘 맞아 떨어지며, 디자인상으로는 마치 쉔브룬 궁전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축제의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아울러 음반의 제목은 적당한 폰트와 색상으로 고흐의 그림과 조화되게 들어가 눈에 거슬리지도 않으면서도 글씨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습니다. 부가적인 음반에 대한 내용은 아랫쪽에 노란색 바를 이용해서 표기하고 있는데 이때의 글씨 색상도 튀지 않으면서도 가독성이 좋습니다. 아울러 이 노랑은 음반을 발매한 DG의 색상이자 여름밤 축제의 불빛과도 매치가 되죠. 이 노랑띠의 양쪽에는 빈필과 DG의 엠블럼을 넣어 균형을 주었죠. 제 생각에 그날 음악회를 단 한장으로 보여줄 때 이보다 더 잘 디자인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 표지입니다.
음악회의 내용도 좋습니다. 당초에는 오자와 세이지의 지휘로 공연할 예정이 었는데 건강문제로 오자와가 지휘를 하지 못하고 당시 차기 지휘자(빈 국립 오페라)인 벨저-뫼스트가 지휘를 했습니다. 연주회의 주제가 달과 행성과 별들을 주제로 했기에 독특하게 존 윌리암스의 스타워즈 중 무려 세곡(The Main Theme, Princess Leia, The Imperial March)이나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오자와가 구성하고 벨러-뫼스트가 오자와가 지휘를 못하게 됬음에도 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한 것이라 합니다. 비인필로서는 "스타워즈"는 초연인데, OST나 이런 저런 경로로 들을 수 있는 윌리암스 자신의 지휘로 된 콘서트들에 비해 박진감은 좀 떨어지지만 사운드가 풍성하고 연주는 마치 왈츠처럼 우아합니다. 공연 영상물에서도 벨러-뫼스트는 마치 왈츠지휘하는 듯한 자세로 지휘를 하는데 그가 조금만 더 액션에 신경을 쓰는 지휘를 했다면 지금 보다 더 인정(?) 받는 지휘자가 됬겠죠^^.
나머지 프로그램은 브론프만의 협연으로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 홀스트의 "행성"중 "화성" 등입니다. (예전 "행성"의 음반해설에는 "명왕성"이 빠진 이유를 보통 설명하곤 했는데, 2006년 이후는 그럴필요가 없죠^^) 음반에 들어 있는 곡들에 대해 빈필의 연주는 수준급이며 모든 음악을 즐겁게 연주하고 있습니다. 추천할 만한 음반이지만 한가지 아쉬움이 있는데, 음반 표지에는 CD가 콘서트의 모든 곡을 담았다고 하고는 있지만 사실과는 다릅니다. 정확하게는 모든 "정식 프로그램"의 곡들을 담았고, 앙코르중 "트로이메라이" 편곡을 비롯한 두곡이 음반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DVD에는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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