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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년이 온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시점에 저는 중학생이었습니다. 당시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중학생에다 서울에 살았기에 군사정권에 의해 언론이 강력히 통제되던 시절에 제대로 된 내용을 접할 수도 없었고 서울에만 기반을 둔 부모님을 비롯한 제 주위의 어른들도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으며 아마 알지도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시절의 기억은 오히려 전두환에 대한 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지만 마음속에 깊게 가지고 있던 (아마도 사춘기의 특성이 짙게 뭍은 약간은 치기 어린)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반감에도 불구하고 의 단호한 모습은 마음 한구석에서 카리스마에 대한 동경을 자아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왜 히틀러나 전두환 같은 자들에게 국민의 마음이 때로는 사로잡혀 잘못된 선택을 하는지 처절히 깨달은 계기였죠... 2024. 10. 12.
[오디오]LP 또는 바이닐에 대한 몇몇 일상과 상상 저는 단 한 번도 바이닐이라는 용어를 써본 적이 없고 LP라는 이름만 사용했는데, 요즘은 영어권의 명칭인 이 더 많이 쓰이는 듯합니다. 과거에는 길게 음악을 담을 수 있다는 기능상의 장점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80분 재생의 CD시대를 넘어 무한 재생이 가능한 스트리밍의 시대에 고작 한 면에 30분 정도를 담은 매체를 LP(long playing)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요리건 음악이건 재료가 중요하다는 물질주의 때문인지, 단지 서양식을 따라 하는 겉멋인지는 모르겠지만 옛 추억의 명칭을 따라 나 이라 부르지 않는 것도 신기합니다. 이러다 비닐하우스를 서양식으로 부른다고 플라스틱하우스로 부르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근자에 있었던 LP관련 소소한 사건과 그에 따른.. 2024. 10. 11.
[독서]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 역사의 귀환 (세르히 플로히 지음, 글항아리) 작게는 우리가 늘 체험하는 물가에서부터 크게는 국제적 정치지형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 삶에서 많은 것을 비가역적으로 바꿔왔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은 2023년 출간되고, 올해 9월 번역 출간된 따끈한 신간으로 이 전쟁의 기원과 원인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또는 주변에 네오나치론 같은 러시아의 프로파간다를 따라 읊으며 양비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 분이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나 책의 부제가 인 점은 정말 의미심장합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우크라이나에서 공부한 뒤, 현재는 하바드 우크라이나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역사학자답게 세르히 플로히는 10세기 형성된 중세국가 의 기원신화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기원에서 시작해서 민족주의의 부상.. 2024. 10. 8.
[영화]아발론 - 두 번째 생각 (rev. 2024.10.07) [2024.10.07 업데이트]최근에 20년이 지난 이글에 공감해주고 답글도 달아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다시금 원문을 읽다보니 부끄러워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최초 글을 올린 곳은 제가 활동하던 프리첼 동호회 게시판이었고, 형-동생하며 면접적으로 활동하던 동호회 회원들을 위해 별도의 준비 없이 생각나는 대로 올린 글이고, 저도 20년 젊었던 시절이다보니 비문, 틀린 맞춤법, 통신체 어투, 쓸데 없는 잰채 등 지금 읽으면 부끄러운 부분이 많더군요. 그 글을 엠파스 블로그, 이후에는 지금의 티스토리로 별다른 검수없이 옮기다보니 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움의 흔적으로) 원문은 유지하되 앞쪽에 문맥 등을 다듬은 글을 별도로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어쩔수 없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만, 제 글을.. 2024. 10. 7.
[음악]슈베르트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및 그 음반들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슈베르트의 세 개의 연가곡에 대한 개인적 이야기] 슈베르트의 세개의 연가곡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클래식을 들으며 LP를 모으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당시 세 연가곡을 묶음으로 구할 수 있는 음반은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의 DG박스와 헤르만 프라이의 필립스 박스가 전부였는데, 당연히 누구나 추천하는 음반은 피셔-디스카우의 음반이었습니다.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약간은 반골기질이 있었고, 오페라, 가곡을 통해 두 가수의 노래는 이미 접했던 터라 따뜻하고 친축한 프라이의 음성에 더 끌렸습니다. 남들이 다 추천하는 피셔-디스카우가 아닌 나만의 프라이를 듣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프라이의 슈베르트 유명 가곡을 모은 LP를 만족하며 들었던 것도 한몫을 했죠. 서교동에 살았기에 가장 보편적인 음.. 2024. 9. 27.
[음악]메트로폴리탄 오페라 2024-25 시즌 개막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2024-25 시즌이 어제 (현지 9/23) 시즌 프리미어 공연인 테조리의 를 시작으로 개막했습니다. 아울러 주요 공연 실황 오디오를 무료로 스트리밍 해주는 서비스도 어제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개시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메리 조 히스의 은퇴로 데브라 류 하더가 윌리엄 버거와 호흡을 맞춘 지 제법 오래되었는데, 목소리는 비슷한 톤이면서 좀 더 발음을 알아듣기 편해서 좋습니다. 레퍼토리 시스템을 운영하는 메트답게 이번 시즌에도 늘 보던 공연과 새로운 프로덕션이 적절히 배분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프로덕션은 우선 개막공연으로 상연된 테조리의 인데, 조지 브랜트의 동명 희곡을 브랜트 자신이 리브레토로 개작한 내용으로 F-16 전투기 파일럿이 임신으로 어쩔 수 없이 리퍼 드론을 조종하게.. 2024. 9. 25.
[오디오]FiiO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 M23 제가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과거명 MP3 플레이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아이팟 포토입니다. 다른 제품에는 관심이 없었던 제가 아이팟을 선택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우선 다른 제품 대비 용량이 커서 제가 가진 많은 음반들을 넣어 놓기 좋다는 점이 먼저였고, 다음은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필수라 할 수 있는 갭리스 플레이를 완벽하게 지원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울러 인터페이스가 사용하기 편한 점도 한몫을 했죠. 다만 검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클래식 음악의 특성상 어떤 제품이나 마찬가지지만 태그 작업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죠.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부터는 모바일 환경에서 음악을 듣기 위한 별도의 장비를 사용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제 스타일이 음질에 목을 매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특히나 .. 2024. 9. 20.
[미술]<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의 인기에 편승한 뭉크와 관련 약간의 사담 [2024.09.11 update] [2024.09.11 update] 아래 원문에서 와이프의 취향 때문에 전시를 볼 것 같지 않다고 했던 것과는 달리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갑작스러운 와이프의 변심은 아마 자신이 앞으로 노르웨이에 가게 될 일은 거의 없으니 그래도 이번 기회에 가보기는 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품의 구성은 극소수의 뭉크 미술관 소장품에 세계 각지의 컬렉션(상당수 개인 컬렉션)을 모아 140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대다수는 판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유화는 정말 극소수) 뭉크가 워낙 같은 주제를 반복적으로 작업해 왔기에 같은 작품이 상당수입니다. 판화라 해도 채색 등의 방법으로 다양성을 추구했기에 작품에 따라서는 이런 다양성을 체감하는 것이 즐거운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만, 프로토타입이라 할 수 .. 2024. 9. 11.
[TV]”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넷플릭스의 시리즈 를 저나 와이프는 아주 즐겁고 좋게 본 반면, 이런저런 혹평도 많아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인 듯합니다. 개중에는 영화 동호회에 올라온 글임에도 몇 회차가 진행될 때까지 두 축(펜션과 모텔)의 이야기가 다른 시간대인 사실을 몰랐다는 분도 있는 것을 보면, 저와 취향이 다른 분이 많은 듯하고 때문에 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에 관심 있는 분이 있을까 싶지만 즐거웠던 몇 시간에 대한 추억이라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점과 아쉬운 점 스포일러로 들어가기전에 좋은 점과 아쉬운 점부터 언급하면, 로케이션, 촬영, 미장센, 배우들의 연기, 사운드, 의상, 소재, 주제의식 등은 매우 좋았습니다. 그간 복수극이건 아니건 직접적인 피해자들의 야야기는 많았지만 이 시리즈처럼 간접 피해자의 야야기를 다룬 적.. 2024. 8. 29.
[독서]도시전설의 모든 것 (브룬반드 지음) - feat. 급발진, TWG, 바샤커피 [어떤 이야기]  모 자동차 회사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순간에 다음과 같은 이라고 부르는 전자적 오류(전문용어로 )가 발생하는 전자장치를 차량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요구된다. 우선 브레이크를 밟으면 악셀을 밟은 것처럼 가속되며, 브레이크를 밟으면 밟을수록 엔진은 미친 듯 가속을 한다. 또한 브레이크의 느낌은 마치 악셀를 밟은 것처럼 딱딱해진다. 이때 단순한 전기적 신호로 작동하게 되어 있는 브레이크등은 전자적 장치의 오류로 차단되어 들어오지 않으며, ECU는 풀브레이크 상태를 풀악셀 상태로 거짓 기록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런 사고를 (?)하는 방법은 이런 증상과 관련한 국내 최고 전문가들(정비사,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이들 전문가들은 자동차 회사에 근무하거나 자동차 설계 등.. 2024. 8. 22.
[독서]청명상하도 - 송나라의 하루 (텐위빈 지음) 모회사인 의 힘이 아니고서야 이런 책으로 돈을 벌기는커녕 본전 치기라도 가능할까 싶은 책들을 꾸준히 출간하고 있는 의 근간인 입니다. 공개당시 오픈런을 불러일으킨 중국의 국보급 그림이라고는 하지만 북송말기 청명절, 수도의 자잘한 모습을 그린 그림에 대한 미시적 해설서가 번역출간된 것은 놀랍기도 하고 반가운 일로 정말 글항아리 같은 출판사 아니면 엄두도 못 낼 프로젝트 아닐까 생각됩니다.  는 북송말기 수도인 변경(허난성 카이펑)의 청명절 모습을 성밖에서 부터 성문을 지나 조금 진입한 부분까지를 그린 세로 28.4cm, 가로 528cm의 으로 되어 있는 그림입니다. 채색은 되어 있지만 이라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내용은 북송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저잣거리 풍경으로 (세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세지만) 814.. 2024. 8. 16.
[음악]최근에 즐겨 들은 음반들 (2024년 08월) 제목에 년/월을 특정했지만, 특정한 달에 즐겨들은 음반이라기보다는 기존에 올린 이후 몇 달의 기간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지난번 올린 후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놀면서 열심히 음악을 들은 결과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첫 음반은 (수개월 이상 들어보고 올리는 이 글의 성향과 달리) 따끈 따끈한 신보입니다. 지난 23~24 시즌 메트에서 스핀오프 버전인 듯한 캐리 크락넬의 새로운 프로덕션 으로 데뷔한 (최근에 VOD로도 올라왔습니다) 아이굴 아크메시나의 데카 데뷔 앨범입니다. 장기인 을 시작으로 , , , 등의 아리아를 담고 있습니다. 완벽한 메조라기보다는 낮춰 부르는 소프라노에 가까운 음색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고, 아직 나이가 있는 만큼 완성형의 노래를 들려주는 것은 아니.. 2024. 8. 5.
[TV]스타워즈 <애콜라이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디즈니 플러스의 스타워즈 드라마 의 시즌 1이 종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럴듯하다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결말도 싫고 제 시간이 아닌 그들의 시간에 맞춰 드라마를 봐야 한다는 것도 싫어 가능하면 모든 시즌이 종료된 후에 천천히 보거나 최소한 한 시즌이라도 종료된 드라마만 골라서 보는 편인데, 는 고공화국기의 제다이를 다룬다는 것이 흥미로워 매주 시간 맞춰 시청을 했습니다. 아래는 에 대한 다양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제작진은 무엇을 다루고 싶었는가? (1) - 선한 동기라고 해도 결과는 선하지 않을 수 있다프리퀄 시리즈를 통해 이미 제다이라는 조직이 극도로 보수화되어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았고, (내부의 배신자 때문이기는 해도) 어찌 보면 자멸하는 과정으로 겪었는지라 그로부터 1.. 2024. 7. 24.
[영화]스타워즈 시퀄 3부작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베리알님의 블로그에 답글을 달다 제가 의외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타워즈 시퀄 3부작을 제법 즐겁게 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적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타워즈와의 인연 영화 가 우리나라에서 인기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SF를 좋아하지 않아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 첫 개봉하던 78년 우리의 경제적 문화적 상황이 이런 영화를 받아들이고 꾸준한 팬덤을 형성하기에는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재미있고 흥미로운 영화 중 하나였을 뿐, 두고두고 그 세계관을 공부하고 탐색하는 문화적 여건은 없었던 것이죠. 반면 마블의 경우에는 국내에 기반이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시대가 바뀌어 경제, 문화적 기반이 이런 팬덤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겠고요.. 2024. 7. 17.
[오디오]64 Audio U18t Universal-Fit Earphones 저는 모바일 환경에서 음악을 들을 일이 거의 없고, 이동도 자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집 밖에서는 차량용 오디오를 이용하기에 (집에서 혼자 음악을 듣는 용도로 적합한) 헤드폰과 달리 이어폰은 사용할 일이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워크맨이나 휴대용 CDP시절에 쓰던 소니 888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시절에 사용하던 슈어 E3C를 제외하면 애플제품 구입 시 번들로 나오던 유선 이어폰이 제 경험의 전부입니다만, 매년 회사 이름을 기념하는 6/4일 세일 덕에 64오디오의 U18t를 듣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아래 소감은 이어폰에는 경험이 그리 없는 이제는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고음역이 12K까지가 한계인 586세대의 한계를 가집니다. 패키징과 디자인 가격을 생각하면 뭔가 더 그럴듯한 패키징을 기대할 수도 .. 2024.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