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223 [오디오]음악 애호가의 오피오파일 연대기 (번외편) - 케이블 이야기 저는 아날로그 케이블이 (음질이 좋아지고 나빠지고를 떠나) 영향이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 음질차의 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며 아마도 플라세보 효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이런 제 오디오에 대한 입장은 제가 이미 올렸던 블로그 내의 글들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이번 글은 이런 실효성과는 별개로 제가 사용하였거나 사용하고 있는 케이블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인터커넥터 케이블]상대적으로 긴 길이가 필요한 프로세계가 아닌 홈 오디오에 있어 밸런스 연결의 장점은 사실상 높은 게인과 단단한 체결강도일뿐이며, 이 장점이 상대적으로 높은 케이블 가격을 만회할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입장이라 밸런스 연결을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습니다.현재 사용하는 인터커넥터 케이블은 방배.. 2025. 3. 1. [독서]사카나(魚)와 일본 - 비릿 짭짤, 일본 어식(魚食) 문화 이야기 (서영찬 지음 / 동아시아) 참치가 고급 생선의 지위에 오른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고, 에도시대에는 가다랑어가 최고급 생선으로 맏물을 맛보기 위해서 지금 돈으로 한 마리에 수백만 원의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요즈음 우리가 먹는 스시인 니기리즈시의 역사도 생각보다 짧아서 19세기 초에 에도에서 탄생했고, 그 이전에 스시라고 하면 최소 몇 개월을 삭힌 우리나라의 홍어 같은 나레즈시를 칭하는 말이었습니다. 좋은 친구들과 밥을 먹으면서 슬쩍 잡학다식을 자랑하며 분위기를 띄우기 좋은 일본 어식(魚食)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각각의 품종을 단위로 해서 풀어놓은 책이 입니다. 저자는 일본 출신이거나 일본에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일본어 출전을 섭렵해 단순한 음식이나 물고기 이야기를 넘어 역사와 문화, 설화 등을 음식 재.. 2025. 2. 28. [오디오]Chord Qutest DAC (코드 큐티스트 DAC) [DAC의 간략한 원리] 음악 재생에 있어 대부분의 음악이 디지털에서 출발하지만, 우리의 귀에 전달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로의 변환을 한 번은 거쳐야 하고, 이 변환을 담당하는 것이 DAC(Digital-to-Analog Converter)입니다. 일반적인 앰프는 아날로그 신호를 처리하므로, 이 D-A 변환은 앰프보다 앞단에서 이루어지는데, 일반적으로는 플레이어에 포함되어 있는 DAC를 이용하고, 경우에 따라 이 D-A 변환만을 담당하는 별도의 장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D-A 변환의 방식은 크게 몇 가지로 구분될 수 있는데,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상용화된 DAC칩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컴퓨터에 상용화된 인텔이나 AMD의 프로세서를 이용하듯 ESS, AKM 등의 상용칩을 이용해 DAC를 구성하는 것이죠. .. 2025. 2. 25. 먹고 사는 이야기 [하인리히 법칙은 실업자에게도 적용된다]안전/재해와 관련해서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유명한 법칙이 있습니다. 300 대 29 대 1이라는 법칙인데, 1건의 중대한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300건의 사소한 징후가 보이고, 29건의 크지 않은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죠. 즉, 대형사고는 예후 없이는 그냥 발생하지 않는다는 법칙인데, 이게 제 경험에 의하면 실업자와 그 지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듯합니다.제법 영향력 있는 자리에서 실직한 경우라도 리멤버에 300명의 사람이 저장되어 있다면, 밥 또는 차나 한잔하자고 전화 오는 경우는 29명 정도이고, 그중 실제로 만나서 밥이나 차를 마시게 되는 경우는 한건 정도에 불과하더군요. 물론 그것도 퇴임 초기에나 해당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놀다 보면 나.. 2025. 2. 18. [오디오]음악 애호가의 오디오파일 연대기 (2) 지난 글에 이은 제 오디오 연대기 두 번째입니다.[Sony DVP-NS999ES]영화를 작은 TV화면으로 보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기에 DVD나 홈씨어터의 열풍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의외로 클래식 음악 관련 DVD도 제법 수입되고 특히 오페라 영상물도 많이 수입되고 있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음악 실황이야 음반으로 듣는 게 장점도 많았지만, 종합예술인 오페라의 경우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아무래도 실연이 제일 좋고 영상물로 보는 것이 귀로만 듣는 것에 비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페라 감상 용도로 DVD 플레이어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플레이어를 구입할지 검토 중에 아무래도 DVD는 물론 CD와 당시 차세대 매체로 부상하던 SACD까지 한방에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 2025. 2. 15. [독서]말과 글의 달인이 되는 법: 우리말 어원 사전 (조항범 지음 / 태학사) 과거 가짜뉴스도 이런 그럴듯하지도 않은 가짜뉴스가 있냐고 생각했던 일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을 4일로 생각하며, 을 로 아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 기자 중에도 이라는 표기를 쓴 경우도 있다는, 그래서 문해력이 문제 되는 사람들이 제법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몇 년 주기로 반복될 때마다 정말 극히 일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과장해서 뉴스화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정국과 이런저런 말들의 오감을 보면서 학력이나 직업, 나이에 상관없이 저런 이야기들을 믿고, 저렇게 생각하고, 믿거나 생각하지 않아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공연히 그렇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은 세상인데 을 4일로 생각하고 우기고 고치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이 이상한 세상은 아닐 수도 있겠.. 2025. 2. 3. [음악]첫 음반, 첫 사랑 (2) - 주페 서곡집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 DG) 중학시절 음악선생님은 육사 군악대 지휘자 출신이셨는데, 군인출신이시면서도 가끔 군인들의 (음악과 관련한) 무식함을 한탄하시곤 했는데,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연주를 위해 군악대가 도열해 있는 와중에 어떤 장성이 지휘자인 선생께 오더니 갑자기 군홧발로 조인트를 까면서 인원을 키순서로 정렬해야지 악대 정렬이 들쑥날쑥 이게 뭐냐며 호통을 쳤다고 합니다. 음악수업 중 상당 부분은 음악감상을 강요(?)하셨습니다. LP를 틀으신 뒤 조명을 낮추고 학생들에게는 눈을 감고 듣도록 지시하셨는데, 안 그래도 익숙지 않은 음악을 들어야 하는데 조명도 어둡고 눈도 감았으니 다수가 꾸벅거리며 졸곤 했죠. 이렇게 음악을 틀어놓으시곤 그 틀어놓은 음악에 맞춰 지휘를 하시곤 했습니다. 학생들을 흘깃 뜬 눈으로 그 모습을 보면서 .. 2025. 1. 24. 갤럽, 그리고 여론조사의 함정 대학에서 전공필수 과목 중의 하나로 과 함께 을 배웠는데, 올바른 사회조사를 위해 고려하거나 피해야 할 것들을 배우면서 중요한 사례의 하나로 배우는 것이 (우리나라의 한국 갤럽과는 전혀 상관없는 회사지만 이름이 같은) 갤럽이 사회조사와 관련해서 유명해진 1936년 미국 대통령선거 여론조사입니다. 워낙 유명한 사례지만 다시 언급하자면, 당시 미국에서 가장 큰 여론조사 기관이던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1000만 명의 여론 조사를 통해 20%가 넘는 응답자를 가지고 공화당 후보였던 랜던이 민주당 후보였던 루즈벨트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된다고 예측했고, 반면 당시 신생 소규모 조사기관이던 갤럽은 5만 명의 응답자로 전혀 반대인 루즈벨트의 압승을 예측했습니다. 대선 결과는 갤럽의 예측대로 루즈벨트의 압승이었는데,.. 2025. 1. 23. [독서]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실레까지 전시와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추천 국립박물관에서 3월 초까지 오스트리아 레오폴트 미술관과 협업으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미술을 이야기하면 당연히 클림트가 가장 유명하니 클림트의 작품을 많이 기대하고 가실 텐데, 클림트 보다는 실레의 작품이 훨씬 많다고 합니다. 물론 저같이 이런저런 이유로 이 시절 비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전시 작가 모두가 소중하지만, 회화 쪽에 관심이 많은 일반적인 애호가들로서는 공예품도 상당수 전시된 이번 전시가 약간은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듯합니다만, 분리파 예술에 있어 건축과 공예는 매우 중요한 위치라는 것을 참고하시면 이번 전시가 사실은 매우 알찬 면모가 있음을 확인하실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해를 위해 사전/사후에 읽으면 좋을 책 두 권을 소개할까 합니다. 첫 번째는 전시의 제목과 같.. 2025. 1. 16. [오디오] GEEK 16 awg dual 3.5 헤드폰 케이블 저는 오디오에 투자할 돈이면 음반 구입에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음악감상 생활이고, 설사 오디오에 투자하더라도 가장 가성비가 낮은 품목이 케이블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완전 케이블 무용론자는 아닌데, 아날로그 케이블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로든 그 효과가 있기는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효과를 체험하기도 했습니다만, 케이블에 투자할 돈이면 스피커나 앰프에 투자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고 있습니다.이런 와중에 멀쩡한 기본 케이블(흔히 라고 불립니다)을 놔두고 별도의 커스텀 케이블(흔히 라 부릅니다)을 구하게 된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전에 포칼의 헤드폰인 래디언스 벤틀리 에디션을 리뷰하면서 프랑스 노동자의 만듦새라는 것이 중국 노동자의 것과 비교해서 우월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한 적.. 2025. 1. 15. [독서]식물도시 에도의 탄생 - 도쿠가와 가문은 어떻게 원예로 한 시대를 지배했는가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 글항아리) 도쿄(에도)에서는 소바(메밀국수)를 많이 먹고, 오사카는 우동을 먹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생쌀을 먹지 못하게 엄명을 내렸던 이에야스의 지시는 정말로 그 전황을 바꿀 정도로 중요한 결정이었을까요? 벚꽃은 정말 죽음을 숭상하는 무사정신의 표상으로 추앙되기 시작한 것일까요? 이런 소소하고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들이 식물과 그 생태에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기반하여 흥미로운 에피소드 중심으로 풀어낸 책이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입니다. 책의 원제는 조금 더 추상적이자 센고쿠-에도막부 시대를 아는 사람이라면 좀 더 흥미를 자아낼 제목인 인데, 책의 종반부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저자인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잡초생태학을 전공한 학자로 농림기술연구소 등을 .. 2025. 1. 13. [독서]시민권의 이론 - 동 시대 민주정들에서 다원성을 조직하기 (판 휜스테런 지음 / 그린비)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에 점령당한 네덜란드의 공무원이라는 극단적 사례에서 [중략] 종전 후 수많은 공무원들이 외세 치하에서 공무원으로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법정과 조사위원회에 출두했다. [중략] 많은 경우 그들은 형법을 어기지 않았고,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며, 해당 직책을 규정하는 명시적 규칙을 위반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전쟁 중 그들의 처신은 잘못으로 치부되었고, 징계와 강등, 해고 처분이 그들에게 내려졌다. 무슨 근거로 이렇게 한 것일까? [중략] 공무원들은 특수한 상황, 곧 외세 점령 및 통치 하 공무원이라는 상황에 처한 시민에게 요구된 바를 저버린 시민이라는 자격으로 책임을 진 것이었다. 운명은 그들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었는데, 이 상황에서 그들은 시민들 사이에 존재하던 .. 2025. 1. 3. [음악]첫 음반, 첫 사랑 (1) - 쇼팽 왈츠 모음집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 RCA) 인생사에서 첫 만남이 첫사랑이 되기도 힘들고, 첫사랑이 이루어지기도 힘들지만, 음반과의 인연은 의외로 첫 음반의 경험으로 어떤 곡이나 연주자를 좋아해서 그 취향이 이어지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이 시리즈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지만 이 시리즈를 통해 제가 처음 들은 음반 덕에 그 곡을 좋아하게 된 경험을 늘어놓을까 합니다. 제가 어떤 곡을 좋아하게 된 첫 음반이 아니라, 제가 그 곡을 들은 첫 음반이 동시에 그 곡을 좋아하게 한 음반인 경우에 한정하기에 제 음악감상의 연식 때문에 대부분은 LP 및 그 LP의 복각에 대한 소개가 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음반은 제가 쇼팽의 왈츠를 지금까지도 자주 듣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준 루빈스타인의 두 번째 녹음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음반은 1981년에 지구레.. 2024. 12. 27. [독서]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신호들 (데이비드 런시먼 / 아날로그) 원제 를 번역한 은 트럼프 1기 집권기인 2018년 출간되었는데, 다소 자극적인 번역 제목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트럼프 2기와 국내상황을 고려할 때 여전히 시의적절한 인사이트를 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국내 제목에서 내세운 세 가지를 다루고 저자의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쿠데타와 관련해서는, 폭력적이고 국가를 한 번에 전복하는 방식의 쿠데타는 21세기 민주국가에서 발생하기 거의 불가능하지만, 소리 없이 다가오는 현대적인 방식의 쿠데타는 가능하고 이런 상황하에서 국민은 쿠데타가 일어나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기도 힘듭니다. 이미 권력을 가진 행정부가 민주주의의 진행을 유예하거나 행정권의 과용으로 민주주의라는 형태는 유지한 채 점진적으로 민주적 체제를 약화시키는 방.. 2024. 12. 26. 2024 크리스마스 이야기 [몽상클레르 슈톨렌]슈톨렌은 크리스마스에 독일에서 만들어 먹는 빵으로 과일, 견과류를 럼에 담가 두었다가 넣은 빵인데 겉에 슈가파우더가 두껍게 발라져 있어 두 달 이상 보관하면서 조금씩 먹을 수 있는 디저트용 빵입니다. 열량도 높고 제법 달아서 한 번에 다 먹는 것이 아니고 가운데부터 조금씩 잘라먹고는 두쪽을 붙여 잘 싸서 보관했다 또 가운데를 잘라먹는 식으로 사용합니다. 몽상클레르의 슈톨렌은 올해부터 한정 출시된 제품인데 좋은 친구들이 선물해 준 덕분에 크리스마스에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몽상클레르의 빵이나 케이크는 입에 넣었을 때 맛있다는 느낌보다는 좋은 재료를 썼다는 느낌이 먼저 와닿는 스타일인데, 슈톨렌의 경우에는 입에 닿는 순간 재료는 물론 맛도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2024. 12. 23. 이전 1 2 3 4 ··· 8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