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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영화]여배우 때문에 좋아한 영화들

by 만술[ME] 2025. 3. 24.

지금 와서 봤다면 시시하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처음 보았던 시점 때문에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꾸준히 다시 보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수많은 비난이 쏟아질지 모르지만 <스타워즈> 같은 영화가 그렇습니다. 한편, 배우 때문에 어떤 영화를 각별히 좋아하거나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그 작품성에 상관없이 다시 보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은 여배우 때문에 제게 개인적으로 특별한 영화를 몇 편 소개할까 합니다.

 

[터미널 스피드 (Terminal Velocity) / 1994]

 

나스타샤 킨스키의 영화로 그녀가 아름답게 나온 영화로는 <테스>, <캣 피플>이나 작품성도 좋은 <파리, 텍사스> 같은 영화도 있지만 그 시절보다 30대의 성숙한 아름다움을 보여준 <터미널 스피드>를 저는 더 좋아합니다. 더구나 KGB요원이라니 얼마나 멋집니까! 물리학을 배우지 못한 수입 담당자가 속도(velocity)와 속력(speed)을 구별치 않고 제목을 붙였지만 아마도 <스피드>라는 제목 덕에 극장을 찾은 관객도 제법 될 것 같으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전형적인 줄거리에 전형적인 전개로 이어지는 영화이지만 볼 때마다 제법 재미있는 것은 비단 나스타샤 킨스키의 미모 때문만은 아닙니다. 뭐랄까 예측 가능한 범주에서 벌어지는 액션이 주는 편안함이란 게 있어요. 

 

<못말리는> 아저씨와 함께한 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 (Mulholland Drive) / 2001]

 

첫 감상 시에 데이비드 린치 감독 특유의 난해함을 전혀 문제 되지 않게 만들었던 나오미 와츠의 매력이 넘치는 영화입니다. 나오미 와츠는 이 영화에서 베티일 때도 아름다웠지만, 다이앤으로 나올 때도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사실 오래전에 이 영화에 대한 나름의 해석/이야기를 풀어놓았는데 나오미 와츠를 생각하다 보면 정리가 안되어 아직 미완으로 남아 있을 지경입니다. 아무튼 영화의 난해함 따위는 관계없이 자꾸만 재감상하게 만드는 나오미 와츠의 매력이 있는 영화입니다.

 

나오미 와츠의 영화 중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화로 <페인티드 베일>이 있습니다. 무려 에드워드 노튼과 함께한 영화인데 잔잔한 시대극이자 서서히 무르익어가는 사랑에 대한 좋은 영화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나오미 와츠도 아름답게 나왔고요.  

 

망가진 다이앤일때도 눈을 뗄 수 없는 나오미 와츠의 미모!

 

 

[하트 오브 저스티스 (The Heart of Justice) / 1992]

 

요즘은 극장 개봉용이 아닌 OTT용 영화가 있듯 예전에는 TV를 위한 영화가 있었고, <하트 오브 저스티스>는 1992년작 TV용 영화입니다. 국내 방송국들도 극장용 영화 외에도 외국의 TV용 영화를 자사의 영화 프로그램에 방송하는 경우도 있었기에 저도 이 영화를 TV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의 히로인은 제니퍼 코넬리인데, 그녀의 암흑기였던 20대의 작품으로 내용은 평범한 스릴러지만 코넬리의 외모만큼은 비범하기 그지없습니다. 특히 제니퍼 코넬리의 필모그래피에서 보기 힘든 (제가 좋아하는) 팜므파탈 부잣집 딸 캐릭터로 나온 점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코넬리는 30대에 접어들면서 필모그래피는 펴지만 외모는 살짝 노쇠의 길에 접어든 느낌인 점이 아쉽습니다. 

 

필모그래피는 암흑기이지만, 미모는 절정기인 20대의 제니퍼 코넬리!

 

 

[피스 메이커 (The Peacemaker) / 1997]

 

니콜 키드먼이 아름답게 나온 영화는 <물랑루즈>도 있지만 <물랑루즈>야 워낙 유명한 영화니 예외로 하면 조연으로 등장해서 배트맨의 혼을 빼놓은 <배트맨 포에버>와 <피스 메이커>가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키드먼이 연기한 캐릭터 중 최고로 좋아하는 캐릭터는 <도그빌>의 그레이스입니다만. 무려 드림웍스의 창립 기념작인 <피스 메이커>는 <터미널 스피드>처럼 예측 가능한 범주에서 벌어지는 스토리와 액션의 편안함으로 몇 번 봐도 그럭저럭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감독이 미미 레더로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의외로 섬세한 캐릭터 묘사도 있습니다. 이 시절 키드먼의 외모는 최고로 <배트맨 포에버>에서 그녀의 금발을 즐길 수 있다면, <피스 메이커>는 갈색머리를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외모의 핵물리학자가 실존한다면 핵물리학은 극히 대중적인 학문이 될겁니다.

 

 

[007 언리미티드 (007 The World Is Not Enough) / 1990]

 

<세상만으로 충분치 않아> <한계가 없다>는 이 영화에서의 소피 마르소가 연기한 엘렉트라(엄마가 아닌 아빠를 죽이지만 그럭저럭 이름이 스포일러)는 제가 아는 한 가장 매력적인 본드걸 중 하나입니다. 재미있게도 엘렉트라는 제가 좋아하는 또 하나의 악역 본드걸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의 파티마 블러시(바바라 카레라)와 함께 본드에게 죽음을 당하는 매우 드문 악역 본드걸이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본드가 진정으로 좋아했던 악역은 엘렉트라가 유일할 듯합니다.

 

이 영화에서 소피 마르소는 외모, 카리스마, 캐릭터의 매력에서 선역 본드걸인 데니스 리처즈의 크리스마스 존스 박사를 압도합니다. 처녀의 탑에서의 고문 장면의 짜릿함(?)이나 "You won't kill me. You'll miss me." 같은 마지막 대사는 두고두고 반복 재생을 부릅니다. 제가 본드라면 세상이야 망하든 말든 그녀의 말대로 그녀가 그리워질까 두려워 못 쏘았을 겁니다. 

 

본드의 M 성향을 일깨우는 엘렉트라 킹

 

 

[포제션 (Possession) / 1981]

 

재산 분배에 대한 가족 간의 다툼 이야기가 아닌 <빙의>에 대한 이야기인 <포제션>은 이자벨 아자니의 아름다운 광기를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어느 정도 좋아한다면 모를 수 없는 영화지만, 아자니의 미모를 감상하겠다고 재관람하기는 쉽지 않은 영화이기는 한데, 영화를 본다는 것, 그리고 배우들의 벌거벗고 속에 들은 모든 것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과 마주친다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준 영화로 세상에는 이런 영화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영화 속의 아자니는 너무나 투명하고 아름답습니다. 

 

이 영화가 부담이 된다면, 소피 마르소의 데뷔작 <라 붐>의 아자니 버전인 <라 지플르>(감독은 <라 붐>의 피노토 감독입니다)나 보다 성숙한 모습의 아자니를 볼 수 있는 <여왕 마고>(제발 우리나라 번역가들은 Queen을 여왕과 왕비로 구분해서 번역했음 하는데, 이 영화의 제대로 된 제목은 <마고 왕비>가 되겠습니다)를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리즈 시절의 아자니와 샘 닐

 

 

[더 콘서트 (Le Concert) / 2009]

 

멜라니 로랑이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바이올린 연주자로 나오는, 감동을 한 줌 섞은 전형적인 프랑스 풍의 코미디인데, 내용을 차치하고 멜라니 로랑의 모습을 보는 것, 특히 마지막의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간략한 글을 올린 바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형적인 음악 영화에서 특별한 연주실력(?)을 선보인 멜라니 로랑

 

 

글을 다 쓰고 보니 뭔가 프랑스 여배우 애호가의 느낌이 나기는 하는데, 기회가 되면 후속 편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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