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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역사와 음악 (12) 지중해의 역사와 음악 - 우리의 바다, 동-서의 대화 (MARE NOSTRUM, Orient-Occident : D '지중해의 정체성'을 규정하거나 혹은 (브로델이 강력하게 역설했듯이) 지중해의 어떤 물리적 특성이 인간의 경험을 형성했다고 주장하기 위해 지중해 역사를 몇 가지 공통 요소로 묶으려 하는 것은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지중해의 기본적 통합성을 주장하려는 그런 시도야말로 지중해 유역과 섬들에 거주했거나 또는 지중해를 오간 사람들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통합성을 찾기보다는 다양성에 주목해야 한다. 게다가 인종, 종교, 정치적인 다양성은 지중해 일대로부터 오는 외적 영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었고, 그러므로 항상 유입 상태에 있었다. [중략] 지중해 유역은 언제나 지중해 자원을 이용하거나 혹은 지중해 산물을 여건이 좋은 곳에서 나쁜 곳으로 이동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법을 터득한, 배경이.. 2026. 1. 20.
[영화]대홍수 - 인류가 재난을 극복하는 수 백만 가지 방법 중 하나 평이 하도 안 좋아 볼 생각이 없었지만, 몇 주째 차트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대견해서 본 영화 대홍수에 대한 몇 가지 소소한 생각입니다. 아래글에는 영화에 대한 다양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류가 재난을 극복하는 수백만 가지의 방법 중 마지막 하나 우리는 인류가 소행성 충돌로 멸종의 위기에 처했을 때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영화를 통해 보아 왔습니다. 유전 굴착 기술자를 우주비행사로 훈련시켜 소행성을 폭파시키거나 지하 벙커에 선택된 사람들만 대피하거나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대량으로 띄우거나 우주선으로 엘리트만 탈출하거나 등이죠. 하지만 대홍수 버전의 인류는 AI가 탑재된 신인류를 생산해 멸망한 문명을 재창조하기로 합니다. 감독은 다른 영화에서 인류 파멸의 순간에 모든 악을 물리치고 혼.. 2026. 1. 16.
[미술]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 신상호: 무한변주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뜨거운 전시회들이 몇몇 있지만, 그런 유명 전시회의 경우 줄 서서 밀려 관람하는 수준인 경우가 많고, 그래서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기도 힘들어 관람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곤 해 피하고 있습니다. 파리의 오랑주리나 오르셰 보다 더 혼잡한 오랑주리-오르셰 특별전을 서울에서 보아야 하는 아이러니가 싫습니다. 그렇다고 파리로 날아갈 필요는 없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으로 가면 가난한 자의 오랑주리-오르셰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입장료 3,000원이면 모든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해외 명작을 전시 중인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전이 그것인데, 오랑주리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2026. 1. 15.
[패션]초년 직장인 티 내지 않고 멋 내기 (11) 스니커즈 이야기 스니커즈와 운동화 예전 다니던 회사에서 근무복장 자율화를 하면서 몇 가지 제한 규정을 공포한 바 있습니다. 찢어진 청바지나 칼라가 없는 T셔츠 같은 것은 불허라는 조항과 함께 가장 논란을 키웠던 것이 스니커즈는 허용, 운동화는 금지라는 항목이었습니다. 대부분 직원들이 이 항목을 받아들이기로는 가죽은 허용, 직물은 불허 또는 단색은 허용, 다양한 색은 불허 같은 자의적 해석이 난무했습니다. 조금 보수적으로는 이 두 가지를 교집합으로 하는 단색 가죽은 허용, 직물이나 다색은 불허라는 해석이 있었습니다. 직원 중에 실험정신이 강하고, 약간 미꾸라지 같은 스타일의 직원이 있었는데, 이 직원은 인사/총부 부서에서 과연 어디까지 이 규정을 해석할 것인가를 시험해 보겠다는 생각에 매일 다양한 종류의 신발을 착용하고.. 2026. 1. 12.
[음악]첫 음반, 첫 사랑 (8) - 하이든 교향곡 "런던", "군대", 잘로몬 편곡 버전, 잘로몬 사중주 / 베즈노지욱 / 호그우드 (루와조- 지금이야 104+α의 곡을 다 들어본 것은 물론 음반도 보유하고 있지만, 하이든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먼저 음반을 구입했던 곡은 (LP 한 장에 앞뒤로 담기던) 놀람과 시계였고, 다음이 런던과 군대였습니다. 제가 이 음반을 구입하던 시기에는 호그우드의 음반이 발매되어 당시는 원전연주라 불리고 요즘은 시대연주라 불리는 경향의 음반들이 퍼지던 시점이라 기왕이면 원전연주로 듣겠다는 생각에 이 음반을 구입했습니다. 구입할 당시는 아무 생각도 없이 호그우드와 짝 지워지던 고음악 아카데미(AAM)의 연주라 생각했는데, 막상 뜯어보니 하이든 하면 짝지워지는 잘로몬 편곡의 실내악 버전이었습니다. 표지그림 - 존 채프먼 (John Chapman), 호스 가즈 퍼레이드 (Horse Guards Parade) / 176.. 2026. 1. 7.
[여행]경기도서관, 또는 경기 독서 체험 테마파크 소위 핫 플레이스라 불리는 공간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이제는 도서관도 핫 플레이스에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10월부터 시범 운영 중이고 2026년 1월 정식 개관 예정인 경기도서관이 그 주인공인데, 일단 규모면에서도 국내서 세 번째로 크며, 지자체가 건립하고 운영하는 도서관 중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찾고 있습니다. 이 도서관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이유는 건축물 때문인데, 외형도 특이하지만, 내부를 보면 도서관보다는 쇼핑몰을 연상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지하 1층부터 전층을 관통하는 나선 계단식 구조는 방문하는 누구나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는데, 이 나선 구조 덕분에 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책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2025. 12. 29.
2025년 크리스마스 이야기 신자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 선물에 대한 추억과 연말 특유의 분위기는 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작은 기대를 품게 합니다. 작은 행복을 누리는 삶이란, 크리스마스처럼 매년 돌아오는 날을 특별하면서도 예측 가능한 '나만의 의식'으로 만들어가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저만의 크리스마스 행사들을 준비했습니다. 2025년의 슈톨렌 올해도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별도로 슈톨렌을 준비했습니다. 작년에는 지인들의 선물이었던 반면 올해는 내돈내산으로 준비한 것인데, 슈톨렌이 국내에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고는 해도 연말에 파는 곳이 흔하지는 않아 반얀트리에 가서 몽샹클레르의 슈톨렌을 사야 하나 고민했는데, 다행히 회사 근처에 슈톨렌을 만들어 파는 곳이 있어 구입했습니다. 몽샹클레르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면서 포장도 그럴.. 2025. 12. 24.
학벌 이야기 "이 포스팅에 등장하는 인물, 이름, 사건, 조직 등은 모두 허구이며, 실제 인물, 사건, 조직과 유사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입니다." 음악회에서 얼마 전 음악회에서의 일입니다. 옆자리에 젊은 여성과 남성이 앉았고, 연주회가 시작되기 전 둘이 소곤소곤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프로그램 노트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 귀에 꽂히는 단어가 있었으니 지잡대(地雜大)라는 말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그 단어를 말한 여성분은 물론 함께 대화하고 있던 남자까지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더군요. 공식적인 자리는 물론 일상적인 대화에서라도 쓰지 말아야 할 표현이 있는 법입니다. 모 회사에 입사했을 때 입사 후 며칠 안된 시점에 부문장께서 저를 부르더군요. "너 A대학 나왔지? 니 업무랑.. 2025. 12. 23.
[패션]초년 직장인 티 내지 않고 멋 내기 (10) 겨울철 외투 이야기 이야기 하나 - 모스크바 발레극장에서 오래전 모스크바 출장 시의 일입니다. 해외사업본부의 본부장이 주관하는 출장에 해당사업분야의 전문가 지위로 자문을 위해 함께 해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현지업체와의 조인트 벤처 관련 일이었는데, 주관이 아닌 자문이라는 업무 성격상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마음에 출장 업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업체와 회의 후 이동하면서 볼쇼이 극장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같은 차량에 동석하고 있던 우크라이나 출신의 영-러 통역 직원과 공연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가 이어졌고, 자신은 발레를 좋아한다는 말에 늘 같이 출장 다니는 해외사업본부장이 업무 끝나고 발레 같은 것을 보여주곤 하냐고 물으니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러면 제가 표를 살 테니 그날 저녁 발레나.. 2025. 12. 19.
[음악]최근에 즐겨 들은 음반들 (2025.12) 이 글은 신보 소개라기보다는 지난번 같은 제목의 글을 올린 이후에 즐겨 들었거나 아직 즐겨 듣고 있는 음반에 대한 소개글입니다. 따라서 따끈한 신보 소개가 아닌 어느 정도 숙성된 음반에 대한 평가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요즘은 Gramophone 같은 정간물을 구독하지도 않는지라 어떤 음반을 접하는 시점도 발매된 지 제법 된 경우도 많습니다. 아울러 제 음악 생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각종 음반 듣기 프로젝트와 관련된 음반은 소개 대상에서 빠져있습니다. 현재 진행형인 액스, 카바코스, 요요마의 베토벤 교향곡의 피아노 3중주 편곡 버전 음반 시리즈는 매번 나올 때마다 챙겨 듣고 있습니다. 보통 대규모 곡을 소편성으로 편곡하여 연주한 음반은 음악의 깊은 곳까지 엑스레이 촬영을 해서 펼쳐 보.. 2025. 12. 16.
[영화]헝거 게임 실사영화 시리즈 - 소소한 이야기 몇 년 전 함께 일하던 직원이 원서를 잔뜩 싸들고 회사에 온 적이 있었습니다. 옆집에서 아들이 모아놓은 원서가 잔뜩 있는데, 분리수거로 버리기 아까우니 마음대로 가져가라 해서 원서를 보는(척) 하는 제 생각이 나서 바리바리 싸들고 왔으니 부담 갖지 말고 관심 가는 책만 골라 가지고 나머지는 폐기처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책들을 보니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 어덜트 소설 시리즈들이더군요. 장르는 판타지와 SF였고요. 제가 영 어덜트류를 보기에는 몸은 물론, 마음조차 이미 그 시절을 한참 지나서인지 전혀 관심 없는 지라 예의상 몇 권을 챙기고 만 적이 있었는데, 생각해 보면 영화는 OTT 덕분에 제법 다양한 영 어덜트 기반의 시리즈를 섭렵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메이즈 러너, 다이버전트, 그리고 오늘 이야기.. 2025. 12. 12.
[음악]역사와 음악 (11) 알-안달루스의 역사와 음악 - 그라나다 (GRANADA) 1013-1502 어릴 적 TV에서 가끔 방영해 주던 영화 중에 찰튼 헤스턴과 소피아 로렌이 출연한 엘 시드(El Cid)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로드리고 디아즈 데 비바르의 일대기를 다룬 이 영화는 스페인의 역사를 모르고, 중세를 종교에 충실한 기독교-이슬람의 대립으로만 알던 어린 시절에 보기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주인공 엘 시드가 때로는 기독교 세력에게 배척을 당하는가 하면, 이슬람 세력의 도움을 받는 장면도 나오기 때문이죠. 나이를 먹은 지금이야, 종교나 민족을 넘어 수없이 많은 합종연횡과 배신이 있을 수 있고, 실제 역사에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했다는 것을 잘 알지만 말이죠. 그리고 이런 합종연횡만큼 당시 스페인은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가 복잡하게 얽혀서 삶과 문화를 창출했고, 우리가 생각하는.. 2025.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