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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onderful Life

6월의 기념일들 (2026년)

by 만술[ME] 2026. 6. 1.

 
음악이나 예술과 관련해 6월에 챙기면 흥미로울 수 있는 기념일들을 모아보았습니다.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탄생 100주년 (6/1)
 
그녀의 생전에 직접 만남은 물론 영화조차 접한 적은 없지만, 어린 시절 TV 영화를 통해 접한 몇몇 영화(나이아가라 /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 등)는 마릴린 먼로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신기한 것은 어릴 적 본 영화를 통해서도 그녀의 모습에는 멍청한 금발보다는 지적이고 고결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좀 더 순수했던 시절의 눈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일까요? 지금에 와서 본다면 전형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여전히 그녀의 영화는 흥겹고 오히려 그 전형적임이 안전하고 푸근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체칠리아 바르톨리(Cecilia Bartoli) 60세 생일 (6/4)
 
노래로만 이야기하자만 인간병기라고 할 수 있으며, 늘 변화와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던 메조소프라노 바르톨리가 이제 60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활동하고는 있지만 무대와 음반으로 그녀를 만날 날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녀의 놀라웠던 데뷔 리사이틀 레코딩인 로시니 앨범 이후 발매한 수많은 음반들 중 감동을 주지 않고, 소중히 여기지 않을 음반이 있었는가 싶습니다. 물론 때로 오페라무대에서 그 오페라를 바르톨리를 위한 오페라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지만, 음악적으로는 그 조차도 흥미로웠던 점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60이 된 그녀임에도 다음 행보와 음반은 여전히 기다려집니다.
 
카를 마리아 폰 베버(Carl Maria von Weber) 200주기 (6/5)
 
오페라 마탄의 사수(Der Freischütz)의 작곡가 폰 베버의 사망 200주년임에도 특별히 큰 행사나 음반 발매가 있지는 않은 듯합니다.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게도 폰 베버는 하나의 오페라로만 알려져 있기도 하니 기념 공연 정도 올리는 것 외에 특별히 뭔가 할 것이 없기도 할 듯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의 LP로 처음 마탄의 사수를 들으며 스피커로 울려 퍼지는 음악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어야 했던 기억을 상기하면 200주년을 기념해서 이 오페라를 듣거나 보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이 오페라 제목 Der Freischütz의 번역과 관련하여 일제 잔재 청산을 이유로 자유의 사수 또는 더 과격하게는 주인공의 직업이 사냥꾼이니 자유의 포수(砲手)로 번역하여야 한다는 글들이 보이는데, 원제의 자유는 이념으로서의 자유가 아닌 물리적인 자유, 즉 원하는 과녁에 자유롭게 명중시킬 수 있음을 의미하기에 마법이 깃든 총알이라는 의미로 마탄(魔彈)이 제법 훌륭한 번역이며, 주인공이 사냥꾼임은 맞지만 오페라 스토리의 중요한 내용은 사격대회이니 오히려 사수(射手)가 더 정확한 번역이라 생각합니다.) 일본 초월번역의 잘된 사례.^^

클라우스 텐슈테트(Klaus Tennstedt) 탄생 100주년 (6/6)
 
폰 베버에 비해 이쪽은 돈이 좀 되는 바, 과거 EMI 레이블로 나왔던 음반들을 오리지널 커버로 묶은 41장짜리 박스가 이미 나와서 예약판매 과정에서 품절까지 됐습니다. 저는 예약판매에 참여치 않았는데, 그의 실황 녹음들 중에 몇몇 인상 깊은 음반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특별히 애호하는 음악가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약간은 컬트적인, 하지만 진정한 컬트라 하기에는 (이번 완판을 보아도) 대중적인 지휘자라는 점이 저로 하여금 흥미를 잃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르주 상드(George Sand) 150주기 (6/8)
 
조르주 상드라는 남성 이름의 필명을 사용한 뒤드방 남작 부인 또는 아망딘 오로르 뤼실 뒤팽(처녀 시절 이름)은 작가로서 마르크스, 튀르게네프, 발자크, 플로베르 등과 교류했음에도 대중에게는 쇼팽의 연인 또는 쇼팽을 망친 여자 정도로 더 기억되는 아이러니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내에도 그녀의 서간집은 물론, 소설들, 방대한 자서전인 내 생애 이야기까지 제법 많은 책이 번역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 100주기 (6/10)
 
오래전 갔던 바르셀로나 여행은 순전히 가우디의 업적을 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성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구엘 공원 등 모든 건축물이 경이로웠습니다. 미완성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으면서 바르셀로나의 돈줄이니 아마 일부러라도 완공하지는 않을 것이라 농담을 했었는데, 어느덧 100주기를 맞이해서 예수 그리스도 탑이 완공되고 100주기 기념일에는 행사도 한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리게티 죄르지(György Ligeti) 20주기 (6/12)
 
리게티가 타계한 지 벌써 20주년이 됩니다. 리게티 추천 음반은 이미 소개한 바 있으니 해당 주말에는 기존과 달리 네 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아야겠습니다.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100주기 (6/14)
 
인상주의 화가 카사트의 타계 100주년 관련해서 최소한 국내의 움직임은 없는 듯합니다. 대중적이지 않은 화가의 100주년을 챙기기란 국내 전시환경에서 어림도 없는 일이겠지요. 프랑스에서 활동했지만 인상주의 화가가 미국출신이라는 점도 흥행에는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을 겁니다.
 
피에르 푸르니에(Pierre Fournier) 탄생 120주년 (6/24)
 
첼리스트 푸르니에가 살아있다면 120살이 된다는 점은 저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이야기로 이어저 약간은 서글픔을 자아냅니다. 음악을 처음 듣던 시절, 그의 바흐 무반주 모음곡,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같은 음반은 (녹음 연도와 상관없이) 동시대 음반으로 느껴졌는데 말이죠. 시대연주가 아닌 바흐 무반주 모음곡을 들을 때나,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을 들을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것은 여전히 푸르니에의 음반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여전히 제게는 동시대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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