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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361

[음악]아렌스키, 보르트키에비치 피아노 협주곡 (Arensky & Bortkiewicz: Piano Concertos) 지난 토요일 점심약속이 있어 운전을 하던 중 놀랍게도 라디오에서 보르트키에비치(Bortkiewicz)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 흘러나오더군요. 주말 라디오 방송에서 보르트키에비치 같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잊힌 작곡가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터라 보르트키에비치의 피아노 협주곡과 유사한 스타일의 피아노 협주곡을 즐겨 듣던 90년대 초반으로, 더 길게는 19세기말 또는 20세기초로 마음만은 시간 이동을 한 느낌이었습니다. 라디오에서 틀어준 보르트키에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음원은 하이퍼리언(Hyperion)의 제4권으로 나온 92년 녹음인데, 지금은 유니버셜에 인수되었지만, 영국의 독립 레이블인 하이퍼리언은 창립이래 제법 긴 시간을 독립 레이블의 모범으로 손꼽히는 음반사였습니다... 2025. 4. 21.
[음악]The Complete Wilhelm Furtwangler on Record (워너) 과거 음반을 많이 구입하던 시절에는 음반 관련 각종 행사 시에 제법 많은 양의 음반을 구입했고, 그것에 대해서는 블로그에도 몇 번 언급한 바 있습니다. (예시 1 / 예시 2 / 아래 사진 참고)하지만 늘어가는 음반을 쌓아놓을 곳도 부족해지고 음악감상의 상당 부분을 스트리밍 서비스에 의존하게 됨에 따라 음반을 구입하는 양도 현격하게 줄었고, 높은 환율로 해외 구매도 뜸하게 되어 이런저런 할인 행사에도 무신경하게 지내곤 했는데, 웹 서핑 중에 우연히 알라딘의 수입음반 연례 할인전이 마침 지금인 것을 알게 되어 눈요기나 할 겸 뒤지다가 오랜만에 할인행사에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음반은 국내명으로 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원제로는 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애호가들 입장에서.. 2025. 4. 15.
[음악]첫 음반, 첫 사랑 (3) - 베르디 <오텔로> (존 바비롤리 / EMI) 오래전에 다른 글을 통해 제가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된 사연에 대해서는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 제가 본격적으로 부모님의 지원으로 음반을 모으기 시작하기 전부터 집에 몇 종의 음반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들으시던 가요와 더불어 몇몇 클래식 / 재즈 원반이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먼저 제 눈길을 끌었던 것이 존 바비롤리가 지휘한 베르디의 오페라 전곡 음반이었는데, 오텔로로 분한 매크라켄을 등장시킨 표지도 인상적이었지만 오페라 전곡반 특유의 럭셔리한 포장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풀슬립 케이스 형태로 되어 내부에는 LP와 함께 책자가 들어 있고, 책자에는 출연진이나 프로덕션의 사진도 들어 있어서 이런 음반을 처음 접하는 제게는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여기서 잠깐! :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이고 우리말로는 라.. 2025. 3. 21.
[음악]모차르트 오페라 <이도메네오> [오페라에 대하여]모차르트의 오페라 는 호메로스의 에 나오는 유명한 영웅이자 크레타의 왕인 이도메네우스에 대한 전승을 다루고 있는 오페라입니다. 다만 호메로스의 나 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후대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전승을 다루고 있습니다. 트로이 전쟁 후 크레타로 귀환하는 과정의 후반부와 도착 후의 이야기인데, 베르길리우스의 에서는 이도메네우스가 선조들의 왕국인 크레타에서 추방되어 크레타의 해안들이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으며, 이를 기회삼아 아이네이스와 그 일행은 선조들의 나라인 크레타로 가자고 외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3권 122절 이하) 이도메네우스는 트로이에서의 귀환과정에서 신들에게 크레타에서 도착 후 처음 만나는 생물을 희생으로 바치겠다고 맹세했는데, 하필 그것이 마중 나온 아들이었고 그가 맹.. 2025. 3. 11.
[음악]첫 음반, 첫 사랑 (1) - 쇼팽 왈츠 모음집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 RCA) 인생사에서 첫 만남이 첫사랑이 되기도 힘들고, 첫사랑이 이루어지기도 힘들지만, 음반과의 인연은 의외로 첫 음반의 경험으로 어떤 곡이나 연주자를 좋아해서 그 취향이 이어지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이 시리즈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지만 이 시리즈를 통해 제가 처음 들은 음반 덕에 그 곡을 좋아하게 된 경험을 늘어놓을까 합니다. 제가 어떤 곡을 좋아하게 된 첫 음반이 아니라, 제가 그 곡을 들은 첫 음반이 동시에 그 곡을 좋아하게 한 음반인 경우에 한정하기에 제 음악감상의 연식 때문에 대부분은 LP 및 그 LP의 복각에 대한 소개가 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음반은 제가 쇼팽의 왈츠를 지금까지도 자주 듣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준 루빈스타인의 두 번째 녹음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음반은 1981년에 지구레.. 2024. 12. 27.
[음악]세르지우 첼리비다케 브루크너 교향곡 박스 (3~9번 외) 2024년 안톤 브루크너 탄생 200년을 기념하여 나온 음반들 중에 가장 회자되는 것은, 첫째가 브루크너의 음악이라고 할 때 첫 손에 꼽히는 비인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교향곡 전곡 박스로 줄리니, 카라얀, 마젤, 아바도 등의 지휘자가 녹음한 것을 묶은 음반일 것입니다. 나름 탐나는 구성이었는데 박스에 포함된 연주 중 좋아하는 지휘자들의 연주로는 이미 가지고 있는 음반이고, 음반 소비는 경제적 공간적 제약으로 수년 전부터 타이달에 의존하기로 한 터라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 회자되는 음반은 세르지우 첼리비다케의 브루크너 교향곡 등을 모은 박스인데, 2011년 발매된 기존 박스의 재발매이기는 하지만, SACD 하이브리드로 발매하면서 SACD레이어를 위한 리마스터링을 다시 했고 더구나 AI를 이용한 보정도.. 2024. 11. 29.
[음악]패키징이 호화로운 음반들 박스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음원이 다양한 패키징으로 나왔던 이야기를 했었던 김에 제가 가지고 있는 음반 중에 패키징이 고급스럽고 호화로왔던 음반 몇 종을 손에 잡히는 대로 소개할까 합니다. [그때 그 시절의 조금 더 나은 박스] 종이슬리브를 통해 원가절감을 하기 이전인 80~90년대 일반적인 박스는 적당한 두께의 아웃케이스에 담긴 주얼케이스에 음반을 담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중 아웃케이스의 종이질을 업그레이드하고 두껍게 하면 더 고급 버전이라 할 수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필립스에서 이란 이름으로 발매한 21장짜리 세트였습니다. 이 세트는 아래 사진처럼 21장을 몇 권으로 나누어 각각 두꺼운 종이 아웃케이스를 제공했죠. [책자형 음반 패키지] 뭔가 기념하거나 설명할 이야기가 많은 경우에 많이 쓰는 방법.. 2024. 11. 18.
[음악]예당 클래식스 100 (aka 러시아 클래식 100선) 예당 클래식스 100 박스(저는 최후의 염가버전으로 구입했습니다)를 구입한지 제법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체계적으로 듣지 않고 몇몇 음반들만 골라서 들은지라, 작년 말부터 시간을 내서 순서대로 100장의 음반을 모두 들어왔고 얼마전 끝을 본 김에 이 음반에 대해 몇가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만 없다면) 여행지로 쉽게 갈 수 있고 저도 곳곳을 여러 번 다녀왔지만, 소련 시절의 러시아는 그야말로 저편의 수수께끼의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그곳의 예술가들이 어쩌다 한 번씩 서방을 방문해 충격을 주면 신비로운 예술의 보고라는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음악 분야에서도 호로비츠, 리히테르, 레닌그라드 필하모니 등 그 사례가 많았죠. 물론 이렇게 계속해서 러시아의 숨겨진 보물 타.. 2024. 11. 14.
[미술]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출간물 PDF 서비스 소개 베스트셀러인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더 친숙해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는 공공기관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물론 상설전 무료관람에 때때로 기획전도 무료로 개방하는 국립 중앙박물관도 훌륭합니다만, 메트 미술관의 서비스는 한 차원을 넘어선 느낌입니다.첫째로 를 통해 50만점에 육박하는 미술관의 전시품 이미지를 퍼블릭 도메인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 이미지를 자유롭게 다운로드하거나 사용하거나 편집할 수도 있습니다.둘째로 1,700권에 이르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출판물을 PDF로 무료 다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다운 받을 수 있는 출판물에는 서적, 전시도록, 정간물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에반스와 윅솜이 편집한 같은 비잔.. 2024. 11. 8.
[음악]최근에 즐겨 들은 음반들 (2024년 11월) 재미 삼아 진행하는 음악 듣기 프로젝트들 덕에 그 프로젝트 외에 듣는 음반의 숫자가 현저히 줄은 관계로 이번에 소개할 음반은 많지가 않습니다. 첫 음반은 가을을 대표하는 노래인 (이런 멋진 한자어로 제목을 붙이던 시절이 있었다는 게 이제는 전설 속의 이야기처럼 여겨집니다)의 재즈 버전 때문에 가을이면 즐겨 듣게 되는 캐넌볼 애덜리(라고 쓰고 마일스 데이비스라고 읽는)의 입니다. (Autumn Leaves)을 재즈 버전으로 연주한 음반은 많지만 아마 캐넌볼 애덜리의 이 음반의 버전 보다 더 다채롭고, 풍요로운 연주를 들려주는 버전은 없을 듯합니다. 워낙 유명한 음반이고 블루노트를 대표하는 명반인지라 어떤 이야기를 해도 사족일 뿐이죠. 낮이라면 가을과 어울리는 따뜻한 커피 한잔, 밤이라면 은은한 조명과 함께.. 2024. 11. 7.
[미술]시모네타 베스푸치(Simonetta Vespucci)에 관련된 추억 슈베르트의 에 대한 글을 쓰면서 비더마이어 시대의 젊은 청년들만 에 울고 웃고 하지는 않았고 역사 이래 수 없이 많은 또는 이 있어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베르테르의 선배인 르네상스 시대의 보티첼리도 당대 최고의 미인인 시모네타 베스푸치에 대한 관념적 사랑을 불태웠고, 결국은 그녀의 발치에 묻히기를 희망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죠. 유명한 나 을 비롯한 많은 작품에 보티첼리가 이상화한 시모네타가 등장하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고요. 저도 어릴 적 악타이온과의 에피소드에 반해 보티첼리의 시모네타 보다 더한 인 아르테미스에 대한 사랑을 품었고 이라는 습작 단편까지 쓴 적이 있습니다. 현대의 젊은 가수나 배우들이 로 불리는 것도 이런 풍부한 역사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통일 겁니다. 아주 오래전이지만.. 2024. 10. 23.
[음악]모차르트 오페라 <미트리다테(Mitridate)>에 대한 이야기 (영상물 및 음반) [들어가는 말 - 불멸의 오페라 프로젝트] 전에 언급한 바 있지만, 캐나다로 이민 가는 동료의 책장 정리의 일환으로 박종호 선생의 1, 2권을 얻게 되었고, 내친 김에 그 책에 나온 오페라들을 체계적으로 들어보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도 관심이 없는 개인적인 프로젝트지만 꾸준히 진행해서 2015년 시작한 프로젝트가 이제는 2권 중반인 모차르트까지 도달했습니다. 이 와중에 는 3권이 나왔고, 그리고는 전권이 절판되어 언젠가는 새롭게 개정판을 내겠다는 박종호 선생의 호기로운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지지부진한 것 같지만, 제 게으름만을 탓할 수는 없는 것이 제 취미생활이 오페라 듣기만도 아닌지라 프로젝트에 투자할 시간이 만만치 않고, 오페라라는 것이 짧으면 두 시간, 길.. 2024.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