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lies, and stereotype8 에티켓, 매너 그리고 우아함 3년여 전에 어떤 대통령 후보가 열차에서 앞자리에 구둣발을 올리고 앉아 있는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은 일이 있는데, 구두를 신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공공장소인 기차 안에서라면 신발을 벗었더라도 문제라 할 수 있었고, 이후의 언행은 이 사건이 하나의 실수가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그간 삶을 살아본 결론에 의하면 이런 일이 한 번의 실수로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냥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는 게 제 경험입니다. 아무튼 공교롭게도 윤석열의 임기와 상당기간이 겹치는 직전 직장에서는 지방을 다닐 일이 거의 없었고, 지방을 가더라도 차량으로 이동하는 게 편한 곳 중심으로 다녔던지라 열차를 탈 기회도 별로 없었는데, 이번 직장은 지방으로 다녀야 할 일이 가끔 있고 또 고속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한 곳.. 2025. 7. 7. 갤럽, 그리고 여론조사의 함정 대학에서 전공필수 과목 중의 하나로 과 함께 을 배웠는데, 올바른 사회조사를 위해 고려하거나 피해야 할 것들을 배우면서 중요한 사례의 하나로 배우는 것이 (우리나라의 한국 갤럽과는 전혀 상관없는 회사지만 이름이 같은) 갤럽이 사회조사와 관련해서 유명해진 1936년 미국 대통령선거 여론조사입니다. 워낙 유명한 사례지만 다시 언급하자면, 당시 미국에서 가장 큰 여론조사 기관이던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1000만 명의 여론 조사를 통해 20%가 넘는 응답자를 가지고 공화당 후보였던 랜던이 민주당 후보였던 루즈벨트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된다고 예측했고, 반면 당시 신생 소규모 조사기관이던 갤럽은 5만 명의 응답자로 전혀 반대인 루즈벨트의 압승을 예측했습니다. 대선 결과는 갤럽의 예측대로 루즈벨트의 압승이었는데,.. 2025. 1. 23. 사회적 글쓰기라기 보다는 사회적 잡담 와이프가 요즘 미술 활동 + 감상을 넘어 감상을 위한 인문학적 배경지식의 탐구를 열심히 하더니 (지난 부처님 오신 날에는 예전이라면 와이프가 관심을 가질 리 없던 토마스 쿤의 에 대해서 한 시간가량 저와 토의를 했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글쓰기, 특히 사회적 글쓰기의 영역 진출을 위한 강의를 신청해 듣고 있습니다. 사회적 글쓰기에 대해 어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난 여파로 저도 사회적 글쓰기라기보다는 사회적 잡담을 몇 줄 블로그에 올려볼까 합니다.부동산 가격 폭등과 부동산 정책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 그리고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다들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그로인한 부동산 가격 폭등을 손꼽고 있습니다. 이 시국에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어떤 정책이 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2021. 5. 21. 시간 여행자는 펭귄 텀블러로 커피를 마시며 <21세기 자본>을 읽는다 특정한 이유 때문에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활용하는데,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블로그에 적당하지 않거나 해서 올리지 않았던 글들 중 백업 용도로 몇개를 올립니다. 시간여행 패러독스의 양자론적 해결 의 기사를 보면 소위말하는 시간여행 패러독스 ㅡ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내 할어버지를 죽인다면 그 시간 여행을 한 내가 존재할 수 있는가 ㅡ 의 이론적 해결 방법 중 하나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험되고 검증되었다고 한다. 이론 물리학자 David Deutsch의 가설은 양자(quantum)역학의 확률적 성격을 이용한 것인데, 풀어서 설명하면 내가 할아버지를 죽일 확률을 1/2로 가지고 태어났다면 과거의 할아버지는 나의 살해 위험으로 부터 살아남을 확률이 1/2이고 이러면 통계적으로는 패라독스가 없다는 것.. 2014. 9. 3. 노란 리본 속에서 <햄릿>의 한구절 셰익스피어의 에 보면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우울한 표정의 햄릿을 보며 왕비의 죽음은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것아니겠냐는 말에 햄릿 역시 죽음이라는 것은 일상다반사라고 답하자, 왕비는 "그런데 왜 그리 너만 유별나 보이냐"고 묻자 햄릿은 아래와 같이 말한다. '보인다'고요 어머니? 아뇨, 유별난 것이 맞습니다. 저는 어떤 것처럼 보이기를 할 줄 모릅니다. 어머니, 검게 염색한 외투나, 의례적으로 입는 검은 상복이나, 억지로 뿜어내는 함숨이나, 눈에서 강물처럼 넘쳐 흐르는 눈물이나, 실의에 빠진듯한 듯한 표정이나, 슬픔을 표현하는 격식이나, 외양 같은 이런 모든 것들은 제 심정을 진정으로 나타내지 못합니다. 이렇게 다들 꾸며 낼 수 있는 것들이야 말로 그럴듯해 '보이는' 것들이지요. 하지만 제 속에는 보.. 2014. 4. 24. 두 가지 사건, 그리고 두 그림 지난주까지 개인적으로 힘든일이 있었다. 다행히 최악은 면했는데, 어제, 그리고 오늘 진도 앞바다 상황을 보면서 힘들었던 시기에 떠올렸던 그림 두장이 오버랩 된다. 첫번째 그림은 Bruegel의 인데, 이카루스에게는 개인적인 비극이자 인류사적으로도 처음으로 하늘을 날다 추락한 신화적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그 비극의 역사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농부도, 목동도, 낚시꾼도 모두 자기 생업에 열심히 종사하고 있다. 추락한 이카루스는 구석에 조금 보일 뿐이다. 풍경은 여전히 평화롭고 목가적이다. 이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 아니겠나. 두번째 그림은 Yaroshenko의 인데 시베리아로 가는 죄수호송열차가 잠깐 정차한 동안 아이가 비둘기에게 빵을 주고 있다. 아마 가족 모두 춥고 배고플 것이고 앞으로 더 큰 배고.. 2014. 4. 17. 블로그... 점점 블로그도 시들해진다. 처음에는 그냥 블로그라는게 유행해서, 그리고는 그래도 누군가에게 어떤 정보도 제공하고 그냥 내 생각을 정리 할 생각으로 계속한 일인데 누군가 미지의 읽는 사람을 의식하고 글을 쓴다는 게 점점 힘들어짐과 동시에 그 누군가 중 최소한 몇몇은 내가 (표면적이고 온라인적이라도) 아는 사람들이었는데 이제 다들 떠나 버렸다는게 힘들게 한다. 결국은 나 혼자 떠드는데 막상 그 떠드는 내용은 개인적인 사유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그 청취자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건 정말 헛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 사유를 위한 글이라면 "공개"로 글을 쓸 이유가 없지 않는가!) 물론 아직도 하루 300명 이상, 때로는 거의 5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방문한다. 물론 얼마나 많은 검색.. 2014. 1. 7. 교장 선생님 나빠요!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유창한 불어로 연설했다고 모든 “국내” 언론이 대서특필 했다. 그런데 어느 언론도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았고 국민들도 내용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에서 단신으로 어떤 내용을 이야기 했는지 기사화 한 뒤에야 뒤늦게 몇몇 신문에 다루어 진 정도지. 그런데 왜 내용에 관심이 없을까? 기자들이야 내용의 심각성을 고려해서 (우리나라는 모든 언론이 진시황 병마용 병사들 얼굴 구분하기 보다 힘들 정도로 차별성이 없기는 해도 언론 검열 따위는 없는 나라기는 하지만) 알아서 검열 했다고 하더라도, 기자들이 쓴 거기까지만 생각하고 내용이 뭔지 관심 없는 국민은 뭘까? 서구는 어떤 대기업 CEO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의 내용까지 경제기자들이 분석하고 그로부터 그 기업의 향후 전략 기조를 .. 2013. 11.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