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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댜길레프의 제국 - 발레 뤼스는 어떻게 세계를 사로잡았나 (루퍼트 크리스천슨 지음 / 에포크) 위대한 춤은 허공을 가로질러 공간을 조각한 뒤 향수처럼 차츰 사라진다. 창시자가 떠나고 나면 짧고 불확실한 생이 남는다. 안무는 시나 그림 같은 영원한 힘을 거의 갖지 못한다. 카메라는 안무를 그저 이차원으로 납작하게 만든다. 춤의 외형적 움직임은 비디오와 기보법을 통해 전달될 수 있지만 춤의 영혼은 그럴 수가 없다. 피부밑에서 이뤄지는 미세한 동작과 의미를 추적하는 일은 안무가 본인이나 그와 함께 일한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그러나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기억이 다른 것을 더하거나 빼기도 하고, 단지 잘못 기억해서 원형을 바꾼다. 다른 물체나 감각과 맞아떨어지도록 귀퉁이가 잘리고, 뉘앙스가 흐릿해지고, 모서리가 뭉툭해지고, 움직임은 진화해 다른 어떤 것이 된다. 기억은 생명체다. 우리는 우리 선조들과 다.. 2025. 4. 14.
[오디오]코드 큐티스트 거치대 많은 취미의 영역이 그렇지만 특히 오디오의 세계는 다양한 눈팅과 호갱으로 넘칩니다. 이더넷 케이블 1.5미터가 5백만 원 가까운 가격이 붙어 있기도 하고, 디지털 세계의 각종 노이즈는 엑셀 파일 전송이나 계산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지만 (아니면 정부의 각종 보고 자료는 노이즈로 인한 왜곡된 결과 제대로된 예측을 못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유독 음질에는 영향을 주기도 하죠. 이런 음질 저하를 위해서 때로는 우주선에도 적용되지 않을 것 같은 각종 이 동원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 첨단기술의 대가는 엄청난 가격이죠. 얼마 전 소개한 코드 큐티스트는 동형의 제짝 시리즈로 헤드폰/스피커 겸용 앰프인 애니(Anni)와 포노스테이지인 휴이(Huei)라는 제품이 나와 있고, 이 제품들을 예쁘게 쌓아놓기 위한 제짝 거치대도.. 2025. 4. 4.
오늘의 그림 - 2025.04.04 Chat GPT 작품 - GPT가 저보다 똑똑한지, 다양한 제한 사항으로 이 정도 이미지가 무료 버전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한계네요.^^ 2025. 4. 4.
[독서]취향에 따라 흥미로울 수도 있는 책 몇권 소개 - <폼페이, 사라진 로마 도시의 화려한 일상>, <차·향·꽃의 문화사>, <대명제국의 도시생활> 근래에 읽은 책 몇 권에 대한 짧은 소개입니다. 우연찮게 모두 글항아리 출판사에서 발간된 책인데, 딱히 출판사와 연관이 있거나 일부러 골라서 읽고 평을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만, 뭔가 글항아리에서 출간하는 책이 제 취향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반증이기는 하겠습니다.   (메리 비어드 지음 / 글항아리) 제 이탈리아 여행의 남방 한계선은 로마였기에 폼페이를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폼페이의 모습은 어린 시절에 본 영화 (1959), (2014), 그리고 이런저런 다큐와 로버트 해리스의 소설 를 통해 형성된 것입니다. 2014년 영화가 당초 계획대로 로버트 해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로만 폴란스키가 감독했다면 아마도 제대로 된 폼페이에 대한 영화가 되었을 터이지만, 감독의 사정으로 .. 2025. 3. 31.
[영화]여배우 때문에 좋아한 영화들 지금 와서 봤다면 시시하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처음 보았던 시점 때문에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꾸준히 다시 보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수많은 비난이 쏟아질지 모르지만 같은 영화가 그렇습니다. 한편, 배우 때문에 어떤 영화를 각별히 좋아하거나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그 작품성에 상관없이 다시 보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은 여배우 때문에 제게 개인적으로 특별한 영화를 몇 편 소개할까 합니다. [터미널 스피드 (Terminal Velocity) / 1994] 나스타샤 킨스키의 영화로 그녀가 아름답게 나온 영화로는 , 이나 작품성도 좋은 같은 영화도 있지만 그 시절보다 30대의 성숙한 아름다움을 보여준 를 저는 더 좋아합니다. 더구나 KGB요원이라니 얼마나 멋집니까! 물리.. 2025. 3. 24.
[음악]첫 음반, 첫 사랑 (3) - 베르디 <오텔로> (존 바비롤리 / EMI) 오래전에 다른 글을 통해 제가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된 사연에 대해서는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 제가 본격적으로 부모님의 지원으로 음반을 모으기 시작하기 전부터 집에 몇 종의 음반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들으시던 가요와 더불어 몇몇 클래식 / 재즈 원반이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먼저 제 눈길을 끌었던 것이 존 바비롤리가 지휘한 베르디의 오페라 전곡 음반이었는데, 오텔로로 분한 매크라켄을 등장시킨 표지도 인상적이었지만 오페라 전곡반 특유의 럭셔리한 포장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풀슬립 케이스 형태로 되어 내부에는 LP와 함께 책자가 들어 있고, 책자에는 출연진이나 프로덕션의 사진도 들어 있어서 이런 음반을 처음 접하는 제게는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여기서 잠깐! :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이고 우리말로는 라.. 2025. 3. 21.
[게임]아즈텍(Aztec) 어떤 분이 무시무시한 연식을 또 이야기하시겠지만, 지금도 가끔 즐기는 게임에 아즈텍(Aztec)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80년대 가정용 컴퓨터 붐 속에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팔던 Apple II+ 복제품을 가지고 놀다가 큰 마음먹고 디스크 드라이브를 구입했습니다. 당시 대세는 마치 LP플레이어처럼 일본 나쇼날의 벨트 드라이브 방식이 대세였지만, 아수카 같은 곳에서 내놓은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이 그 아성에 도전하던 시기였는데, 저는 조용함이 마음에 들어 아수카의 드라이브를 구입했습니다. 당시야 (회사에서 디스크를 사용하신 분들이라면 친숙할 2HD 방식 보다 전 세대인) 1SDD 방식이 최신이던 시절이지만, 최신 게임도 주로 한 장이면 되었고, 단순한 게임이라면 한 장에 몇 가지가 들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 2025. 3. 20.
[오디오]하이파이맨 HE1000se 평판형 헤드폰 점점 스피커를 통한 음악 감상보다는 헤드폰을 이용한 감상에 치중하게 되어 아예 헤드폰 중심으로 오디오 시스템을 바꾸어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헤드폰을 이용한 음악 감상은 주변의 소음이 문제 될 때는 밀폐형인 포칼 래디언스를 사용하고, 밤에 혼자 음악을 들을 때는 주로 오픈형인 베이어다이내믹의 DT 880을 병행 사용했습니다. 두 헤드폰 모두 큰 불만은 없었지만, 소소한 불만은 있었는데, 래디언스는 밀폐형 특유의 개방적이지 않은 소리의 특성이, DT 880은 조금 떨어지는 해상력과 펀치감이 아쉬웠습니다. 제대로 된 음악 감상은 어쩔 수 없이 야간에 혼자 듣는 순간에 이루어진다고 할 때 오픈형 헤드폰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었죠. 포칼의 .. 2025. 3. 17.
직장 생활을 하며 겪었던 사람들 "이 포스팅에 등장하는 인물, 이름, 사건, 조직 등은 모두 허구이며, 실제 인물, 사건, 조직과  유사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입니다."  저는 어지간하면 이런저런 직원들, 상사들과 잘 지내는 편입니다. 성격이 괴팍하거나, 무능력하고 책임을 회피해도 그냥 제가 일하고 책임지고 결정하면서 지내왔습니다. 큰 틀의 보고를 원하면 그렇게 보고하고, 자잘한 내용까지 원한다면 또 그리했습니다. 올라온 기안의 내용이 부족해서 수차례 지침을 주어도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으면 제가 직접 수정하고 편집해서 결재하면 그만이었습니다. 다만, 꼴통, 무능력자, 무책임자, 정신병자와 일하는 건 문제없었지만 근본적으로 과는 일하지 못하고 부서를 떠나거나 회사를 떠나곤 했습니다. 제가 말하는 나쁜 사람은 성.. 2025. 3. 13.
[음악]모차르트 오페라 <이도메네오> [오페라에 대하여]모차르트의 오페라 는 호메로스의 에 나오는 유명한 영웅이자 크레타의 왕인 이도메네우스에 대한 전승을 다루고 있는 오페라입니다. 다만 호메로스의 나 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후대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전승을 다루고 있습니다. 트로이 전쟁 후 크레타로 귀환하는 과정의 후반부와 도착 후의 이야기인데, 베르길리우스의 에서는 이도메네우스가 선조들의 왕국인 크레타에서 추방되어 크레타의 해안들이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으며, 이를 기회삼아 아이네이스와 그 일행은 선조들의 나라인 크레타로 가자고 외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3권 122절 이하) 이도메네우스는 트로이에서의 귀환과정에서 신들에게 크레타에서 도착 후 처음 만나는 생물을 희생으로 바치겠다고 맹세했는데, 하필 그것이 마중 나온 아들이었고 그가 맹.. 2025. 3. 11.
교보문고/핫트랙스 유감 저는 교보문고를 매우 좋아합니다. 우선적으로 그간의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비록 한 달에 한번 갈까 말까 하지만) 너무나 고마운 일입니다. 그래서 알라딘과 비교하는 글에서도 대략적으로 교보문고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일을 몇 번 경험한 바, 약간의 불만을 늘어놓을까 합니다. 국내 수입음반 시장은 초도 수입물량이 소진되면 재수입이 될 확률은 매우 낮으며 결국은 해외 구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수입사/음반매장은 수요의 예측과 수입의 안정성을 위해 이런저런 경로로 중요한 음반의 예약판매를 실제 발매일 보다 상당시일 앞서 진행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기존 보유 음반의 감상에 주력하는지라 근자에는 이런 예약구매에 참여.. 2025. 3. 7.
[영화]OTT로 본 영화/시리즈 몇 편에 대한 간략한 소감 이런저런 OTT로 영화와 TV시리즈를 보고 있음에도 블로그에는 거의 올리지 않고 있는 것 같아 근래에 OTT를 통해 본 영화/시리즈 몇 편에 대한 간략한 소감을 정리할까 합니다. 선별의 기준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같은 딱히 올릴 필요가 없을 듯한 작품을 제외하고 생각나는 대로 몇 편을 골라본 것뿐입니다. 짧은 글이라 뭉뚱그려 표현되어 있지만 제법 많은 양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홈랜드] 007이나 제이슨 본으로 대표되는 몸빵형 스파이와는 전혀 다른, 안전하게 사무실에 앉아 정보분석을 주 업무로 하는 스파이에 대한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신문이나 이메일이나 뒤지고, 댓글 공작만 해서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수 없으니 주인공은 끊임없이 다양한 육체적/정신적/도덕적 위험에 처합니다. 타고난 정신질환 덕.. 2025.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