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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한과 정(Hahn & Chung)

by 만술[ME] 2011. 2. 22.
제목을 쓰고 보니 恨과 情 같이 느껴지지만 오늘 배송된 힐러리 한(Hilary Hahn)과 정경화의 신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힐러리 한의 음반은 신보가 맞지만 정경화의 경우는 리마스터링되어 발매된 것이니 엄격하게는 신보가 아닐 수도 있긴 하군요.^^



우선 힐러리 한의 음반은 그녀의 차이콥스키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녀에게 헌정된 제니퍼 힉던(Jennifer Higdon)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구입의 포인트였습니다. 처음 음반의 발매 예정 소식을 DG싸이트에서 접하고 샘플을 들어보니 그야말로 한을 위해 만들어진 곡인양 그녀의 연주스타일에 어울리는 곡이더군요. 힐러리 한은 힉던의 바협의 작곡에 직접 영향을 주었고, 지난 2년여 동안 연주해오기도 했습니다. 힐러리 한은 커티스에서의 인연을 그녀의 음악생활 곳곳에 반영하고 있던데, 이번 힉던 바협도 커티스에서 시작된 것이고, 커티스도 후원을 했더군요.

차이콥스키의 경우 우리가 흔히 듣는 아우어(Auer)류의 버전이 아닌 오리지날 버전입니다. 잘 아는 스토리지만(아마 음반 내지에 이런 내용 없는 차이콥스키 바협은 없을듯^^) 차이콥스키는 이곡을 아우어에게 헌정했는데 (아마 상업적 이유가 가장 클 것입니다) 아우어는 연주 불가능한 곡이라며 연주를 거절했죠. 이후 아우어는 차이콥스키 협주곡에 조금 더 비르투오적인 색채를 입히고, 일부(특히 3악장)를 잘라내어 자신의 버전으로 연주했고, 하이페츠를 비롯하여 그의 제자들은 이 버전을 연주했고, 이후에도 이 버전에 기반을 둔 연주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뭐 러시아 곡에 있어 쟁쟁한 아우어의 제자들을 무시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을테니 당연한 일이겠죠.

물론 아우어 버전과는 좀 많이 다른 버전들도 있습니다. 오이스트라흐의 경우는 거의 오리지날에 가까운 판본으로 연주했고, 라빈(Rabin)이나 밀스타인(Milstein)의 경우는 3악장은 아우어의 삭제를 차용했지만 1악장은 아우어의 손질을 겉어내고 연주했죠. 힐러리 한은 어느정도 "오리지날"인지는 모르지만 3악장의 삭제된 부분도 살려서 연주했습니다. 물론 어떤 판본이 더 우수한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언젠가 힐러리 한이 카바코스(Kavakos)가 BIS레이블에서 시벨리우스 협주곡으로 했던 것처럼 수정본과 오리지널 본을 함께 들을 수 있도록 아우어 버전을 녹음 했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정경화의 "Con Amore" 앨범은 LP시절을 보낸 애호가들이라면 그야말로 추억의 음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 성음의 라이센스라도 한장 꼭 가지고 있겠죠. 이 추억의 음반이 오리지널즈 시리즈로 재발매 되었습니다. 클라이슬러, 차이콥스키, 폴디니 등의 소품을 필립 몰(Philip Moll)의 피아노와 함께 한 음반인데 이런 종류의 모음집으로는 두말할 필요 없는 must have 아이템이죠^^. 다만 재발매인데도 추가적인 커플링이 없이 달랑 60분의 음원만 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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