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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말러 교향곡 6번 - 헤르만 쉐르헨 (Mahler Symphony No. 6 - Hermann Scherchen)

by 만술[ME] 2009. 2. 12.
요즘은 말러 교향곡을 별로 듣지는 않지만 제법 듣던 시절에도 제 취향은 좀 독특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교향곡들중 선호하는 곡들도 일반적인 기준과는 다르고 좋아하는 음반도 국내는 물론 해외 애호가들의 선택과도 다르기 때문이죠.

우선 저는 말러의 교향곡들중에 6번을 가장 좋아하고 그 뒤로 9번, 1번 정도를 좋아합니다. 아울러 그 뒤는 성악이 빠져 있는 나머지 교향곡들, 그리고 나서야 성악이 함께 한 교향곡들이죠. 반면 말러의 관현악과 함께 한 가곡들은 즐겨 듣는 좀 이상한 취향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반도 독특해서 6번 교향곡의 경우는 헤르만 쉐르헨(Hermann Scherchen)의 실황녹음을 가장 즐겨 듣습니다. 쉐르헨이 본격적으로 발굴(?)되는데는 복각전문 레이블인 타라(Tahra)의 공헌이 큰데 레이블의 태생을 생각하면 전혀 놀랄일도 아니죠.^^ 제가 소개해 드리는 라이프찌히의 60년 실황음반도 타라에서 나왔죠.


쉐르헨의 말러 역시 그의 다른 연주들 처럼 매우 파격적입니다. (쉐르헨의 베토벤 해석은 길렌의 베토벤에 와서 그 정점을 이루었다 할 수 있죠) 그야말로 초스피드 광랜으로 질주하는 "비극"을 만들어 내고 있죠. 제가 좋아하는 또 다른 말러 지휘자중 하나인 길렌과 비교하는 것도 재미 있습니다. 거의 폭력적이라 할 정도로 순식간에 6번 교향곡을 "해치워" 버리는데 놀랍게도 이 해석이 제법 설득력이 있고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일단 반복구는 모두 번거로울 뿐이라는 듯 생략했을 뿐 아니고 일부는 악보 자체에 손을 대기도 했으며, 일반적인 연주와는 다르게 2악장과 3악장의 순서를 바꾸어 연주했습니다. 이런 악장 바꾸기는 제가 좋아하는 또한명의 말러 지휘자인 바비롤리와 요즘 지휘자로는 래틀이 녹음을 남긴 바 있죠.

당시 말러에 익숙치 않았을 라이프찌히 방송 교향악단은 요즘 들을 수 있는 세련된 음향을 들려주지는 못하지만 쉐르헨의 스피드를 잘 따라 갑니다. 아마 이 익숙치 못한 악단과의 "한판"을 짧게 끝내기 위해 반복구도 생략하고 그리도 밀어부치는 스피드를 택했는지도 모르죠. 이 광포한 스피드와 음향의 향연 속에서도 쉐르헨은 통제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놀라운 스피드 속에서도 긴장과 함께 여유까지 보여줍니다. 녹음이 요즘 같이 좋을 수는 없지만 이 열기와 광기를 보여주는데는 부족함이 없구요.

발매 당시 이 음반은 4 for 2로 발매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지금은 중고가로 $120나 하는군요. (아마존 링크 참조) 혹시 말러 교향곡을 좋아하시면서 아직 못들어 보셨다면 한번 들어보실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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