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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 F&B

[F&B]Tignanello (티냐넬로) 2001년산

by 만술[ME] 2008. 1. 2.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혜원이네와 크리스마티 파티를 했습니다. 식재료는 공동구매하여 혜원이네서 와이프들이 조리를 하였고, 저는 초대는 아니지만 방문하는 입장에서 와인을 준비했죠. 요리는 오리엔탈 큐진으로 월남쌈, 태국식 볶음 국수, 그린커리 였습니다. 다음날 아침은 시원한 베트남 쌀국수였구요.

이날 제가 준비한 와인은 티냐넬로(Tignanello) 2001년산이었습니다. 아마 요즘 판매되는 것은 2003년이 대부분인데 이 녀석은 제가 나름대로 아껴 두었던 와인이죠. 사실 직장인이 이 정도 와인을 늘 마심다는게 쉽지는 않고 이렇게 파티거나 특별한 동기가 부여되어야 마실 수 있죠.


티냐넬로는 이탈리아 와이너리중 아마 가장 유명하리라 생각되는 안티노리사의 대표 와인중 하나입니다. 흔히 수퍼 토스카나 와인이라 불리는데 프랑스의 AOC 등급과 같이 이탈리아도 DOC 등급이 있는데, 이 등급은 프랑스 처럼 지역과 품종에 따라 얼마나 "규칙"을 잘 지켰냐에 의해 부여됩니다. 따라서 솔직히 말하자면 반드시 맛도 좋거나 품질도 뛰어나다고만 할 수는 없죠.티냐넬로는 이런 이탈리아의 DOC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 이탈리아의 토종 품종인 산지오베제에 까베르네 쇼비뇽 같은 다른 품종의 포도를 적절히 배합해서 만들어 냈습니다. 따라서 등급으로 따지자면 IGT 등급에 불과하죠.

헌데, 이렇게 규정을 살짝 어기면서 맛과 품질을 한층 높혔고, 가격도 높아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독특한 스타일의 와인들을 수퍼 토스카나라 부르게 되었죠. 즉, 토스카나의 와인이되 토스카나 스타일에 국한되지는 않고 맛과 품질은 엄청 좋아졌다는 뜻이죠.
 
사실 티냐넬로는 이런 수퍼 토스카나 와인의 원조라 할 수 있습니다. (좀 저렴한 스타일은 제 블로그에서 다룬 빌라 안티노리 레드와인이 있습니다) 개성 있고 적절한 바디감이 있으면서도 혀에 부드럽게 감기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비싼 와인이지만 따는 시기를 가리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처음과 파티 끝의 맛에 약간 차이는 있지만 특별한 디캔팅 없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더군요.

한때 티냐넬로는 요즘 언론에 많이 등장하는 S그룹의 L회장이 사장단인가 임원진인가에게 선물했다고 해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2006년에는 판매금액으로 국내 와인판매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날 평가는 약간 스위트한 계열을 좋아하는 혜원 아빠 엄마는 그냥 그랬던 것 같고, 저나 저희 와이프는 무척 좋았습니다. 특히 와이프가 좋아하더군요. (와이프는 빌라 안티노리도 좋아하는 것을 보면 이쪽 취향인가 봅니다.) 아들 시우도 투정부리면서 마시겠다고 해서 테이스팅의 기회를 주었는데 한모금 마시더니 더 마시겠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아무튼 좋은 사람들 끼리 모여 좋은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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