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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 F&B

[F&B]와인 디캔팅 수업

by 만술[ME] 2007. 4. 13.
요즘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7시30분에서 10시까지 와인을 공부하고 있는데 어제는 국내 소믈리에 1호로 유명하고 각종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신 서한정 선생님의 강의로 테이블 매너와 차림, 그리고 티캔팅 수업을 받았습니다.


디캔팅의 시초는 옛날 포트와인의 침전물을 걸러내기 위해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고급 빈티지 와인의 침전물을 걸러내거나 아직 숙성이 덜 된 와인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에어레이션을 위해 사용됩니다. 에어레이션은 병속에 갖혀 있던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와인의 종류에 따라 시간이 달라지겠죠) 거친맛이 순화되고 더 풍부한 향과 맛을 갖추게 되도록 하는 것이죠.

취미생활로서의 디캔팅이 아닌 소믈리에로서의 디캔팅을 배웠는데 막상 여러사람들 앞에서 와인을 준비하고 디캔팅을 위해 필요한 물품을 배치하고 병을 따서 테이스팅을 위한 디캔팅을 하는 등의 과정이 쉽지는 않더군요. 서한정 선생께서 "소믈리에"를 정의하면서 소믈리에 과정을 이수한 것은 기본적인 필요조건을 마쳤다는 의미일 뿐이며, 아무리 와인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해도 현업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사람은 소믈리에라고 부를 수 없다고 한 말이 이해가 됬습니다. 와인에 대해 이론적으로 많이 알고, 맛과 향을 정확히 구별하고, 어떤 때 어떤 와인을 마셔야 하는지 알며, 소믈리에 과정을 이수했다고 해도 경험이 없으면 막상 고객앞에서 가장 기본적인 디캔팅 조차 하기 힘들 거란게 현실이죠.

디캔팅은 우선 와인을 주문받고, 그 와인을 가져와서 확인 받고, 디캔팅 도구를 가져와서 테이블에 배치하는 과정부터 시작합니다. 이때 와인이 절대로 흔들리게 해서는 안되죠. 만약 흔들린다면 침전물이 흩어져 버리기에 와인이 혼탁해져 디캔팅 할 이유가 없어지니까요.

준비가 되었으면 와인스크류로 일단 코르크를 제거합니다. 이때 소리가 가능한 작게 나야하며 압력으로 와인이 밖으로 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와인을 딴 뒤에는 소믈리에가 코르크를 확인하고 스크류에서 분리한 뒤 작은 접시를 이용해 호스트의 오른쪽 앞에 놓아서 확인 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는 가법게 병입구를 냅킨으로 닦아준뒤 소주한잔 분량의 와인을 조심스럽게 디캔터에 따릅니다. 따른 뒤에는 혹시모를 불순물 제거를 겸 해서 디캔터에서 와인을 회전시켜 와인이 고르게 벽에 뭍게 한 뒤 준비해준 자신의 잔에 따릅니다. (로마네 꽁띠 정도라면 좀 더 많이 따르는게 좋겠죠^^)

테이스팅을 한 뒤, 이상이 없으면 준비된 초에 불을 붙이고 병을 들어 와인을 본격적으로 디캔터에 따릅니다. 촛불을 이용해 따르는 와인에 침전물이 흘러들어가기 직전에 멈춥니다. 병을 내려 놓고 호스트에게 와인을 테이스팅 하게 하고, 이상이 없으면 서빙을 합니다. 그리고는 촛불을 조심스럽게 끈 뒤 디캔터와 와인병, 그리고 코르크를 놓아두고 나머지는 수거해 갑니다.

보기에 쉬워 보이는 이 과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병을 흔들지 않고 와인병의 실링이나 코르크를 제거하는게 쉽지도 않고 디캔팅 하면서 흘리지 않는 것도 쉽지 않고요. 여기에 멋진 자세까지 갖추려면 한참 훈련을 해야 겠죠.

일반적으로 집에서 마시는 와인들은 젊은 와인들이며, 고급이나 중급 이상의와인이라 해도 보통은 아직 충분히 숙성이 안된 상태에서 마시게 되므로 디캔팅을 위해서는 아니더라도 에어레이션을 위해서는 디캔터가 필요할 듯합니다. 에어레이션을 잘 하면 확실히 부드러워 지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이제 집에서도 디캔팅 해서 마셔봐야 겠습니다.

MF[ME]

*사진은 슈피겔라우 오센티스 디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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