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지막날 이사를 하고 평소 생각해 왔던 아이템들을 하나하나 질러가고 있는데, 그 지름 아이템중 하나가 에스쁘레소 머신이었습니다. 무려 4~5년전부터 꼭 질러야지 했던 아이템이죠. 하루 열잔 이상은 꼭 드셨던 어머님의 영향으로 커피를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좋아하고, 숨어 있는 에스쁘레소 맛있는 집을 찾아내 추천할 정도로 어느정도 커피에 대한 취향도 가지고 있기에 머신 하나쯤 집에 두고 쓰고파 했었죠.
문제는와이프는 커피는 즐기지 않고, 차를 즐기는 타입이라 결혼전이나 결혼후나 둘이 함께 할때는 늘 홍차나 녹차를 마시곤 했습니다. 비싼 가격에 홍차용, 녹차용, 커피용을 구분해서 티셑을구비하기도 했구요. 제 스스로도 제법 홍차는 잘 우려내며, 로열밀크티 정도도 웬만한 티전문점 수준은 된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와이프 입맛을 맞추면 되니까 그렇게 자부하는거지만...^^)
허나... 커피에 대한 미련, 특히 뽀대나는 가찌아(Gaggia)의 머신 세트정도를 한켠에 두고 늘 맛난 에스쁘레소를 마시고, 지인들이 놀러오면 자랑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머리를 떠나지 않았었죠. 아무리 지름신에 약한 저라고 해도 명분없는 소비는 할 수 없고,가격이 한두푼도 아니니집들이 선물로 누군가에게 기짜아 머신 세트 들고 오라고 할 수는 없고 결국은 중용의길이자 가화만사성의 길을 택했으니 모카포트 또는 까페띠에라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가정용" 에스쁘레소 장비를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모카포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관련글 참조)
*주의!!! : 아래 이미지는 모두 까페뮤제오(www.caffemuseo.co.kr)에서 가져왔으며 모든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고, 이 포스트에서는 제가 제품사진을 찍을 시간이 없는 관계로 편의상 이용했습니다. 문제가 되면 삭제하고 반성하겠습니다.
제가 마련한 모카포트는 이탈리아 비알레띠사의 대표적 모카포트인 (크레마가 형성되는 모카포트로 유명하죠) 브리카 2인용입니다. 더 큰 브리카도 있지만 2인용의 의미가 2인까지가 아니고, 4인용의 의미가 4인까지가 아닌"정확히 4명을 위한"의 의미기 때문에 주로 혼자 또는 잘해야 와이프와 마실 것을 생각해서 2인용으로 구했습니다.
모카포트의 모양은 보시는 것처럼 긴 주전자처럼 생겼는데, 위와 아래가 분리되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원리는 압력밥솥을 생각하시면 될 듯하네요. 중간 부분에 에스쁘레소용 커피를 넣고, 아랫쪽에는 지정한양의 물을 넣은 뒤 위와 아래를 단단히 결합한 뒤 불로 가열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아랫쪽의 물이 끓게 되는데, 압력솥의 원리로적정 기압이 될때까지 윗부분으로 물이 올라가지 않다가 순식간에 끓어 넘치면서 커피를 통과하고 추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에스쁘레소의 추출방법이죠.
몸통은 알미늄 재질로 되어 있고, 뚜껑에는 투명창이 달려 있어 추출과정을 살짝 엿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인 만듬새는 이탈리아 제품답게(?) 좀 엉성한 면도 있어 사진과 같은 뽀대는 좀 덜합니다만, 이런 제품의 특징이 지속적으로 커피향이 찌들면서 뭔가 엔틱한 맛이 풍기는게 더 아날로그적 추출법에 의한 커피맛과 풍미를 더해주는 것이기에 만듬새에 대해서 별 불만은 없습니다. 오래 쓸 수 있으면 그만이죠.
이 부분이 커피가 추출되어 윗부분으로 올라오는 통로죠. 옛날 소개팅자리에서 상대편 여성의 호감을 이끌고 대화를 주도하기 위해 제가 주로 사용했던 사이펀식 커피추출과 원리는 같은데, 일반적인 압력이 아닌 고압을 이용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까페뮤제오에서 함께 넣어주신 청소용 커피로 브리카를 청소한 뒤 좀 늦은 밤이었지만 와이프와 테이스팅을 했습니다. (친절하게 시음용 커피까지 보내주셨더군요) 에스쁘레소 = 쓰고 진하고 맛없는 커피라는 (일반인들이 흔히 갖게되는) 잘못된 등식에 빠져있던 와이프도 한방에 일반 커피는 별로여도 에스쁘레소는 맛있고 좋다는 평가를 하게 되네요. (설탕트릭을 좀 사용하긴 했습니다^^) 좀더 연습하면 더 멋진 황금색 크레마도 만들 수 있겠고, 라떼아트로 이벤트도 해줄 수 있겠죠.^^
비록 주전자의 개념으로 보면 싼 가격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맛좋은, 그리고 취향에 맞는 (솔직히 말하면 꼭 취향에 맞게 되지는 않습니다만^^)에스쁘레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잘한 선택이었구나 싶습니다.
MF[ME]
*주의2!!! :위 이미지는 모두 까페뮤제오(www.caffemuseo.co.kr)에서 가져왔으며 모든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고, 이 포스트에서는 제가 제품사진을 찍을 시간이 없는 관계로 편의상 이용했습니다. 문제가 되면 삭제하고 반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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