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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카메라 - IT

[기타장비]빌링햄 Press top 106 가방

by 만술[ME] 2006. 2. 25.
원래 이번주는 왜목 일출을 비롯한 출사약속이 있었지만 사정이 있어 집에서 쉬는 김에 출사 못나간 아쉬움을 사진 장비에 대한 이야기로 달랠까 합니다.

여러분들도 출퇴근길에 가끔 사진으로 남기고픈 장면을 보면 카메라가 없다는 사실에 아쉬워한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저도 이런 아쉬움 때문에 한달전쯤 출퇴근용 가방을 마련했습니다. 약간 보수적인 회사에 다니고, 직책이 팀장인 관계로 내놓고 카메라 가방을 들고 다닐 수는 없지만, F80S에 세로그립을 달고 주력 렌즈인 28-70을 "마운트 해서" 가지고 다니고 싶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도 거의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1안 : 그럴듯한 비지니스용 가방을 파티션으로 구분해 사용한다 - 들고 다니고픈 정도의 디자인과 적절한 크기를 갖춘다면 백만원 정도는 들어갈 것이므로 패스

2안 : 그럭저럭 카메라 가방 스럽지 않은 카메라 가방을 사용한다 - 빌링햄 말고 대안이 거의 없음

따라서 빌링햄 가방을 알아보았는데 하들리 프로 계열은 세로그립 달고 28-70 마운트 하고 다니기에는 부족할 것 같더군요. 솔직히 열고 닫기는 편한데 디자인도 프레스탑 씨리즈에 비해서는 딸리는 것 같고... 결국 프레스탑 씨리즈 말고는 대안이 없었습니다.

프레스탑 씨리즈는 106, 206, 306이 있는데 높이는 같고 폭이 차이가 나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전 너무 큰 것도 부담이 되고 본격적인 출사에는 배낭을 이용할 생각이었으므로 그중 가장 작은 크기인 106을 마련했습니다.


아무리 카메라 가방 스럽지 않다고 소문난 빌링햄이지만... 솔직히 누가봐도 카메라 가방입니다. 첫 출근 해보니 모두 카메라 가방인지 알아보더군요...ㅠ.ㅠ 아무튼 전반적인 디자인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외부 싸이즈는 W280 X D180 X H230mm, 내부 싸이즈는 W255 X D150 X H215mm, 무게는 1.2Kg이라 합니다. 색상은 직장인이 선호하는 블랙/블랙이나 네이비/블랙도 있지만 역시 빌링햄 하면 카키/탄이죠. 바로 제 가방이 카키/탄입니다. 그냥 양복에도 어느정도는 어색하지만 봐줄만하고 케쥬얼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잘 어울립니다.

모양을 보면 일단 앞모습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빌링햄 특유의 모습을 하고 있죠. 106은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배낭식으로 메고 다니면 유치원생 같을 것 같습니다.



윗모습은 제법 폭이 넓어 좀 둔탁해 보입니다. 누가 봐도 이런 덩치에는 카메라가 들어 있다고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어께에 메도 되고 이 손잡이를 이용해 들어도 됩니다만 카메라 넣고 들고 다니면 어께 빠질 겁니다.


옆모습입니다. 가방에 아무것도 않넣고 메도 가방의 모양이 그럭저럭 유지되어 흉하지 않습니다. 물론 무거운 것을 넣어도 바닥이 처지거나 하지도 않죠. 보시는 것 처럼 윗 뚜껑이 지퍼부위를 감싸게 되어 있습니다. 방수 지퍼와 함께 이 뚜껑은 방수를 도와주기도 하지만 충격에 보호 효과도 있습니다.



뒷 모습은 다소 평이한데간단한 서류나 부피가 작은 책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달려 있습니다. 지퍼로 되어 있는 주머니인데 보시는것처럼 살짝 덮혀 있어 방수도 되고 옷이 지퍼에 쓸리는 것을 방지해 줍니다.위에 보이는 조그만 고리는배낭식으로 가방을 사용할 때 쓴다고 하는데 쓸일은 없을 듯합니다.



가방 아랫쪽도 여러 배려가 보입니다. 일단 닳기 쉬운 부분은 가죽을 덧대어 놓았고 징이 박혀 있어 험한 곳에 놓기도 좋고 충격 흡수 효과도 있습니다. 물론 가방 가격을 생각하면 필드에서 험한 곳에 놓기는 좀 그렇죠.^^



혹시 지금까지 읽고 프레스탑 씨리즈에 대한 펌프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면 이 가방에 엄청난 단점이 있다는 점을 먼저 보셔야 할 듯합니다. 바로 열고 닫기가 여간 성가시지 않다는 것이죠. 필드에서야 대충 윗뚜껑을 열어 놓고 촬영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가방을 메고 다니다 갑자기 사진을 찍을 일이 생기는 경우는 좀 난감하죠. 물론, 이런 다중 개폐구조가 장비의 보호차원에서는 좋다고 하지만...

자, 그럼 열고 닫는게 얼마나 성가신지 보실까요? 우선 손잡이의 똑닥이 단추를 열어서 손잡이를 늘어 뜨려야 합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되죠.



그뒤 가죽 걸쇄를 제쳐서 윗 덮게를 열어야 하죠. 물론 이 걸쇄와 가죽은 오랜기간 여러번 사용해도 전혀 변형이 없을 정도로 잘 설계되어 있다고는 합니다. 처음 사용할 때는 약간 빡빡한데 사용할 수록 편해집니다.



이렇게 해서 윗 덮게를 열어야 지퍼를 만날 수 있죠. 지퍼는 쌍으로 되어 있어 어떤 방향에 놓아두어도 됩니다. 끈을 이용한 지퍼의 조작이 지퍼를 열고 닫을 때 시간을 절약해 주는 듯합니다.



자, 이제 지퍼를 열고 살짝 윗부분을 제쳐주면 장비를 꺼낼 수 있습니다. 힘들죠?



물론, 처음에는 약간 당혹스럽기도한 이런 개폐 방식은 좀 습관이 되면 능숙해 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좀 불편하다 싶었는데,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됩니다. 물론 어께에 멘 상태에서도 열고 장비를 꺼내는데 전혀 문제가 없구요.

내부 파티션은 두툼하고 특히 밑부분은 별도로 두꺼운 패드를 넣게 되어 있어 충격으로부터 장비를 보호하는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파티션의 재질도 든든해 보이구요. 출퇴근시에는 파티션을 떼어내고 카메라와 책을 넣어 다니는데 가방 자체에 쿠션이 좋기 때문에 이렇게 파티션 없이 다녀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더군요.



부속된 파티션은 아래 사진처럼 세종류입니다. 오른쪽의 커다란 녀석이 가방 밑에 넣는 깔창이고, 내부 파티션은 8자형과 1자형 두종입니다. 심심해서 이것저것 넣어 보았는데 제법 잘 들어 갑니다. 출퇴근 말고도 간단한 출사라면 충분한 장비를 넣을 수 있을 것 같더군요.



가방 전면에는 작은 주머니가 달려 있는데 필름을 넣거나 메모리를 넣는 용도로 사용하기 좋습니다. 손잡이를 제거 안하고도 필름 같은 것은 꺼낼 수 있기 때문에 요긴하게 쓸 수 있죠.



하들리 씨리즈는 어께패드가 옵션이라고 하는데 프레스탑 씨리즈는 어께패드가 기본입니다. 제법 두텁고 푹신하게 되어 있어 무거운 장비를 넣은 경우에도 어께에 가해지는 충격이나 무게의 분산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탈부착이 가능하죠.



프레스탑이란 이름은 이 가방이 지닌 변신 기능(?) 때문에 붙여졌다 할 수 있는데 아래에 보이는 옆면의 똑딱이 단추를 떼고....



다시 아래 사진처럼 윗부분의 똑딱이와 결합하면 가방의 용적이 넓어지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안들어가지는 망원 계열의 렌즈를 세워서 수납할 때 이 기능을 쓰면 유용하다고 할 수 있죠. 80-200미리 렌즈는 후드를 돌려끼운 상태에서 이 기능을 이용하지 않아도 잘 들어가기 때문에 전 별로 쓸일이 없을 듯하네요.



빌링햄은 사진이나 카메라 애호가들이 갖고 싶어하는 이바닥에 명품으로 되어 있습니다만가격이 제법 비싸 순전히 브랜드 값이라는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허나 많은 유사 디자인이 나와 있지만 어느것도 짝퉁느낌 이상을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직 디자인만으로서도 빌링햄은 매력이 있죠.

또한 비슷한류의 가방들에 비해 확실히 장비가 보호된다는 믿음을 주고, 또 만져보면 튼튼하기는 합니다. 눈오는날 몇번 들고 출근을 했지만별도의 방수커버 없이문제가 전혀 없었죠. 비가 쏟아지는 날 들고 다녀도 안은 뽀송뽀송 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직 검증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솔직히 카메라 가방이라 생각하면 비싸지만일반 가방의 경우도 이정도 품질이라면 빌링햄 가격이 비싸지는 않은 수준의 돈을 지불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죠.더구나 방수까지 되고, 충격 흡수도 된다면 더 그렇구요. 수백 때로는 수천의 장비를 넣고 다니면서그걸 비와 충격에서 보호해주는 가방에 투자를 너무 아끼는 것도 쫌 그렇습니다.



이런 저런 점을 생각하면 빌링햄은 일부 애호가들에게 있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인 듯하네요. 빌링행의 거품을 이야기 하지 말고 이정도 디자인에 성능을 가진 다른 가방들이 많이 나와 주었음 좋겠습니다.

MF[ME]

*모든 사진은 올림푸스 5050z로 촬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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