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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피텔리오 (Fidelio) DVD (Harnoncourt, Zurich Opera)

by 만술[ME] 2005. 10. 25.
 
오늘은 오랫만에 오페라 DVD 소개를 할까 합니다. 얼마전 TDK에서 발매되고 수입된 아르농쿠르 지휘의 쮜리히 오페라의 "피델리오" 실황이죠. 그간 아르농쿠르가 지휘하는 오페라 실황은 몇종이 소개되었고, 그중 "돈 조반니"의 경우는 제 블로그를 통해서도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우선 DVD의 구성은 단촐합니다. 매뉴도 위에 보시는 것 처럼 단순 그 자체고 특별한 부가 기능이 없죠. 흔한 예고편 조차 없으니까요.가끔 오페라나 음악 DVD에서LPCM 2.0이 생략되고 DD2.0만 들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피델리오"는 PCM을 지원한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겠죠. 저 같이 스테레오로만 음악을 듣는 입장에서 음악 DVD에 PMC 빠져 있으면 정말 열받습니다.^^

 

 
그럼 DVD의 내용을 살펴 볼까요? 아르농쿠르는 이번에도 지휘봉 없이 맨손 신공을 펼치며 쮜리히 오페라를 멋지게 지휘합니다. 아르농쿠르라는 걸출한 지휘자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 DVD의 음악적 완성도에는 쮜리히 오케스트라의 공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무대는 유르겐 플림이 연출했습니다. 현재 메트 처럼 화려한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오페라단이 드믄 만큼 심플한 무대 디자인인데 피델리오의 분위기와는 매우 잘어울립니다. 돈 별로 안들이고도 적절한 느낌을 표현하는 것도 재주죠.^^

 
성악가진은 최고의 탑클래스라 할 수는 없지만 오페라의 분위기에는 매우 적절하게 어울어 집니다. 비쥬얼이나 연기에서는 다른DVD 보다 훨씬 낫다고 할 수 있구요. 모든 성악가가 노래와 연기에서 각자의 역할에 매우 잘 맞는다고 할 수 있죠.
 
물론 탑클래스가 아니라고 한 것은 그들이 "스타"가 아니란 점이지 노래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탑클래스의 성악가가 자주 실망을 안겨주는데 반해 모든 배역들이 적절하게 노래를 소화하고 있는 편이 더 몰입이 되고, 음악을 즐기게 해주죠. 바로 이번 DVD의 가수들이 그렇습니다. 특히나 미니멀한 분위기와 노래가아주 잘 어울리구요.



 
이런 적절하면서도 관객을 오페라 자체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은 첫장면인 쟈키노와 마젤린의 2중창에서 부터 바로 느낄 수있습니다. 음반을 통해 더 뛰어난 마젤린이나 쟈키노는 만날 수 있지만, 이 만큼 그럴듯한 커플을 만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로코는 전에 소개드린 쮜리히 "돈 조반니"에서 레포렐로 역을 멋지게 소화했던 Llo Polg 맡고있습니다. 레포렐로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임에도 비쥬얼이나 오디오적으로 이번에도 멋지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피델리오"에서는 나름대로 제일 복잡한 캐릭터라 할 수 있는데스토리의 진행에 따라 적절히 캐릭터의 변화를 표현하는 점도 뛰어나더군요.



 
개인적으로 비쥬얼이나 음악적으로 가장 멋졌던 것은 플로레스탄을 부른 Jonas Kaufmann입니다. 비쥬얼적으로왕위를 잃고 방랑하는 아웃사이더 왕 "아라곤"역할을 그 자체로 소화한 비고 모테슨 처럼 카우프만도 돈 피짜로의 정적으로 감옥에 불법 감금된 역할인 플로레스탄의 느낌에 딱입니다. 노래역시약간 어두운 목소리 톤과 함께 뛰어난 가창력으로 비쥬얼을 배가시켜주죠. 특히 'In des Frhlingstagen'는 압권이라 하겠구요.
 
물론 상대역인 레오노레역의 Camilla Nylund 역시 뛰어납니다. 일단 외모에서남장 여자인 피델리오에 잘 어울리고, 연기역시 적절합니다. 노래 또한 오케스트라를 뛰어 넘는 고성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갖추어 어려운 아리아들을 잘 소화해 내고 있죠. 카우프만과 함께하는 두엣인 'O namenlose Freude'는 정말 멋지더군요.

 
쮜리히 합창단은 O welche Lust'를 바롯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부분부분 멋지게 소화해 내고, 기타 피짜로 등의 조역들도 자신들의 역할을 잘 소화해 내어 오페라의 완성도를 높혔습니다.
 
음악은 들려드릴 수 없지만 비쥬얼만으로 충분히 분위기를 느끼 실 수 있을 듯해서 몇장 캡쳐 화면을 올려봅니다.















 
엔딩 부분에 마젤린의 자살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약간 유머러스하게 처리가 되어 멋진 오페라의 대미를 보다 더 즐겁게 (그러면서 쟈키노와의미래를 암시하면서) 끝나게 도와줍니다. 어쩌면 플림의 마지막 써비스라 할까요?

 
여느 공연처럼 긴~~~ 커튼콜과 함께 DVD도 끝이 납니다만 충분히 그럴만한 공연이었고, 실황이 아닌 DVD로도 충분히 공연장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카메라 연출도 좋습니다. 대부분 어두운 장면이지만 노이즈도 그리 눈에 띄지도 않고 16:9 아나몰픽 화면도 요즘의 영상물 답게 훌륭합니다.
 
*TDK / 16:9 아나몰픽 와이드 / LPCM 2.0 / DD 5.1 지원
 
MF[ME]
 
 
*2007년 8월 동영상을 추가했습니다. 아르농쿠르의 서곡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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