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비디오 테이프를 가장 빠르게 지우는 방법이 무었일까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아마도 일본의 후루텍(Furutech)에서 나온 탈자기(Disc Demagnetizer) RD-1 또는 RD-2를 사용하는 방법일 듯합니다.
오디오파일들을 위한 또하나의 장난감으로 나온 RD-1과 RD-2는 디스크에남아있는 자기성분을 없애 플레이시 음질의 향상을 도모하는 제품입니다. 원래 RD-1은 220V용, RD-2는 110V용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내부구조와 부품사용상 RD-2가 조금 더 좋으며 따라서 국내에는 RD-2의 전원부를 220V용으로 개조한 RD-2 SE버전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우선 모양을 보면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일본 오디오기기를 떠올리면 항상 생각나는 샴폐인 골드풍의 색상에 윗부분은 CD나 DVD를 올려놀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앞에는 간단한 스위치 둘에 초록색 LED가 달랑 하나 달려 있습니다.
앞부분에 달린 스위치는 빨간색이 전원 스윗치로이 스윗치를 눌러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음반의레이블면을 아래로 한상태로 (흔히 CD플레이어에 넣는 것과는 반대로 뒤집어서)RD-2위에 올려놓고 ERASE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이러면 초록색 LED에 불이 들어오고, 잠시후(20초정도?) 불이 꺼지면 탈자기가 완료된 것입니다.
공동구매를 통해 RD-2를 공급했던 리버맨오디오에 의하면 이렇게 레이블을 아래로 한 상태로 두번, 뒤집어서 한번 구워주는(?) 것이 가장 결과가 좋았다고 합니다.일반 음악용 CD는 물론, DVD, CD-R, CD-RW 등도 사용할 수 있고 (데이타 CD인 경우의 효과는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각종케이블 및 단자 등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안쓰고 버릴 신용카드 마그네틱선을 날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죠.^^
외형상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전원 케이블 부분이었습니다. 흔히 오디오파일들이 선호하는 IEC타입이아닌 일반 가전제품등에 많이 사용하는 8자형이더군요. 전원 케이블, 단자등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하려는 마음을 가진 오디오파일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IEC타입의 인렛을 달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에 케이블 별매로 했으면 더 하이엔드스러웠겠죠...^^)
그럼, 이렇게 탈자를 하는게 효과가 있는가? 다들 아시겠습니다만 전기를 흘리게 되면 그에따라 (예전에 왼손법칙이니 오른손 법칙이니 배우셨죠?) 저기장이 형성되고, 이런 과정이 계속 또는 반복되면 미세하나마 자성이 남아 있게됩니다. 오디오 장비나 케이블도 마찬가지죠.
음반의 경우는 그냥 플라스틱으로 보입니다만레이블 처리, 기타 코팅처리 등을 하면서 자성을띌 수 있는 물질이 함유되게 마련이고따라서 케이블류와 비슷하게 미세하나마 자성을 띄게 되죠.
이런 자성이 음악재생시에 신호의 왜곡(오디오 신호란게 정말 미세한 전류의 흐름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말은 되는 논리인 듯합니다)을 일으키고, 결국 음질의 저하로 귀결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성을 제거하는 방식중에 독특했던 것은 케이블 제조업체로 유명한 XLO 등에서 나온 오디오파일용 음반들인데 시스템의 자성제거를 위한 트랙이 들어 있습니다. 그 트랙을 재생하면 특정 주파수를 아우르는 전기신호를 발생시켜 시스템의 자성을 제거한다는 원리인데 자주 실행시키기에는재생음이 끔찍하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은 리버맨에서 공급하고 있는 아폴로(자석을 이용한 진동방지 장치)의 경우 엄청난 자력을 지닌 영구자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런 자석을 오디오 기기에 받치는 것은 음질에 영향이 없고, 음반에 있을까 말까한 (자석으로 CD를 붙여보려면 절대로 안붙죠^^) 자성을 제거하는 것은 음질 개선 효과가 놀라울 정도란 주장이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지 입니다.
아무튼... 기저에 깔린 이론은 이렇다치고, 문제는 실제 효과가 있냐, 없냐일 것입니다. 우선 이 비교 청취의 한계는, 첫째 한번 자성을 제거하면 다시 자성이 제거 되지 않은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같은 음반으로 반복청취가 불가능 하다는 점이고, 둘째 자성이 제거 되지 않은 상태에서 듣고, 음반을 꺼내서 앞뒤로 굽고, 다시 들어보고 하는 과정에서 첫번째 청취와 두번째 청취의 간격이 너무 길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아래 적은 효과는 엄밀한 결과 보다는 "느낌"이란 표현이 어울릴 듯합니다.
이런 한계를 전제로 할 때, 음반을 비교청취 했을 때나, 인터커넥터를 비교청취 했을 때 효과가 있었습니다. 우선 소리가 부드러워집니다. 일반 CD가 SACD가 되었을 때 정도는 아니더라도 좀 더 아날로그스러워지면서 배경이 깨끗해지고 동시에 미묘한 디테일이 더 잘 들리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커넥터를 RD-2를 통해 탈자했을 때가 음반의 경우보다 더 좋았는데 실텍의 ST-48 G3 인터커넥터를 처음 걸었을 때 느꼈던 그 느낌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주위 오디오파일들과 케이블 교체의 한계효용론에 대해 이야기하며 케이블을 바꾸고 나면 처음에는 좋은데 일주일 지나면 바꾼 효과가 없어져 버리는 것 같다고 불평하곤 했는데 어쩌면 이 탈자효과라는게 케이블의 한계효용과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오디오파일적 용도말고도 이것저것 쓸수 있는 장점에 비해RD-2의 단점이라면 오디오파일용 장비답게 가격이 꽤 비싸다는 것일 겁니다. 이 제품에 끌리신다면 다음번 공동구매를 기다려 보시거나 중고로 나오는 물품을 찾아보셔야 겠죠.
원리는 다르지만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하는 CD 둘레 색칠하기 공법이나 CD 깍아내기 공법이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면서 없어서는 안될 장비로 부각되다 지금은 아련한 추억의 아이템으로 전락한 느낌인데, RD-2의 수명은 어느정도일지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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