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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첼로 음반 특집 - GNOOPY님을 위하여^^

by 만술[ME] 2003. 11. 12.
드뎌 GNOOY님께 약속드린 첼로특집입니다.

솔직히 첨에 답글을 달면서 큰소리를 쳤는데, 솔로악기중에는 제가 피아노에 편식하는 편이라 첼로쪽은 쫌 약하다는 것만 깨닫게 되었답니다. 해서 쫌 어수룩한 추천이 되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①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요청사항이 잘 알려진 연주가의 잘 안알려진 곡 (그러면서도 듣기 좋은 곡)이기 때문에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은 해당이 안되겠습니다만, 모든 첼로 음반을 말함에 있어 바흐를 빼놓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적어봅니다.

우선 추천할 음반은 가장 귀족적이고 우아한 Pierre Fournier의 연주입니다.LP시절 부터 유명했던 이 음반은 몇년전 DG의 The Originals 씨리즈로 재발매되면서 가격도 저렴해졌기 때문에 가격적인 메리트에 새로 리마스터링된 음질상의 장점도 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차한잔 마시면서 볼륨을 쫌 높혀보면 첼로 음향이 벽에서 나오듯 방안가득 퍼지는게 아주 매혹적이죠.



Fournier의 연주가 너무 친숙하거나 조금 더 모험적인 시도가 필요하다면 Anner Bylsma의 Sony녹음이 있습니다. Bylsma는 첼로분야에 있어 시대연주의 대부(할아버지가 더 맞겠지만)로 원전악기에 원전적인 연주방법을 사용했지만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고 매우 혁신적이며 감정의 기복이 큰 연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곡이갖는 내재적인 리듬에 대한 추구와 그런 의미에서의 역동성은 대단합니다. Bylsma가연주하는 악기는 스트라디바리우스 "Servais"로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명기이기 때문에 그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보너스도 있답니다. 녹음도 빌스마의 숨소리까지 잡아내고 있어 더욱 박진감(?)이 넘치죠.


②Steven Isserlis & Stephen Hough : Forgotten Romance

"잊혀진 로망스"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앨범은아마도 GNOOPY님의 요청에 가장 잘 부합하는 앨범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선 제목대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로맨틱하고 좋은 곡들을 골라담았고, 첼리스트인 Steven Isserlis도 로스트로포비치, 마이스키, 요요마 등과 같은 정도의 인지도가 있지는 않기 때문이죠. 물론, 협연자인 Stephen Hough가 최근의 활약에 힘입어 국내서도 잘알려져 있지만, 이 음반이 발행되던 90년대 초에만 해도 그리 큰 인지도는 없었죠.



Isserlis가 내지에서 말한대로 이 앨범에는 19세기 대가들인 그리그, 루빈스타인, 리스트 등이 작곡해서 당시에는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잊혀져버린 곡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리스트의 경우는그가 첼로를 위해 남긴 몇안되는 곡들이 모두 들어 있죠.

첫곡인 리스트의"잊혀진 로망스"의 아름답고 친숙한 멜로디나 그리그의 1악장 처럼 격한 감정의 흐름을 담은 곡이나 모두 19세기의 열정과 낭만을 간직하고 있으며, 허프의 뛰어난 협연속에 낭낭하면서 유창한 멜로디를들려주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녹음인데, 제가 BMG의 라이센스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다이내믹 레인지가 시원한 맛이 부족하고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만 피아노 소리는 첼로에 비해 좋습니다.

③Daniil Shafran : Russian Soul

국내에 수입은 되었지만 조금은 구하기 힘들 것 같은 이 앨범은 국내서 뒤늦게 빛을 보고 있는 Sharfran의 카발렙스키, 프로코피에프 등의 러시아 작곡가의 곡을 연주한 녹음집 입니다. 겉 멋보다는 깊이 있는 정통파 접근법을 취하는 샤프란의 연주는 제목대로 러시아의혼을 우리에게 들려주는 듯 합니다. 아쉬운 점은 녹음 연대상 가장 음질이 열악하다는 것이죠. 일단 녹음에 민감하시다면 비추천입니다.

④Zara Nelsova : Qeen of Cello

몇몇 애호가들을 제외하고는 알려지지 않은 첼리스트인 Nelsova의 브람스 소나타1번, 드뷔시 소나타,쇼팽 소나타 등을 담은 이 음반은 제목처럼 첼로의 여왕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흔히 여류 첼리스트라 할 때 연상되는 이미지가 아닌 큰 스케일 속에서 매우 정열적이고 곡의 핵심을 파고드는 연주는 감정의 진폭이 크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수는 없지만 듣고 나서 감동을 안할 수도 없습니다. 남편인 Grant Johannensen과의 호흡도 잘맞아 음악적 완성도에서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잘알려진 레파토리인 브람스 소나타 1번의 묵직한 저음과 울컹거리는 감정의이완이 고스란히 담긴프레이징은 이곡의 많은 명연중에 탑클래스에 올려놓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이라면 CBC레이블이 국내서 구하기 힘들뿐 아니라 제가 아는 한 이 음반은 국내에 수입된 적이 없기 때문에 아마존 등에서 주문해야 하는데, 국외의 사정도 그리 여의치는 않다는데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웃돈을 주고 어렵게 구입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연주랍니다.

⑤Pieter Wispelwey & Dejan Lazic : 20C 첼로 소나타집

원전연주건 현대연주건 완벽히 연주해 내면서 내는 음반마다 채널 클래식의 효자 음반으로 만드는 Wispelwey의 최신보입니다.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에프, 브리튼의 첼로 소나타들을 담은 이번 음반은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Wispelwey의 첼로에 아름답고 영롱한 음색으로 이를 써포트하는 Dejan Lazic의 협연으로 매우 설득력 있게 펼쳐집니다. 특히 프로코피에프 1악장의 저음의 울림이라든지, 쇼프타코비치 1악장의 날렵하면서도 능수능란한 활놀림으로 악보가 스피커에서 튀어나오는 듯한 연주력은 대단합니다.



저는 SACD로 가지고 있어 (일반 CD버젼도 있습니다) 음질을 말하는게 쫌 그렇지만,  이런 연주의 폭과 압도적인 느낌은 녹음이 큰 몫을 했습니다. 뛰어난다이내믹 레인지와 시원하게 울리는 첼로의 음색은 녹음이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답답하게 들릴 수 있는 첼로라는 악기의 특성을 생각할 때 매우 고무적입니다. 만약 SACD를 플레이 하실 수 있는 장비가 있거나 앞으로 구하실 마음이 있으시다면 조금 가격이 비싸지만 SACD를 사실 것을 추천합니다. (전설같은 이야기지만 일반 CD보다 SACD의 CD레이어에 담긴 녹음이 더 좋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상 나름대로 골라본 GNOOPY님을 위한 첼로 음반 특집이었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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