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여유있는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최근 수입된 "오델로" DVD를 봤습니다.
2001년 12월 밀라노 스칼라 극장의 개보수전(3년 예정)마지막 공연을 담아 TDK에서 올해 출시한 이번 DVD는 지난 수십년간 최고의 오델로로 군림해온 도밍고의 마지막 오델로 공연이기도 해서 더욱 의미가 있었죠. 절대명반이라는 토스카니니의 RCA녹음을 비롯하여 몇종의 음반을 갖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오페라였기에 (어찌보면 TDK DVD의 특성상 곧 품절될 것 같아 사재기한 샘이죠) 몇 장면만 보면서 싸운드와 화질 및 노래의 "감"을 잡자는 생각에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당초 잠깐 보자는 생각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없어지고, 오페라에 몰입, 결국은 140여분의 오페라를 다 보게되었답니다. 그정도로리카르도 무티가 이끄는 스칼라팀, 연출, 가수들의 음악과 연기가 훌륭했던 거죠.
리카르도 무티가 이끄는 스칼라 오케스트라는 발군의 실력을 자랑합니다. 웅장함과 파괴력, 그리고 고운 선율까지 나무랄데 없는 연주를 해주고 있죠. 특별히 긴 서곡이나 간주곡이있는 오페라가 아니기 때문에 무티의 모습을 막간을 제외하고는 볼수가 없네요.
레오 누치가 연기하는 이아고는 간교하고 사악한 이아고 그자체입니다. 목소리도 훌륭하고, 연기도 좋습니다.최신 발매 DVD답게 화질이나 음질도 좋은편으로 의상이나 무대의 대테일이 잘 살아납니다.지금 장면은 서서히 음모를 진행시키고 있는 이아고의 모습입니다.
오델로와 데스데모나입니다. 도밍고는 연기와 노래에 있어 마지막 오델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프리톨리는외양으론 쫌 아닌 듯하지만 노래만은 신선하고 고결한 모습을 잘표현하고 있습니다. (오델로에 대비되는 피부는 정말 흽니다.^^)
불안하지만 평화로운 1막과 달리 2막에서는이아고의 음모가 본격화되죠. 누치의 눈빛은 그야말로 간교하고 사악한 이아고 그 자체입니다. 충신인척 하면서 오델로로 하여근 아내와 카시오의 관계를 의심하게 부추킵니다.
고뇌하는 오델로. "베네치아의 사자"는 이제 아내에 대한 질투로 총명함과 용기를 잃어버리고 분노와 배신감에 몸부림하게되죠. 아내에 대한 믿음과 불신 사이의 갈등을 도밍고는 관록있는 오델로 답게 멋지게 연기합니다.
자신이 준 손수건을 내놓으라며다그치는 오델로는 더이상 사랑과 질투사이에 고뇌하는 모습이 아닌 노골적인 분노의 표출로 나타납니다
결국 오델로의 분노는 병적으로 번져 아내에 대한학대까지 이어집니다. 옆에서 슬슬 오델로를 부추키는 간교한 이아고는 이쯤되면 극의 흐름을 완전히 장악합니다.
죽음을 예상하고 있는 듯 마지막 기도를 올리는 데스데모나역의 프리톨리의 아리아. 죽음의 공포속에서도 오델로에 대한 사랑으로 그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복잡한 캐릭터를 멋지게 연기와 노래로 소화합니다.
질투와 배신감에 눈이 먼 오델로는 드디어 아내를 목졸라 죽이게 됩니다. 살고 싶다는 데스데모나와 죽이려는 오델로가 엮어내는 긴장감은 단순히가해자와 피해자의 2중구도 갈등 뿐 아니고 각각의 캐릭터의 이중성 -사랑을 위해 희생하려는 마음과 살고 싶은 마음, 아내에 대한 여전한 사랑과 배신감이라는 네가지 요소가 두사람의 뛰어난 가창에 의해 모두 표현되어 노래는 둘이 하지만 마치 4중창으로 들립니다.
대단원. 모든 것을 깨달은 오델로의 자살로 모든 비극은 막을 내립니다. "입마춤... 또 한번의 입마춤..."이라는 오델로의 마지막 대사를뇌리에 심어둔채...
MF[ME]
*제원 설명*
16:9 와이드 화면 / dts 5.1, 돌비 5.1, PCM 스테레오지원 / TDK예고편 세개를 제외한 서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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