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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소리의 바다에 빠지다~!^^

by 만술[ME] 2003. 11. 19.
개인적으로 DivX를 이용한 영화감상은 물론, MP3를 이용해서 음악 듣는 것도 싫어합니다. 제가 창조적이지는 못하지만,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창작물을 그 사람들에게 대가를 지불치 않고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종의 앨러지가 있을 정도죠. 그러니 다들 복사해서 겜하던 시절에도 비싼 돈주고 소프트웨어를 사서 겜하곤 했죠.

특히 MP3는 SACD라던가 DVD-A같은 정보량 엄청난 새 매체가 대두하고 있는 시점에서 CD보다 훨씬 못한 스팩으로 되어 있다는 점만으로도 매력을 못느끼고 있죠. PDA 쓰던 시절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CD에서 변환해서 MP3를 들은 적은 있지만, 그 역시 잠시 재미로 해봤을 뿐이죠.

그래서인지 오늘까지 "소리바다"에 들어가 본적도 없었습니다. 헌데 요즘 주위에서 너도나도 MP3 플레이어를 구입하니까 약간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회원가입을 하고 프로그램 다운받고 함 접속해 보니 정말 그 정보의 양이란게 대단해서 입이 벌어질 정도입니다.

클래식 듣는 사람들은 MP3로 듣지는 않는건지는 몰라도 클래식은 자료의 양이 신통치 않지만, 가요나 팝의 경우는 왜 여러 회사들이 MP3 때문에 자기네들이 망한다고 이야기하는지 알게 해주었습니다. 제목이나 가수만 치면 우르르 뜨는 MP3 화일들...

저도 이곳저곳에서 본의 아니게 DviX, MP3와 소위 말하는 "정보의 공유"란 것에 대해 논쟁해왔기 때문에 제 블로그까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보의 공유"를 주장하시는 분들이 얘기하는 "제대로 만들어라, 한곡만 듣자고 CD 살수는 없쟎냐, 들어보고 좋으면 살려고 그런다"는 변명은 솔직히 좀 우습게 들립니다. 차라리 "불법이고 남의 것인 줄은 알지만, 듣고는 싶고 돈내자니 아깝고, 그리고 이거 듣는다고 누가 잡아가는 것도 아니니까 MP3로 듣는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게 어떨까요? 겉으로 거창하게 "정보의 공유" 같은 용어 쓰지 말고...

솔직히 저도 앞장 서서 불법을 자행 했던 적이 있습니다. (현재도 하고 있고요) 대표적인 사례가 "신중현 에디션" 사건(?)인데, 요즘은 신중현씨의 음반들(그가 직접 부른곡 말고도 김정미, 박인수 등의 신중현 사단의 음악)이 새롭게 복각되어져 나와 있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전무한 상태에 LP도 희귀해서 몇십에서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상황이었기때문에 어렵게 구한 LP에서 녹음해서 나름대로의 리마스터링 기술을 적용 한 뒤 CD 50장을 찍어낸 일이 있습니다.
표지도광고회사에 부탁해서 따로 제작했고, CD도 전문제작업체에 의뢰해서 제작했죠. 내지는 저와 프로젝트를 같이 추진한 분이 함께 작업해서 각각의 곡에 대한 상세한 해설과 리마스터링 등의 기술적 사항까지 내용을 채웠구요.나중에는 KBS라디오를 통해 저희 CD중 한곡이 방송되는 (방송국에도 음원이 없다고하네요) 쾌거아닌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물론, 팔기 위한 것도 아니었고 주위의 아는 사람들에게 들을 방법이 없는 좋은 음악을 가능한 좋은 음질로 들려주자는게 목적이었지만, 이것도 불법이었음은 분명한 사실이죠. (이후 정식판 음반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제가 Turandot & Fox Music이란 레이블로 제작한 "신중현 에디션"은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50장 밖에 안찍은 이 CD도 귀해서 같이 작업하신 분도 한장도 없다네요.)

[△불법으로 제작되었지만 신중현씨가 직접 리마스터링했다는 정규본 보다 좋은 음질을 자랑(?)하는 T&F Music의 "신중현 에디션" 표지]

이야기가 엉뚱한데로 흘렀는데... 이 "신중현 프로젝트"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상세히 이야기 하기로 하고... 다시 MP3 이야기로 돌아가면, 이런 엄청난 "정보"의 양에 저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돈내고 사라면 안사겠지만 공짜로 구할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유혹이 생긴거죠. 더구나 제 Sony DVP NS999ES가 MP3 디스크도 재생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 것을 테스트하고 픈 마음도 있었구요.

제가 어떻게 했을까요?

제 가치관과 틀리는 일이지만 그래서 찜찜하지만 몇곡을 골라 다운 받은 뒤 MP3 디스크를 함 구워 보았습니다. 집에가서 함 들어 볼려구요. 찜찜함에 못이겨 바로 버릴수도 있고 남들도 다 하는 짓인데 하면서 계속 들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하지만, 제 비겁함을 탓할지언정 "정보의 공유"라는변명을 하지 않을겁니다.

MF[ME]

*글을 시작하고, 일하는 중간에 띄엄띄엄 썼더니 문맥이 요점 없이 왔다 갔다 했습니다. 원래는 불법복제니, 정보의 공유니 하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려던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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