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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이야기

[오디오]슈어 E3c 커널형 이어폰 (Shure E3c Sound Isolating Earphones)

by 만술[ME] 2005. 4. 2.
관련글들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이팟 포토 30기가 버전을 구입하고 모바일 음악강상환경을 구축한 이래, 주변 소음문제로 고민해왔습니다. 솔직히 소음만 아니라면 아이팟에 번들로 나온 이어폰도 제법 만족하면서 쓸만한데 출퇴근시의 소음하에서는 이어폰에서 소리자체가 아예들을 수 없는 경우까지 있어 대안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FC7 같은 작은 밀폐형 헤드폰을 심각하게 고려했으나... 팀장 정도 되는 사람이 이어폰도 모자라 헤드폰을 쓰고 출퇴근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주위의 만류 때문에 포기하고 커널형 이어폰인 슈어 E3c로 결정했습니다. E3c가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팟을 하이파이 기기의 소스기+앰프로 볼 때 이어폰은 스피커이므로 E3c 정도의 투자도 그리 많은 것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우선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정식 명칭은 Shure E3cSound Isolating Earphones입니다. 슈어는 오디오파일들에게는 아날로그 카트리지나 PA장비들로, 노래방 매니아들에게는 마이크로 유명한 오디오전문회사죠.이 슈어의 제품중 E3c는유일한 흰색으로 아이팟을 노리고 발매된 느낌입니다. 제품의 형태는 커널형 이어폰으로 귀마개 처럼 귓속에 삽입되어 제품명처럼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보시면 되고요.


제품의 포장은 일반적인 이어폰 포장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격을 생각하면 조금 더 보관성이 있는 박스형 디자인이면 어땠을까란 생각도 해봅니다. 포장에서 부터 아이팟을 노린 제품이란게 여실히 들어나더군요. (오른쪽 상단의 MP3 Ready란 그림을 보시길!)

박스를 뜯으면 E3c와 함께 보관용 케이스,청소용 도구(귀지 제거용 막대입니다) 다양한 타입의 슬리브들, 제품 설명서와 2년간의 보증서가 들어 있죠. 슬리브는 보시는 것 처럼, 소프트 플렉스 타입 3종(회색-대중소형), 플렉스 타입 3종(반투명-대중소), 폼 슬리브 1종(노랑)이 들어 있어 취향이나귓구멍의 크기에 따라 조절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별도로 커스텀 디자인의 슬리브도 제작해준다고 하고요.



설명서는 E2c, E3c, E5c 공용인데 커널형이라는 흔하지 않은 스타일의 이어폰이라 제법 상세하게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만 한글은 지원이 안되네요. 보증서는 2년간 제품의 보증을 해주므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될 듯합니다.

따라나오는 보관용 케이스는 제법 쓸만한데 이어폰이엉키지 않도록 안에서 감아 놓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만 지퍼가 부드럽지 않고, 모든 슬리브들을 한방에 보관하기 어렵다는게 아쉽더군요.프로모션 기간이라 슈어의 CD보관함이 딸려 나왔습니다. 기존에 여행용으로 6장 짜리 알미늄 케이스를 이용했는데 부피는 같으면서 더 많은 양의 CD를 보관할 수 있어 원정 오디오파일 테스트용 등의 용도에 더 적합할 듯합니다.


E3c의 디자인은 깔끔하면서 아이팟과는 좋은 매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케이블이 회색인 것도 마음에 들고요. 디자인 상으로는 소프트 플렉스나, 폼 타입 보다는 사진에 보이는 일반 플렉스 타입의 슬리브가 어울리는 듯합니다.


착용은 일반적 이어폰 착용과는 달리 케이블이 윗쪽으로 가게 해서 착용한 뒤 케이블을 귓바퀴를 따라 앞에서 뒷쪽으로 감아 넘기는 방식입니다. (바르게 착용하면 SHURE라는 상표가 제대로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케이블이 목 뒤로해서 감춰지도록 착용하는게 정상입니다만케이블을 귓바퀴만 감아 돌린뒤 앞쪽으로 내리는 방식으로 착용해도 외관이나 성능에 문제는 없더군요.

솔직히 착용감은 습관이 되기 전까지는 별로입니다. 귓속이 진공과 비슷하게 되다보니까 좀 어색하더군요. 침넘어가는 소리나 숨소리가 타고 들어 오는 것도 어색하고요. 하지만 귀에 안맞는 이어폰을 착용했을 때 보다는 훨씬 착용감이 좋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최소한 귀가 아프거나 하지는 않죠.



그럼 가장 중요한 오디오적 성능에 대해 이야기 해보죠. 이런 저런 방식으로 테스트해보니 일단, 귀에 잘맞는 슬리브를 이용해 바른 방식으로 착용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랬을 때 차음성도 좋아지고 저음도 좋아지니까요.

바른 방식으로 착용했다고 했을 때 차음성은 매우 우수합니다. 차음성과 음질은 팁에 따라 차이도 나느데 폼팁이 가장 좋고, 소프트 플렉스 방식이 제일 안좋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플렉스 타입이 착용감에 있어 좋았습니다. 플렉스 타입을 기준으로 지하철로 출퇴근 할 때,사람들의 대화소리나 지하철의 소음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크기로 음악을 듣는다고 하면 음의 디테일까지 듣는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도 피아노의아지막 여음까지 즐길 수 있었으니까요.

해상력은 발군이라 하겠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대형 헤드폰인 Sony MDR-CD780과 비교했을 때 E3c쪽이 해상력에서 앞섰습니다. 오케스트라의 튜티에서도각각의 악기들이 뭉그러지지 않으며, 피아노 연주에서도음들이 명징하게 분리됩니다. 스테이지가 크게 구현되지는 않지만 음악을 듣기에는 무리가 없구요.

다만, 아이팟과 연계해서 저음부가 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건 저음이 안나온다기 보다는 부드럽게 나온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네요. 따라서 하드한 음악을 들으면서 쿵쾅거리는저음(오디오파일들은 솔직히 이런 저음을 싸구려라고 하면서싫어합니다)을 선호하신다면 다른 기종을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만클래식이나 팝, 재즈정도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또한 이런 저역의 특성 덕에 어떠한 곡에서도 중역과 고역이 뭍히거나 뭉그러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역 때문에 중역이 뭍혀버리거나 또렷하지 않은 시스템을 좋아하지 않기에 E3c의 밸런스가 맘에 들더군요.

음질에서 조금 더 보강했음 하는 점은 에어리한 맛이 좀 없다는 점입니다. 너무 깔끔을 떠는 느낌이랄까? 제 취향상 조금 살집이 잡히고 분위기 나는 방향으로 튜닝이 되었음 좋았겠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음압이나 구동성에 있어서는 아이팟을 직결로 한 경우나 Toshiba Tecra S1 노트북에 연결한 경우 모두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왠만한 포터블 기기에서는 별도의 헤드폰 엠프를 필요로 하지 않을 듯합니다. 물론 다른 이어폰이나 헤드폰에서 보여준 것 처럼 별도의 헤드폰 앰프를 사용하면 보다 나은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은 됩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같은 가격이라 할 때 대형 헤드폰 > 소형 헤드폰> 일반형 이어폰 > 커널형 이어폰 순으로 소리가 좋았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거나 차음성을 원하지 않는 다면 다른 대안을 택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러나... 뛰어난 차음성, 해상력, 음악성을 원하면서 눈에 띄지 않고 간편한 이어폰 방식을 원하신다면 슈어의 E3c는 "정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MF[ME]

*모든 사진은 Olympus C-5050z를 이용해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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