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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 F&B

[여행]직소폭포-내소사 단풍 트레킹

by 만술[ME] 2004. 11. 7.
어제는 변산반도의 직소폭포-내소사 구간의 단풍 트레킹을 다녀왔습니다.

지난번 대관령 야떼목장 때와 마찬가지로 교통과 식사만 제공되는 자유-패키지 복합형을 선택했는데, 처음에는 시간제약 같은게 그냥 차로 가는 것 보다 못한 듯 싶다가 나중에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버스전용차선으로 씽씽 달리는 것을 보자 차 안가지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울서 출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서해안고속도로로 변경, 서산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목표지인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내변산 매표소에 도달한 시간은 11시. 지난번 양떼목장 코스의 경우는 똘망똘망한 가이드 아가씨가 설명도 잘해 주었는데 이번 남자 가이드분은 말주변이 좀 없어서 의사전달에 지장이 있을 정도... 와이프는 외모도 자기가 싫어하는 딱 "서울대생 스타일"이라나... 동감하고 있는데 뒤이어지는 말... "한마디로 오빠 스타일이지.." 허걱...ㅠ.ㅠ
도착해서 도시락을 받았습니다. 지정된 자유 트레킹 코스는 내변산매표소- 봉래곡 - 직소폭포 - 재백이고개 - 관음봉 - 내소사 전나무길 - 내소사 매표소 - 버스 주차장 약 4시간 30분의 코스죠.가이드가 제시하는 시간계획은 출발에서 직소폭포까지 한시간, 30분 폭포아래서 식사, 12시 30분 다시 출발, 2시간 트레킹을 하다가 2시 30분쯤 내소사 도착, 1시간쯤 내소사와 전나무길 관람, 집결의 코스였죠.

저희 부부는 일단 도시락 받고 화장실 부터 들렀기 때문에 시간 지체... 다들 안보일 정도로 올라갔네요. 가이드는 저희 기다린 후 먼저 앞서가고, 저희는 단풍보면서 산책풍으로 트레킹을 시작했습니다.



한 30분쯤 여기 저기 사진 찍으며 걷다보니 출출하더군요. 아침을 사과만 먹었고, 휴게소에서도 아무겄도 안먹었기 때문인듯. 원래는 좀 더 올라가서 직소폭포에서 식사하는 것이 권장사항이지만, 배도 고프고 주변에 이쁜 벤치도 있으면서 한적하길래 그냥 자연 학습장의 벤치에서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자리도 편하고 한적한 것이 폭포보다 훨 좋더군요.
매뉴가 도시락이란 이야기를 듣고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준비했었는데 약간 쌀쌀한 날씨에 밖에서 도시락을 먹으니까 보온병이 무거워도 따뜻한 물을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밥을 먹고 주변 사진도 찍고하면서 다시 직소폭포로 올라갔습니다.






목표지인 직소폭포는 아직 500미터 이상 남았지만 그냥 산책코스가 좋고, 산이 별로 험하지 않다는 가이드의 이야기에 여유있게 다녔죠. 길에 토사나 돌의 흘러내림을 방지하기 위해 해놓은 것 같은 선로(?)가 인상적이더군요.


직소폭포 직전에 한국의 피오르드가 나옵니다.^^ 그제 서울은 비가 꽤 왔는데 전북지방은 비가 온 흔적도 없고, 물도 많이 빠져 있었습니다. 물이 조금 더 찼으면 좋았을 듯한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계곡의 정취가 참 좋습니다.


직소폭포는 우리나라 폭포들이 그렇듯 장대하지는 않지만 높이가 22.5m나 된답니다. 가까이 보기 위해서는 계단을 이용해서 내려가야 하는데 등산로의 데크부분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좋습니다.안내판의 사진을 보니 물이 많은 계절에도 많이 물줄기가 두꺼워 지지는 않는 듯합니다.참고로 외변산의 최고 절경을 채석강이라 한다면 내변상의 절경으로는 이 직소폭포를 꼽는다고 합니다.

직소폭포에 도착한 시간이 12시30분이니까 먼저 도시락을 먹은 것을 생각하면 한눈 팔면서 왔음에도 제시간에 도착한 것이더군요. 물론, 우리보다 앞서나간 팀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 뒤쳐진 것 같긴 합니다만...^^









놀면서 올라가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생각에 좀더 놀면서 가기로 했습니다.^^ 접사도 해보고, 그럴 듯한 풍광이 나오면 사진도 찍고 하면서 등산로라기 보다는 산책로라 할 수 있는 직소폭포-재백이고개의 1.5Km 구간을 서서히 올라갔습니다. 이 코스는 대부분이 평탄하고 마지막 200m 정도만이 약간 힘을 써야 하는 정도죠.


재백이고개에 올라가면 곰소항쪽의 바다를 보실 수 있습니다. 썰물때라서인지 물이 많이 빠져 있더군요. 여기서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휴식을 위하면 좋습니다. 이 재백이 고개가 말하자면 갈림길인데 그냥 직진하면 원암매표소까지 내려가는 쉬운길이고, 좌측길을 택하면 관음봉쪽으로 해서 내소사로 갈 수 있는 코스입니다.

저희야 여행의 목적지인 내소사쪽 길을 택했지만 앞으로의 길은 생각보다 힘들더군요. 평소 등산을 싫어하는 와이프가 정말 잘 견뎌준게 다행이죠. 이 코스는 일반적인 트레킹보다는 힘들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힘들여 700m쯤 줄타고, 바위타고 올라가면 봉우리 정상이 나옵니다. 물론, 이게 끝은 아니고 다시 약간 내려가다가 또 올라가면 정상으로 향하는 왼쪽길과 내소사쪽으로 행하는 아랫쪽 길이 만나는 관음봉 3거리가 나오죠. 물론, 저희는 더이상 올라갈 힘도 없고, 원래 예정 코스도 정상으로 올라가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내소사쪽길을 택했습니다. 와이프는 무척 힘이 들었기 때문인지, 이 부분에서는 사진을 안찍어서 내용이 없네요^^.


관음봉 3거리 - 내소사까지의 1.2Km 구간은 계속적인 내리막입니다. 그리 험하진는 않지만 등산이란게 내려올 때 더 조심해야 하는 법이죠. 계단도 좀 있고 해서 관절이 아프기는 하더군요. 내려오는 길에 내소사가 보이길래 한장 찍었습니다. 입구쪽에 (내소사를 앞에 두고) 우측은 노란 은행나무, 좌측은 붉은 단풍나무를 심어나서 단풍길이 아름답습니다.










내소사의 단풍도 아름답지만, 대웅전의 꽃창살 무늬도 아름답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격자무늬가 아니라 특이하죠? 내소사에는 일반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단풍을 찍으러 출사 나오신 분들이 많더군요.(고가의 캐논 붉은 링 L 씨리즈 렌즈 쓰시는 분들이 많네요)

여유있게 단풍과 내소사를 구경하고 전나무길을 걸어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화장실 들렀다 버스에 타니 정확히 집결시간이네요. 우리같이 여유있게 돌아도 시간에 맞추는데 더 빨리 걷던 분들은 내소사에서 시간이 좀 남았을 듯 합니다. 혹시 이 코스 여행하시면 좋은 풍광 나오면 쉬엄쉬엄 조금 여유부리셔도 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일종의 보너스 코스인 곰소항의 포구 관광입니다. 사실 관광보다는 쇼핑코스에 더 가깝죠.^^






포구를 구경하고 곰소의 특산물이라는 젓갈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젓갈은 시식이 가능한데, 기사님의 친구분이 하신다는 청정 젓갈집에서 오징어젓과 어리굴젓을 구입했습니다. 솔직히 가격은 몰라도 맛은 흔히 할인점에서 사먹던 것보다 맛있었습니다.

이렇게 한시간 정도를 곰소 포구에서 보내고 서울로 출발... 전용차선의 특혜로 9시 좀 넘어서 강남역에 도착했습니다. 서울로 올때는 양재역, 강남역, 그리고 출발지인 광화문에 정차하더군요. 저희는 강남역에서 내렸고...

좋은 공기 마시고, 단풍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운동도 되고, 젖갈도 사고... 오랫만에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MF[ME]

*사진은 모두 올림푸스 C-5050z로 찍었습니다. 어떤 것은 와이프가 어떤 것은 제가 찍었지만 특별히 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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