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 오랫만에 바흐의 푸가의 기법(Die Kunst der Fuge)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가끔은 듣는 곡입니다만몇몇곡만 골라듣거나 처음부터 중반까지 또는 중반에서 끝까지 뭐 이런식으로 들었지 푸가의 기법을 처음 부터 끝까지 듣기는 정말 오랫만인 것 같습니다. 그것도 피아노 연주로...
어제 들었던 음반은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의 드믄 스튜디오 녹음을 Opus 111에서 발매한 음반입니다. 개인적으로 Sokolov는예전에 발매된 쇼팽의 에뛰드+소나타2번의 실황 음반을 듣고 충격을받은 이후 어제 말씀드린 "완전주의"에 빠져 소콜로프의음반을 싹쓸이 했던 경험이 있을 정도로 일단 신뢰하고 보는 연주자입니다.
△쇼팽 에뛰드+소나타2번의 초기발매 표지와 나이브로 넘어간 뒤 재발매된 표지
소콜로프는 급으로 따지자면 울트라 헤비급 연주자임에도 녹음을 싫어 하는 관계로음반이 적어서 국내 (및 해외서도) 인지도가 높지는 않은데 최근 나이브가 펌프를 해서 쫌 인지도가 확대된 감이 있습니다. 박스셑도 발매되고, 발매된 것은 알았지만 수입을 기대도 안하던 파리공연 실황 DVD도 수입이 되고요. (나중에 이 DVD에 대해서는 자세히 올릴까 합니다)
암튼...
어제 소콜로프의 "푸가의 기법"을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무념무상의 경지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약간 졸았는지도 모르죠^^.) 분명히 한음한음 피아노 소리는 들려 오지만 귀로 음악을 듣는게 아니고푸가의 변형과 반복이 저를 감싸고 돌면서 제 몸 또는 제 자아 자체가 음악을 인지하는 느낌... 해서모든 작곡법의 이론과 분절된 음은사라지고 그냥 덩어리와 흐름으로서의음악이 사방에 펼쳐지는 느낌... (시각적인 표현을 하자면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의 야릇한 비주얼 파형을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짧지 않은 시간을 푸가와 음악의아름다움에 빠져 지내고 나자 다시금 그 음악을 재생하는 기계의 존재라는게 무의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거대한 예술 앞에서스피커 네트웍의 캐피시터를 문도르프 슈프림에서 슈프림 실버/골드로 바꾼다는 것 같은게우습게 느껴진거죠.
앞으로도 오디오에 대한 글은 올리겠지만푸가의 약발이 지속되는 동안은 바꿈질이나 업그레이드는 없을 듣합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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