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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프로모션 CD이야기

by 만술[ME] 2003. 9. 24.
오늘은 씨디를 많이 사거나 그냥 운이 좋으면 얻어가게 되는 프로모션 씨디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처럼 음반 사는데 그럭저럭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이래저래 홍보용으로 나온 프로모션 씨디들을 받을 기회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들면 <유니버셜 클래식 신보모음>이라든지 <낙소스 15주년 기념> 같은 것이죠. 헌데 이런 씨디들은 무료로 배포하기 때문인지 그 완성도가 매우 낮습니다.(위 언급된 씨디들이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프로모션 씨디들은외형에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1)얇은 종이 커버

이건 얇은 종이 커버(전체 두께가 얇고 종이 자체는 두껍지만)에 씨디가 달랑 들어 있는 것입니다. 물론뒷 표지에는 빼곡하게 각 곡명과 연주자, 카탈록 넘버가 찍혀져 있죠. 경우에 따라 이 종이 안에 얇은 속지를 넣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내용상 거의 광고전단 수준입니다. 경우에 따라 인쇄면을 늘린 변형 종이커버도 있습니다.

(2)슬림 커버

우리가 이메이션 등의CD-R 등에서 볼 수 있는 슬림 디자인을 적용한 사례입니다. 특성상 이러면 뒷면은 인쇄에 사용할 수 없고, 속지도 앏아야 하기 땜에 주로 4페이지 짜리 속지가 들어갑니다. 표지와 뒷면의 곡목 소개를 빼면 가운데 2페이지가 남는데 대부분 그냥 이 프로모션 씨디에 담겨진 음악의 원 씨디 표지들을 나열하거나 또다른 프로모션 (예를들면 뭐 사면 뭐 준다 같은)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3)보통 커버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씨디입니다. 따라서 일반 씨디와 같은 내용이 들어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슬림커버와 같은 4페이지 속지가 들어갑니다. 부피만 슬림 싸이즈보다 늘어난 걸 빼면 구성 등은 똑같습니다.

이들 프로모션 씨디들의 기능과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야말로 홍보효과죠. 그 홍보의 목적은? 프로모션 씨디에 담겨진 음악을 듣고 전체가 들어 있는 그 음반을 사고픈 마음이 들게 하는 것입니다. 더나아가 유사한 음반을 사게 만든다면 정말 대박이죠. 따라서 상식적인 기준에서 볼 때 일반적인 광고에 적용되는 전략이 바로 이 프로모션 씨디에도 적용되야 하는 한다고 생각됩니다. 헌데 현실은 놀랍게도 정 반대입니다.

첫째, 프로모션 씨디는 디자인에서 별로 들어보고픈 욕구를 못느끼게 합니다. 표지에 발췌한 씨디들의 자켓을 주루룩 늘어 놓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죠. 보기에도 싼티가 나죠. 게다가 종이커버나 슬림커버의 경우 계륵이랄까? 버리기 아까와 보관하는데는 일반형 보다는 용이하지만 자주 듣고 사용하기엔 불편하죠. 컴파일레이션 한 자체도 전혀 논리적이라거나 전략적이지 않고 들쑥 날쑥해서 장르구 뭐구 일관된 테마가 없이 마치 그래모폰 같은 잡지에 부록으로 딸린 씨디 같아 보입니다. 사라 브라이트만, 아쉬케나지, 장영주를 한 씨디에 담아서 뭘한다는 것일지...

둘째, 그 프로모션의 대상이 단순하게 음악을 듣는 사람보다는 구매력이 풍부하고 자신의 장르에 대해서는 잘알기 때문에 어떤 씨디는 프로모션이 필요도 없지만, 또다른 구매를 위해서 다른 장르나 연주자를 접하려는모험심이 있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다고 생각할 때, 속지의 내용이 너무 부실합니다. 연주자 이름과 카탈록 번호만으론 (물론 실제로 들어 보는 것이 가장 큰 효과겠지만) 그 효과를 볼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매니아들은 그 음반과 레이블에 대한 보다 폭넓은 정보를 원합니다. 예를들자면 평단의 리뷰는 어땠는지, 수상경력이 있는지 등이죠. (놀랍게도 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도 이런 평단이나 오피니언 리더들의평가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저같은 경우 프로모션 씨디는 그 씨디의 장르가 정말 독특하기 전에는 잘 듣지 않습니다. 솔직히 돈주고 산 씨디 다 듣기도 힘들거든요. 헌데 만약 이런 프로모션 씨디가 있다면 늘 듣고 또 프로모션 효과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1)카탈록 합본 씨디

카탈록(이 카탈록은낙소스나 하이퍼리언에서 나오는수준이면 더욱 좋습니다)과 씨디를 합본하여 배포하는 것입니다.카탈록이 같이 들어가므로속지에 적을 내용들은 간략하면 되겠고 모든 내용은 카탈록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죠. 아예 타라 등에서요즘 나오는 하드커버 책자형 씨디처럼 씨디 두장을 카탈록 앞장에 부착해도 좋을 듯합니다. 전 불특정 다수에게 싼 프로모션 씨디 배포하는 것보다 이런 방식을 구매력 있는 소수에게 배포하는 것이 효과 있다고 확신합니다.

(2)하드커버 양장 씨디

필립스 "20세기 위대한 피아니스트" 씨리즈 정도의 그럭저럭 두꺼운 책자가 들어 있는 프로모션 씨디죠. 이러면 레이블의 이념, 중요 카탈록, 수록된 연주들에 대한 소개 및 평단의 비평 등을 담을 수 있죠. 레이블의 이념은 마이너 같이 레이블 자체를 홍보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중요합니다. 예를들면 낙소스처럼 소위 말하는 "하우스 싸운드"에 대한 비판 같은 것을 담아도 좋겠죠. 중요 카탈록은 자신들이 내세울 수 있는 연주들이 씨디에 수록된 곡들말고 있는 경우 좋겠죠. 뭐 자사 보유 아티스트 소개과 주요음반 소게도 좋고요. 그리고 수록된 연주들에 대해서는 정말 미사여구와 리뷰인용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합니다. 이 효과가 의외로 크니까요. (솔직히 이렇게 띄워 놓은 글을 읽고 들으면연주가 달라보이기도 합니다)

별로 관심없는 분들도 많을 내용을 장황하게 늘어 놨군요.. 어디선가 제가 생각하는 스타일의 프로모션 씨디를 내놓았음 좋겠네요.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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