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ladimir Horowitz는 20세기 피아니스트중 가장 테크닉이 뛰어난 연주자로 평가 받는 사람입니다. 특히 젊은 시절의 연주를 들어보면 그 화려한 테크닉과 압도적인 음악성에 입이 절로 벌어지죠. 은퇴와 복귀를 반복했기 땜에 더 유명해 지기도 했구요.
호로비츠는 RCA와 Sony에서 음반을 냈는데 말년에 DG와 손잡고 몇개의 음반을 녹음했습니다. 당시 라이센스 LP만 들을 수 있던 국내 애호가들에게는 그나마 성음에서 보급하던 DG에서 호로비츠의 음악을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넘 감사한 일이었고 뉴스였죠.
이 호로비츠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서 DG에서는 장한 일 두가지를 했습니다. 첫째는 DG에서 녹음한 모든 음반을 6장 짜리 CD로 묶어"콜렉터스 에디션"이란 염가판 박스물로 내놓은 것이고, 둘째는 그 박스에서 좋은 연주를 뽑고 미공개 음원을 첨가해서 2장에 담은 뒤, 그의 모짜르트 협주곡 녹음과정을 담은 DVD를 끼워 "The Magic of Horowitz"란 제목으로 CD 1장 값으로 내놓은 것이죠.
[△Collector's Edtion Box Set]
[△The Magic of Horowitz]
이중 콜렉터스 에디션 박스는 수입으로, "Magic"은 라이센스로 나와있습니다. 오늘 제가 권해드리려는 건 두번째 "The Magic of Horowitz" 구요. (물론, 6장짜리 박스를 사면 더 좋죠^^.) 전 먼저 나온 박스를 사고, 걍 미공개 녹음과 DVD를 보자는 생각에 "The Magic of Horowitz"도 샀습니다...
DG에서 녹음하던 시절의 호로비츠는 과거와 같이 신기에 가까운 테크닉을 발휘하지는 못했습니다. 나이듬에 따라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죠. 헌데 나이는 헛먹는게 아니라고 젊은 시절 테크닉은 있지만 음악성에서는 뒤떨어진다고 폄하하는 반대파도 있던 호로비츠가 깊이와 서정성을 겸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녹음했던 곡들도 아주 난기교의 곡들 보다는 모짜르트, 바흐, 슈베르트 같은 음악성 위주의 곡들로 편성했죠. 각각의 곡에서 보여주는 음악성과 집중력, 그리고 아직 녹슬지 않은 테크닉은 놀라울 따름입니다.
우선은 CD보다는 부록으로 딸려온 DVD를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요즘처럼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지는 않고, 낡은 느낌이 확연합니다만, 호로비츠와 또한명의 대가인 쥴리니(뛰어난 이탈리아의 지휘자로 당시에 카라얀 이상의대가로 이미 평가 받고 있었습니다.)와의 음악을 만들어 감의 과정은 참으로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녹음된 협주곡(23번) 2악장을 다시 들으면서 (같이 듣는 프로듀서도 Frost란 엄청 유명한 사람입니다) 코멘트하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단지 그 모습과 눈빛, 짧은 코멘트 만으로도 호로비츠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연주가 머릿속에 펼쳐지죠. 약간은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꼼빠이 세군도를 연상시키는 동작과 언행도 재미있구요.
이렇게 DVD(짧습니다)를 보고나면 호로비츠를 모르는 분들도 그를 좋아하고, 그의 연주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들어 있는 곡들 모두 아름답고, 연주도 훌륭하니까요. 더구나 CD 1장 가격으로 이 모든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경제적 메리트도 있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죠.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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