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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최근에 즐겨들은 음반들 2023년 5월

by 만술[ME] 2023. 5. 31.

제목에 년/월을 특정했지만, 특정한 달에 즐겨들은 음반이라기보다는 기존에 올린 이후 몇 달의 기간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첫 음반은 줄리아 블록의 <어둠속을 걷다>입니다. 브라운 주니어의 1960년작 <브라운 베이비>를 시작으로 현대음악을 다루고 있습니다. 현대음악이라 하지만, 곡이 어렵거나 받아들이기 힘든 곡은 아닙니다. 앨범의 제목 또한 <어둠 속을 걷다>이지만, 그 어둠이 두려움, 우울함 보다는 안식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어둠을 걸음으로서 마음이 놓이고 편안해지는 감정이랄까요? 줄리아 블록의 마음을 공감시키는 목소리는 그 편안함과 안식을 배가시킵니다.

 

두 번째 음반은 하지다키스의 노래들을 기타로 편곡하고 엘레나 파판드로우가 연주한 <종이달>입니다. 하지다키스의 노래들은 아그네스 발차의 <내 조국이 가르쳐준 노래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합니다. 이 친숙한 곡들을 두 명의 편곡자가 멋지게 기타를 위해 편곡했고, 파판드로우는 마치 기타를 위한 <노래>인 듯 설득력 있게 연주합니다. 그야말로 기타를 위한 <무언가(無言歌)>라고나 할까요? 집중하며 들어도 좋고, 그냥 배경음악으로 틀어 놓아도 좋은 앨범.

 

 

 

파비오 루이지와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의 칼 닐센 교향곡 전곡은 최근 들은 최고의 교향곡 음반입니다. 메트의 오페라 지휘자(2016/17 시즌을 끝으로 레바인을 땜빵 했던 수석 지휘자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로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이 멋쟁이, 깔끔쟁이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가 북구의 정서를 이리 멋지게 흐트러짐 없이 담아낼 줄이야! 이탈리아의 멋쟁이 지휘자가 북구의 정통 오케스트라와 북구 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할 경우에 나올 수 있는 최고의 결과물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베를리너 필하모니커의 DCH의 인터뷰어로 잘 알려진 새러 윌리스의 <모차르트와 맘보> 제2탄입니다. 세계 최고의 악단인 베를리너 필하모니커의 호른 연주자이지만 가면증후군에 고생했고 스스로 독주를 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그녀가 이렇게 솔리스트로 나설 수 있었던 계기는 춤을 배우기 위해 쿠바를 방문해서 곳곳에 넘쳐나는 삶이 곧 음악이요 춤인 문화와 쿠바의 연주자들과 함께 하면서였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과 다양한 쿠바 음악을 엮었는데, 여전히 분위기는 흥겹습니다. 더 긴 말이 필요 없이 음반 표지가 앨범의 분위기를 말해줍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가 옛 헐리우드에 대한 멋진 오마주였다면, 존 윌슨과 신포니아 오브 런던의 <헐리우드 녹음실> 음반은 옛 헐리우드 음악에 대한 완벽한 헌정음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옛 추억의 영화음악이 이렇게 현대적으로 하지만 그 시절의 감성은 가득 담겨 연주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2탄도 내주길!

 

 

 

<선술집 녹음>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던 바로크 졸리스텐이 한층 더 막나간(?) <극장 녹음>으로 돌아왔습니다. 17세기 영국 런던은 크롬웰의 청교도 정책에 의해 연극, 음악 등 예술활동이 금지되었고, 이 예술가들이 흘러들어 간 선술집의 풍광을 (상상력을 가득 담아) 실감 나게 재현한 것이 제1집 <선술집 녹음>이었다면, 이번 음반은 크롬웰 통치 이후, 제대로 된 극장은 아직 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 선술집의 한편이 극장이 되고 무대가 되어 예술가들을 모이게 했던 그 시절을 (상상력을 또 가득 담아) 재현하고 있습니다.   

 

 

   

영화계에서 번지고 있는 PC 경향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반해 클래식 음악계의 PC는 환영받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나탈리 스텃츠만이 이번 시즌 메트에서 데뷔와 동시에 두 개의 <새로운> 프로덕션을 지휘한 것처럼 여성 지휘자들의 입지도 점차 확대 되고 있고, 흑인이자 여성인 플로렌스 프라이스의 교향곡, 협주곡 발매와 같이 작곡가 분야에서도 PC의 흐름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 상징적인 음반이 흑인 혈통의 작곡가 콜리지-테일러의 곡을 비 백인 단원들로 구성된 치네케!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이 음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서섹스 풍광>인데 곡을 들으면 우리가 영화나 다큐를 통해 보던 그 풍광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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