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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카메라 - IT

[시계]윤석열 대통령 당선 기념 시계 구입 – 지샥 머드마스터 GG-B100

by 만술[ME] 2022. 3. 15.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시계가 궁금하신 분은 <여기 링크>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전 그분이 어떤 시계를 찼는지 관심이 없고, 또 그에 대해 다루고픈 마음도 없습니다.

[댓글을 다시는 분들께 (2024.03.08 추가]

1. 제 글이 시계 리뷰를 빙자한 <정치적> 글임은 분명합니다만, 그 정치적 함의에 대한 댓글을 다시고 싶으시면 <제목>이 아니라 <본문>을 읽고 답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본문을 읽고도 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이 너무도 기쁜 나머지 당선 기념 시계를 구입했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문해력 향상을 위해 뭔가 하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마음에서 시계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대통령 시계를 받으시는 분들이 제법 있지만, 당선자께서 제게 시계를 줄리는 만무하므로 셀프로 기념 시계를 마련하자는 취지입니다. 당선자와 시계의 관련성은 글 마지막에 좀 더 풀기로 하고, 시계 이야기부터 하고자 합니다.

[지샥에 대한 추억]

2000년대 중반 다른 팀에서 제 팀으로 배속된 C사원이 있었습니다. 2000년대는 소위 <명품>이란 것이 대중화되는 시기였기에 다들 여유가 있으면 한두 개씩 구입하는 분위기였죠. C사원도 대학생 때에 비해 수입도 늘고 하니 대학생 때 가지고 싶었던 물건들을 구입하곤 했습니다. 다만, 럭셔리라기보다는 그냥 대학생 수준에 좀 비싼 물품들 수준이었지만요. 그러던 어느 날 C군이 팀 회의에서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팀장님, 그래도 팀장 되신지 몇 년 지나셨는데 (아마 2~3년 차 정도 되었을 겁니다) 대기업 팀장 정도 되셨으면 시계는 제대로 된 것을 차셔야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더군요. 와이프 취향에 맞춰 사기는 했어도 까르띠에 정도면 그냥 적당하지 않냐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당혹스럽더군요. C군이 추천하는 시계가 자신이 차고 있던 <지샥>이었습니다. 저로서는 그때 처음 들은 브랜드인데, 당시 대학생 및 20대에게는 <아르마니 시계>와 함께 <잇템>이더군요. 그때 처음 지샥이라는 브랜드를 알게되었지만, 취향상 큰 시계를 좋아하지 않고 손목도 가는 데다, 아웃도어와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았던지라 <지샥>을 차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왜 지샥을 구입했나?]

드레스워치를 좋아하고, 만약 아웃도어 계열로 간다고 해도 (롤렉스에서 고른다면) 데이토나나 엑스플로러 II 정도가 받아들일 수 있는 디자인의 한계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 주말 복장의 대부분이 <스마트 캐주얼>이기도 하고, 가족 여행, 외출의 목적지가 주로 미술관, 박물관 등 문화시설이기 때문에 본격적 아웃도어 시계가 필요치도 않습니다. 물론 방수에 GMT 기능도 지원되는 <탐험용> 시계도 가지고 있지만 브레이슬릿이 아닌 빈티지 가죽 줄을 달아 <도시 탐험용>으로만 쓰고 있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가끔은 막찰 수 있는 시계가 아쉬웠던 때가 있었습니다. <탐험용> 시계라 해도 방수는 안심할 수 있겠지만, 근본이 기계식 시계인지라 충격에는 약할 수 밖에 없고, 험하게 굴리기에는 아무리 강한 스틸 재질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흠집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외여행 시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을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리조트나 바닷가 등에서 편하게 차기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더구나 이제 코로나가 조만간 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여 다시 야외나 해외로 나갈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아무튼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장나지 않고, 튼튼하게 찰 수 있는 시계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지샥>이외에 다른 시계를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머드마스터 GG-B100]

지샥에서도 매우 다양한 모델이 나오는지라 어떤 모델을 고를까 검색하는데 제법 오래 걸렸습니다. 우선 디지털시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아날로그 방식으로 시간을 표시하는 제품에서 골랐고, 최상위 모델을 선택하면 디자인에서 성능까지 만족할 수 있겠지만 <지샥>에 100만 원 정도를 소비하는 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목이 가늘고 큰 시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지스틸 시리즈의 GST-B400 정도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초침이 없다는 점, 험하게 찰 것을 전제로 하는 마당에 스틸 모델을 고르는 것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은 머드마스터 GG-B100으로 정했습니다.

머드마스터 시리즈를 선택한 이유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계를 벗고 그 행동을 할 상황을 없애자는 제 의도에 가장 잘 맞는 시리즈였기 때문입니다. 이름처럼 진흙탕에 굴러도 문제없고, 방수는 다이버 스펙은 아니어도 20 기압이라 큰 문제없을 듯하고, 충격에 강한 건 지샥의 태생적 특성에다가 카본과 레진으로 만들어져 무게도 가벼워 부담이 없었죠.

한 가지 문제는 엄청나게 두껍고 크다는 것인데, 착용을 해보니 아웃도어 환경이라는 전제하에 그럭저럭 찰만한 크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 복장에는 조금 어색할 듯한데, 겨울에야 아웃도어로 나갈 일도 별로 없을 듯하고요. 쿼드 센서가 달려서 방위, 고도 등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는데, 저는 이런 기능은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기능이 필요했다면 애플워치를 샀겠죠. 사실 애플워치를 사야 하는 명분을 만들어 내려고 해 봤지만,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기에 애플워치의 활용도를 못 찾아서 포기한 마당에 기능 때문에 머드마스터를 살 이유는 없었습니다. 아무튼 각종 기능, 블루투스를 통한 앱 연결은 공식 싸이트에 잘 나와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인터넷 검색이 귀찮은 분들을 위한 간단한 스펙

 지샥의 탄생 목적인 충격방지
 20기압 방수
 진흙탕에서 굴러도 좋은 방진
 방위 / 온도 / 기압 / 고도 / 걸음수 측정
 세계시간, 알람, 타이머, 스톱워치, 날짜 등 스마트폰으로 더 쉽게 잘 할 수 있는 일들 다수
 블루투스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기능 설정 등 시계를 안샀으면 쓸일 없는 다양한 기능 수행

 

가는 손목에도 그럭저럭 찰 수 있습니다



[색상]

검정/카키/회색/오렌지 – 4가지 색의 시계줄에 따라 다이얼의 색상도 약간씩 다릅니다. 그에 따라 시인성도 약간씩 차이가 나는 것 같고요. 그래도 전반적인 느낌은 시계줄의 색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식적으로 카시오에서는 각각의 모델을 색상으로 칭하지는 않고, 뒤에 붙은 번호로 칭하기에 이 네 가지 색상은 흔히들 부르는 명칭입니다. 다만, <카키>는 진짜 카키가 아니고 <올리브 그린>입니다. 국내는 상당수가 그리고 해외 일부에서도 <올리브 그린>을 <카키>로 칭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튼 GG-B100과 관련해서 <카키>라고 부르는 모델의 색상은 <올리브 그린>입니다.

진짜 카키색으로 나왔다면 그 모델을 구입했을 것 같습니다만(조금 더 가격이 비싼 한정판은 카키버전이 있습니다), 올리브 그린은 옛 군대의 추억 때문에 싫었고, 검정이나 회색은 너무 무미건조한 느낌이었기에 과감하게 <오렌지>로 골랐습니다. 이런저런 목적과 핑계를 대고 구입했지만 1년에 실제로 머드 마스터를 찰 날은 며칠 안될 것이 분명하기에 좀 튀는 색상으로 고른 거죠. 다행히 오렌지라고는 해도 형광 느낌은 아니고 좀 침착하게 가라앉은 색상이라 너무 유치하지도 않습니다.

[윤석열 당선기념으로 머드마스터 GG-B100을 선정한 이유]

이재명이 당선되었다면 또 다른 핑계로 뭔가를 질렀겠지만, 윤석열 당선 기념으로 머드마스터 GG-B100을 지른 이유는 향후 5년 동안 이런저런 <충격>에도 견디고 <진흙탕>을 굴러도 끄떡없이 살아남아야겠다는 의지의 표명이 아니겠습니까? (<오렌지> 색은 정말 그냥 예뻐서 고른 거지 <오렌지 혁명>을 연상시키거나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아울러 저희 매니저 중 하나가 보내준 시계 계급도를 보면서 저 같은 하층민은 계급에 맞게 지샥이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 것도 이유 중 하나기도 합니다.

 

시계에도 계급이 있을진데 사람에게 계급이 없을까?

 

그런데 사실은 전 이미 52시간 적용을 못받는 입장이라 직원들을 주당 120시간씩 굴릴 수 있으면 좋기는 합니다만...

MF[ME]

 

** 제가 <충격>과 <진흙탕>을 언급하긴 했어도, 처칠이 새롭게 총리에 임명되었을 때 총리비서였던 콜빌이 "저렴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이 새 정부와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해서 <50실링 양복점>에서 저렴한 새 수트를 장만했지만 처칠 정부의 성과는 그 생각과는 달리 진행된 것 처럼, <지샥>도 괜한 지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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