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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종교개혁 기념 음악 (BWV 79, BWV 80)

by 만술[ME] 2014. 10. 31.

오늘(10/31) 구글 대문을 보면 <할로윈>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새로고침을 하면 무려 6종의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할로윈은 <만인 성인 대축일 (All Saint Day)>인 11월1일의 전야를 말하는 데, 10월 31은 할로윈이나 이용의 노래로 유명한 <10월의 마지막밤> 말고도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의 만인 성자 교회의 대문에 <95개의 논제>를 내건 것(또는 그 도시전설)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개신교 입장에서는 이교도 또는 카톨릭을 기원으로 한다고 할 수 있는 <할로윈> 보다는 더 뜻깊은 날인 데, 요즘은 요일제로 간편하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교회와 신도들의 특성상 10월 31일 전 일요일로 옮겨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흐시대에는 당연히 신도들의 편의 보다는 날짜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10월 31일 예배를 드리곤 했습니다. 예배에는 음악이 빠질 수 없고, 바흐는 이 날을 위해 BWV 79 <Gott der Herr ist Sonn und Schild(주는 태양이요 방패이시니)>와 BWV 80 <Ein feste Burg ist unser Gott(우리 주님은 강한 성이시니)>를 작곡했습니다. BWV 79는 유명한 <시편 84: 11>의 말씀을 모티브로 하고 있고, BWV 80은 루터의 글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성경의 국역본이 지나치리만큼 많고, 공인서로 쓰이는 성경 말고도 그 성경이 어려워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사역성경도 제법되어 바흐 종교 칸타타의 학습과정에서 가사를 한글로 번역하면서 어떤 기준을 잡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위에 말한 시편의 번역은 주요 세 버전의 번역이 아래와 같이 다릅니다.



[개역개정판]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


[공동번역]

야훼 하느님은 성채이며 방패이시니 은총과 영광을 내려주시고 흠없이 사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복을 내려주십니다.


[새번역]

주 하나님은 태양과 방패이시기에, 주님께서는 은혜와 영예를 내려 주시며, 정직한 사람에게 좋은 것을 아낌없이 내려 주십니다.



이 정도 차이는 어느정도 읽고 느끼는 데 지장이 없지만, 예를 들어 이번 돌아오는 일요일(11/2)인 <삼위일체일 후 20번째 주일 (The 20th Sunday after Trinity)>의 모티브가 되는 <마태복음 22: 1-14> 말씀은 아래와 같이 번역됩니다.



[개역개정판]


예수께서 다시 비유로 대답하여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자기 아들을 위하여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과 같으니

그 종들을 보내어 그 청한 사람들을 혼인 잔치에 오라 하였더니 오기를 싫어하거늘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르되 청한 사람들에게 이르기를 내가 오찬을 준비하되 나의 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것을 갖추었으니 혼인 잔치에 오소서 하라 하였더니

그들이 돌아 보지도 않고 한 사람은 자기 밭으로, 한 사람은 자기 사업하러 가고


그 남은 자들은 종들을 잡아 모욕하고 죽이니

임금이 노하여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한 자들을 진멸하고 그 동네를 불사르고

이에 종들에게 이르되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으나 청한 사람들은 합당하지 아니하니

네거리 길에 가서 사람을 만나는 대로 혼인 잔치에 청하여 오라 한대

종들이 길에 나가 악한 자나 선한 자나 만나는 대로 모두 데려오니 혼인 잔치에 손님들이 가득한지라

 

임금이 손님들을 보러 들어올새 거기서 예복을 입지 않은 한 사람을 보고

이르되 친구여 어찌하여 예복을 입지 않고 여기 들어왔느냐 하니 그가 아무 말도 못하거늘

임금이 사환들에게 말하되 그 손발을 묶어 바깥 어두운 데에 내던지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 하니라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


[공동번역]


예수께서 또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어느 임금이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것에 비길 수 있다.

임금이 종들을 보내어 잔치에 초청받은 사람들을 불렀으나 오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종들을 보내면서 '초청을 받은 사람들에게 가서 이제 잔칫상도 차려놓고 소와 살진 짐승도 잡아 모든 준비를 다 갖추었으니 어서 잔치에 오라고 하여라.' 하고 일렀다.

그러나 초청받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밭으로 가고 어떤 사람은 장사하러 가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 종들을 붙잡아 때려주기도 하고 죽이기도 했다.

그래서 임금은 몹시 노하여 군대를 풀어서 그 살인자들을 잡아죽이고 그들의 동네를 불살라 버렸다.

그리고 나서 종들에게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지만 전에 초청받은 자들은 그만한 자격이 없는 자들이었다.

그러니 너희는 거리에 나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청해 오너라.' 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종들은 거리에 나가 나쁜 사람 좋은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다 데려왔다. 그리하여 잔칫집은 손님으로 가득 찼다.


임금이 손님들을 보러 들어갔더니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를 보고

'예복도 입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소?' 하고 물었다. 그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이 사람의 손발을 묶어 바깥 어두운 데 내쫓아라. 거기서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다."


[새번역] 


예수께서 다시 여러 가지 비유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임금이 자기 종들을 보내서, 초대받은 사람들을 잔치에 불러오게 하였는데,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초대받은 사람들에게로 가서, 음식을 다 차리고,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아서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잔치에 오시라고 하여라.'

그런데 초대받은 사람들은, 그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떠나갔다. 한 사람은 자기 밭으로 가고, 한 사람은 장사하러 갔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의 종들을 붙잡아서, 모욕하고 죽였다.

임금은 노해서, 자기 군대를 보내서 그 살인자들을 죽이고, 그들의 도시를 불살라 버렸다.

그리고 자기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사람들은 이것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

그러니 너희는 네 거리로 나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청해 오너라.'

종들은 큰길로 나가서, 악한 사람이나, 선한 사람이나, 만나는 대로 다 데려왔다. 그래서 혼인 잔치 자리는 손님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임금이 손님들을 만나러 들어갔다가, 거기에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한 명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묻기를,

'이 사람아, 그대는 혼인 예복을 입지 않았는데, 어떻게 여기에 들어왔는가?' 하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 때에 임금이 종들에게 분부하였다. '이 사람의 손발을 묶어서, 바깥 어두운 데로 내던져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 것이다.'

부름받은 사람은 많으나, 뽑힌 사람은 적다."



개신교 종파들이 많이 쓰는 게 <개역개정판>인데 아마 이 <개역개정판>은 1961년 대부분의 개신교 교단이 공인한 <개역한글판>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 듯입니다. 그런데 위 세 판본 중 가장 읽고 이해하기 어려운게 <개정개역판>이고 <공동번역>과 <새번역>은 이해가 훨씬 편한데 <공동번역>은 의역 느낌, <새번역>은 직역 느낌으로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될 듯합니다. (물론, 비신자의 입장에서의 선택입니다) 


종교개혁의 중요한 정신 중 하나가 성경을 누구나 읽게 하자는 것인데, 이런 저런일로 목사님들이나 교단 지도자분들께서 바쁘시겠지만 안그래도 문해력 떨어져 인터넷서 댓글싸움질이나 하고 있는 불쌍한 사람들 생각하셔서 쉬운 결정판 번역본 하나 내주시길 바래봅니다. (아니면 기존 번역 중에 표준을 하나 정해 주시던지요. ㅡ 물론 아마 남북통일 보다 힘든 일이란 건 압니다만...)


아무튼 오늘 저녁은 마르틴 루터의 <정신>을 기념하면서 개인적으로 바흐 칸타타 두 곡을 들으며 보낼까 합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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