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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게임 - 취미생활

[독서]성인 10명중 3명이 책을 전혀 안읽는다고? 그래서 뭐가 문제인데?

by 만술[ME] 2013. 11. 14.

오늘 성인의 30%가 한해 책 한권도 읽지 않는 것이 부끄러워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서문화진흥계획(2014~2018년)”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 계획은 위대한 대통령 아버지 시절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처럼 주기적으로 발표하곤 하는 것입니다. 


주요내용을 보면 정부의 관료적 계획 답계 관리와 수량화 그리고 평가와 언론 플레이를 통한 자화자찬이 쉬운 “독서문화진흥지수”를 도입한 중앙부처 및 지자체별 성과 평가, 공공도서관 늘리기, [일본의 침략에 대비한] 독서 동아리 10만개로 늘리기, 각종 독서 관련 강좌 확충이 있겠고, 여기에 돈이 없어 책을 못사는 불쌍한 국민을 배려한 도서구입비 소득공제를 검토중이랍니다.


아마 이런 방법으로 정책 드라이브를 걸면 지자체별로 출판사 몇 개 유치하여 수없이 많은 지방 축제에 보테 도서축제 하나쯤 만들고, 학교, 직장, 동사무소를 협박해 동아리 하나씩 만든 뒤, 반 강제적으로 회원가입 하게 한 뒤 우리 지자체는 주민의 50%가 독서 동아리 가입한 책읽는 마을이라 홍보하겠죠. 그밥에 그나물 강사들은 공무원에 잘 보여 강좌하나 배정 받고 지자체 예산은 그리로 흘러가고 우리는 무려 연간 몇회의 인문학 강좌를 열었다며 사진 첨부한 보고서 만들고 그러지 않을까요?





국민들이 도서관이 없어서, 가입할 동아리가 없어서, 소득공제가 없어서 책을 안읽는 것일까요? 


①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없습니다


핑계건 아니면 사실이건 국민들은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겁니다. 아침 일찍 졸린 눈으로 장거리 교통망을 이용해 출근해서 고된 일에 시달리다 회사 끝나면 야근이나 회식에 시달리고, 그 스트레스 풀겠다고 술한잔 하거나 노닥거리다 늦게 대중교통으로 장거리 퇴근 후 취침하고 주말에는 쌓인 피로 풀고 주중에 못한 집안일 돌보고 하느라 시간도 없고, 정신적 여유도 없습니다. 책 구입에 대한 경제적 여유는 대부분의 거주지에서 몇 Km 이내에 도서관이 있을 테니 실질적 핑계는 될 수 없죠.


②책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뭐에 좋은 것인지 알 길이 없는데 책을 읽을 이유가 없죠. 책값을 소득공제 해줘도 책이 먹는 것이 아니고 생필품이 아닌데 책을 살 일이 없죠. 반면 먹고 사는데 관련된 수험서, 어학교재, 학습지, 처세술 책은 제법 팔리는거죠.


독서의 기능, 책의 기능은 무엇일까요? 


정보 취득 - 예전에는 책이 정보의 주요 공급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그 역할을 하고 있죠. 심도 있거나 양질의 정보는 아닐지라도 많은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맛집, 뉴스, 연예인 사진, 야동은 인터넷이 더 빠르고 풍부하게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즐거움 - 책을 읽는 것은 즐거움을 주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즐거움에 대한 대체재가 너무 많습니다. 더구나 그 대체재들은 책에 비해 월등히 우월하거나 저렴합니다. 또한 같은 쾌락의 총량을 얻는데 걸리는 시간에 있어 책은 대부분의 대체재에 비해 불리합니다. 독서로 몇시간 걸려야 달성할 수 있는 쾌감을 TV프로그램은 한시간 이내에 제공하고 야동은 좀 더 빠른 시간에 제공하죠.


더구나 책은 소비되지 않습니다. 집에 남아 있게 되죠. 안그래도 수납이 문제인 일반적인 가정환경에서 한번 읽고 나면 인테리어 효과 밖에 없는 책은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부피를 차지합니다.   


왜 정부는 국민들이 책을 읽지 않고 월등히 많은 시간을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투자한다고 문제라 생각할까요? 국민들이 책을 읽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우선 책을 안읽는 국민들은 무식하고 교양이 없겠죠. 그런데 이게 책으로만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 않나요? 무식과 교양은 학교, 가정, 사회적으로 해결할 문제죠. 국민들 책 읽히는 것 보다는 국민들이 없어서 죽고 못사는 TV 프로그램을 좀 교양있게 만들면 독서 동호회 10만 양성보다 훨씬 효과 있을 겁니다. 예전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책하나 소개했다고 그 책 팔리는 것 보세요.


솔직히 우리 국민들이 책을 안읽는다고 문제 될 것 없다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무식과 교양이 책 때문이라는 생각이 문제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인정하기 싫지만 책은 거의 완벽한 대체재들이 널려 있고, 그 대체재들이 훨씬 접근하기도 쉽고, 비용상으로도 더 저렴합니다. 책은 음악에 있어 국악이나 클래식 음악처럼 무한경쟁에 있어 뒤쳐진 장르란 이야기죠.


국민들이 국악을 안듣는다고 국악공연을 보면 표값을 소득공제 해주거나 국악 동아리 10만 양성론을 입안하거나 동사무소에서 국악강좌를 열고, TV에서 주구장창 국악 프로그램을 해도 국민들이 국악을 듣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미 트랜드에서 한물간 거고, 먹고 사는데 직접적으로는 필요 없는 거니까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출판, 문학, 인문 등의 침체로 인한 국가적인 경쟁력 하락은 우려할 수 있지만 이게 국민들의 독서가 주요 원인은 아니지 않나요? 그냥 지금 같은 단순 처방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죠. 국민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을 바로잡아 이런 분야를 일으킬게 아니고 좀 더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한거죠.


학생들이 무식하고 책을 안읽고 주입식 교육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논술을 만들면, 정부 입장에서야 선생님들, 학생들, 학부모들이 대동 단결하여 자율학습 할 시간에 열심히 인문, 예술, 고전을 읽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과는 논술학원이 생기고, 논술에 나올 만한 내용을 요약한 책이 나오고, 학생들은 논술학원 다니면서 그런 책을 주입식으로 외우게 되죠. 대증적 처방은 이렇게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께서 유럽을 다녀보시니 본인은 원어 연설도 하실 수 있는 수준인데 국민들은 책을 안읽어 창피하셔서 그런다면 제가 언급한 1과 2의 근본적 원인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복지를 늘리고, 기업문화를 바꿔 국민들이 경제적, 정서적,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살게 하는게 우선입니다. 그러면 알아서 국민들은 잠을 자건, 가족과 캠핑을 하건, 영화를 보건, 독서를 하건 할 것이니까요. 


아울러 TV와 언론, 인터넷이 교양 있어지고 좋은 정보를 제공하면 국민들도 점점 단편적 정보가 아닌 심도 있는 정보를 필요로 할 것이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책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책도 팔리고 책도 읽힐 겁니다. 문학 역시 막장이 아닌 수준 있는 드라마를 국민들이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수준 있는 원작을 찾거나 책을 읽겠죠.


문제는 국민들이 수준 있을 필요를 못느끼는 현 상황에 있습니다. 나라가 잘살고 복지가 충만하며 정치인들이 수준 있는 정치를 하고 TV에 나온 출연자들도 수준 있게 대화하면 국민들도 뭔 말인지 알아 듣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책도 사보지 않겠습니까?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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