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연휴를 통해 9월 한달간 진행되고 있는 2013 수원 세계 생태교통 축제를 다녀왔습니다. 수원 화성행궁 주변 행궁동 일원을 차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차없는 거리의 맛을 느끼게 하고, 문화재 주변에 위치한 죄로 개발이 제한 되 슬럼화 되어 버리는 주변 시설들을 문화재가 가진 역사와 문화와 접목하여 정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의 비전을 제시한다는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축제입니다.
사는 아파트가 생태교통 축제를 굳이 오지 않아도 차량 없는 보행 동선이 잘 확보된 관계로 차없이 느끼는 보행의 자유란 개념이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큰 비용을 들여 높고 화려하게 개발하여 원주민의 문화와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재창출 하여 외부의 인구를 유입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기존의 것들을 개선하는 정도에서 원주민의 터전을 보전하면서도 슬럼화를 막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외국의 사례들은 익히 들었고 또 직접 보고 느끼기도 했지만 국내서도 이런게 가능하더군요. (물론 행사가 끝나고 주민들의 각자 손익계산서가 나와봐야 그 경제적 실효는 알수 있겠죠)
저희는 그냥 어린 아이들을 둔 부모 입장에서 각종 즐길거리를 찾아 즐길 수 있었습니다.
1. 차량은 없기 보다는 드믈뿐
솔직히 어쩔 수 없는 부분임을 인정합니다만 차량 통행이 완전히 통제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주최측에서 필수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차량들은 통행하는것 같더군요. 해당지역 주민들의 차량, 행사차량, 각종 배달 등을 위한 차량들로 보이는데 솔직히 행궁동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그런 차량들 말고 다닐 차량들이 그리 많겠나 싶기는 하더군요. 아무튼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5분에 한 대 이상은 마주쳤던 것 같습니다. 명절임에도 그랬다면 평일이나 일반 휴일에는 좀더 빈번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주민차량도 그렇고 행사차량이나 배달차량 같은 경우 시간을 한정하거나 요일과 시간을 한정했다면 좀 더 차량으로부터 자유로운 행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 명절이 중요하긴 하구나
추석 연휴 전날부터 (저도 좀 일찍 퇴근한 관계로 가족과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행사들이 빠져나가고 추석연휴 및 그와 이어진 토요일, 일요일까지 몇몇 체험 등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명절이니 그러려니 합니다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더군요.
3. 줄서는 것까지 생태체험은 아니지 않을까?
자전거 타기 등 모든 체험은 줄서서 기다려야 하더군요. 가족용 자전거 같은 경우 제법 많은 자전거가 배치 되었지만 타고 싶어 하는 가족들, 연인들이 많으니 한참 기다려야 했습니다. 저희는 연휴 전날 타니까 줄을 안섰지만 휴일에는 한시간 가량 줄서서 기다려야 할 것 같더군요. 신분증을 받고 대여해 주니까 그냥 신분증 받고 번호표 주던가 하는 방식이라면 줄서서 기다릴 시간에 다른 체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4. 여전히 아쉬운 통합적 컨셉
축제의 이름은 세계 생태 교통 축제입니다. 그러면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주제와 밀접하게 통합되어야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시나 학술행사야 이런 주제와 부합시키기 쉽죠. 문제는 공연인데 늘 하던 전통공연이나 퓨전공연, 음악 공연 등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전혀 생태나 교통과는 연관되지 않습니다. 하다못해 같은 국악공연이라도 행사의 성격에 맞게 컨셉을 잡을 수 있을텐데 그런 느낌은 없더군요. 먹거리도 비슷합니다. 늘 먹던 그런거죠. 생태와 연관한 먹거리 조차 내놓지 못한다는 것은 아쉽습니다.
5. 그러나 엿보이는 가능성
앞서 언급한 대로 그간 보아왔던 운하파기가 소원인 사람 스타일의 개발이나 행사가 아니라, 관이 주도하지만 주민들이 합심하여 서로간의 합일점을 찾아낸 행사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 결과 행궁동 일대가 제법 아름답게 변모했다는 점에서 슬럼가와 주민은 떠다가 눈에 안띄는 다른 곳에 옮기고 옮긴 자리는 아파트 지어 말쑥한 새로운 주민들을 창출한다는 시대에 뒤떨어진 재개발 방식 말고 새로운 개발 또는 개선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입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대로 주민입장에서의 손익계산서를 뽑아봐야 하겠지만요.
보너스로 9.27~10.1까지는 수원화성 문화제도 있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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