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 게임 - 취미생활

[독서]댄 시먼스 - <히페리온>, <히페리온의 몰락>

by 만술[ME] 2013. 9. 6.

우연히 알라딘을 뒤지다가 댄 시먼스의 <히페리온>이 아직도 반값으로 풀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히페리온의 몰락>은 다시 정상 할인율(20%)로 돌아왔더군요. 품절이군요! 블로그에 책에 대해 많이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고전인 <해저2만리>를 제외하고는 SF쪽의 책에 대해서는 올린 적이 없는 것 같아 이참에 올려볼까 합니다.



4


댄 시먼스의 <히페리온> 2부작은 존 키츠의 시 <히페리온>과 그의 삶을 모티브로 해서 (소설의 설정상) 인류가 인지하고 있는 전 우주적인 사건으로 확대합니다. 하지만 키츠나 키츠의 시에 대해 몰라도 전혀 문제 없이 재미 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단, 도입부에 친절함 없이 작가가 도입한 설정들이 그냥 (주인공들에게는 설명이 필요 없는 상식이므로) 마구 나오는데 뒤로 가면 대부분 이해될 내용이므로 이 부분만 잘 넘기면 그 뒤는 열린책들 특유의 빽빽한 편집으로도 권당 600쪽 중반에 달하는 책이 술술 읽힙니다.


특히 <히페리온>의 경우 사실상 등장인물들의 작중 현재시점까지의 사연들을 소개하는 일종의 단편 모음이기 때문에 SF에 친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각 에피소드들은 그야말로 SF의 하위 장르들과 주제들이 한상 가득 차려진 느낌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독자는 입맛대로(라기 보다는 어차피 다 읽긴 해야 책이 진도가 나가기는 하죠)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히페리온>을 다 읽고 나면 <히페리온의 몰락>을 읽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히페리온>은 엄청난 반전이나 충격적 결말이 있는 스토리텔링과 트릭을 목표로 하지 않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물론 커다란 줄기의 스토리 자체가 흥미롭고 재미 있으며,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흥미롭습니다. 아울러 문학적 쾌감에 있어서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키츠의 시가 곳곳에 등장하고 시적인 표현이 많이 등장해서 SF는 애들이나 읽는 책이라는 편견을 가진 분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에도 좋습니다.


내용은 인류가 구성한 헤게모니 연방의 숙적 아우스터의 침공이 임박한 가운데 히페리온 행성의 신비한 존재인 고통의 신이라 불리는 슈라이크를 만나기 위해 선발된 순례자들이 죽음과 영원한 고통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슈라이크를 찾아가는 순례의 길에 오르게 된 동기들을 각자 이야기(이 사연들이 하나하나 재미있습니다)하는 액자소설의 구성과 순레자들 사이에 있는 아우스터의 스파이는 누구일까 하는 미스테리, 그들은 자신들의 순례의 목적을 이룰지 아니면 영원한 고통을 받게 될지에 대한 궁금중, 순례를 둘러싸고 밖에서 펼쳐지는 연방과 아우스터의 음모와 충돌, 전우주적인 위기상황이라는 종말론적 배경이 멋지게 버물려 있습니다.


재미 있습니다. 양장본에 650쪽에 달하는 책(열린책들의 편집은 일반 서적 800쪽 이상에 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이 반값 세일덕에 7,500원이라는 점에서 SF를 좋아하건 아니건 거의 무조건 지르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젤라즈니의 <드림 마스터>도 아직(어쩌면 절판 때까지?) 50%세일 중이네요. 그런데 이건 추천하기가 그렇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이미 구입하셨을 것이고, 모르신다면 읽으시면 저를 욕하실 겁니다. 그냥 아는데 책이 무진장 두껍고 무겁고 비싸서 못사신 분들만 참고하세요.   


MF[ME]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