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8/9)부터 19일까지 휴가 예정이라 포스팅을 할 여유가 없을 듯합니다. (휴가라서 포스팅할 시간이 오히려 없다니!) 휴가특집(?)으로 이런 저런 짧은 이야기들을 모아봤습니다.
1. 음악가와 아기들
피아니스트 앤스니스의 이란성 쌍둥이들이 3개월간의 인큐베이터 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부모 품으로 안기게 되었습니다. 가랑차도 둘째를 12월에 낳을 예정이라하고, 얼마전 게오르규와의 드라마틱한 결별을 한 알라냐는 벌써 내년 2월에 아빠가 될 예정이라 합니다. 엄마는 게오르규가 아닌 소프라노 쿠르자크.
2. 퍼트리샤 콘웰 큰물로 이적
스카페타 시리즈로 유명한 소설가 퍼트리샤 콘웰이 하퍼콜린스로 옮긴다고 합니다. 이미 11월로 날짜가 잡힌 스카페타 시리즈 21권 “Dust”까지는 예전 출판사에서 나오고 다음 부터는 하퍼콜린스에서 출간 예정입니다. 그나저나 “법의관”에서 시작된 이 시리즈는 끝날줄 모르네요.
3. 셰익스피어는 운율을 따라
무슨 조화가 불었는지 (라기보다는 문학동네 세일덕에) 며칠전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었습니다. 베토벤의 “템페스트”를 좋아하니 (제가 좋아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개를 고르라면 그중에 “템페스트”는 꼭 포함됩니다) 쉰틀러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못믿지만 그래도 읽어보자는 심산에 시작했는데 거의 20년만에 셰익스피어에 빠져들었습니다. (사실은 드루리 레인 시리즈 다시 읽으면서 셰익스피어가 땡겼더랬죠)
“오, 나는 셰익스피어 읽는 남자!”라며 혼자 즐거워해보고 가끔 낭독도 해봤는데, 번역이 입에 착착 달라붙지는 않더군요. (번역 자체는 좋습니다) 그럼 운문번역으로 유명한 민음사 판본으로 다른 셰익스피어를 읽을까 하다 Oxford의 영문본을 집어들고 읽으니 입에 착착 대사들이 감깁니다. 이게 당연한게 원본이 운문으로 된 연극대사고 영어의 운율이란게 국어로 풀어쓰기 힘든게 사실이니까요.
해서 셰익스피어 주요작품들을 영어로 해치워 버리자는 생각을 하는 찰라 - 아뿔사 나는 송강가사도 겨우 교과서로 땜빵한 무식한 조선남자였던 것을 깨달았으니... 어려운 영어 운율에 몸을 맡기지 말고 우리 가락에 빠져 볼까나?
4. 현대 미술 감식안을 가진 잉여
트위터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웹진 이벤트로 개인정보(이메일)를 상납하면 “올해의 작가상 2013” 티켓을 무료로 준다고 하기에 열심히 신상정보를 상납했는데, 상납와중에 웹진의 내용을 보니 잘못된 내용이 있어 지적했습니다. 그와중에 이벤트는 선착순으로 짤리고... 이 이야기를 했더니 다들 “현대미술”에 대한 감식안(?)을 뽐내는 건 좋지만 그리도 할 일이 없냐는 입장들... 그래 나 잉여다! 그래도 현대미술에 대한 감식안을 가진 잉여라구!
5. 마이너러티 클래식 재고
얼마전 포스팅을 통해 신간 “마이너러티 클래식”에 대해 그닥이라는 느낌의 글을 썼는데, 실제로 뒤적거려 본 바로는 읽을만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어디 숨어 있었나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마이너 하지만 중요한 음악가들인 것은 맞고, 이런 음악가들에 대해 이정도로 잘 정리해 놓은 책도 없을 것 같더군요. 내용도 재미 있고 책도 두껍고 잘만들어졌습니다. 계륵에서 추천으로 의견을 바꿉니다.
6. 알라딘 유빅컵
유빅을 준다면서 컵만 달랑 주고는 나머지는 독자에게 맡겨버리는 알라딘의 사기극에 저도 매료되어 유빅컵을 득템했는데, 이 마케팅이 계절적 요인을 포함하여 제법 통했는지 유빅컵이 거의 동나고 있다고 하네요. 혹시 관심있으시면 서두르시고, 뭔 소린지 모르시면 여기를 보시고.
그런데 우리나라서는 장르소설, 특히 SF 같은건 내주는걸 독자가 고마워해야하는 상황이라 하는데 이게 다들 책을 않읽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들 “순수”문학을 읽는 “고상한” 독자들만 있는 나라라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이제 하루키 말고 이언 뱅크스 같은걸 들고 다녀야 “쿨”한거라고 누가 패션잡지에 기고를 한번 해주던가....
7. 교재의 천국 - 그래서 (6번 질문에 대한) 답은 이거란 말인가?
편안히 집에서 더 좋은 상태의 책을 받아볼 수 있음에도 (어른의 사정 때문에) 교보의 바로드림을 제법 이용하는데 제 앞에 줄 서 있는 경우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제 앞에 다섯명이 기다리는데 그들이 받아가는 책은 영어교재, 영어교재, 영어교재, 영어교재, 그리고 영어교재 더군요. 근린상가는 학원이 먹여 살리고 출판계는 교재가 먹여 살리는구나!
그런데 그렇게 배운 영어는 “시험용”으로 끝인지 제가 관심 있는 영문서적은 죄다 해외주문이고, 그들이 불법으로 다운받아 보는 영화들에 딸린 자막은 제2의 창작수준이고, 검색엔진에 영어 쓸일 없으니 아직도 네이버가 짱이고...
이쯤에서 국가 경쟁력은 모르겠고, 국가경제를 조금 살릴 수 있는 아이디어. 대입 선택과목은 없애고 모두 필수과목으로 하되 그 과목을 100개정도로 늘려 국가가 육성하고자 하는 분야를 넣어버리는거죠. 예를들어 SF독해, 영화의 이해, 난초기르기, 아이폰 탈옥하기 같은 걸 과목에 넣으면 책도 잘팔리고, 교재도 팔리고, 관련분야도 좀 뜨고, 그야말로 출판 강국이 될지도... 아울러 같은 방식을 대기업에도 국가가 강제로 적용시키면...
어차피 지금도 애들은 부모 잘못만나 초등학교부터 공부에 치어 사니까 조금만 더 고생하면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니 희생양으로 삼아버리죠.
아무튼 저는 이제 휴가입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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