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최근의 일상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입니다.
1. 짹짹거리지는 않지만 - 트위터
주위에 저를 트랜드에 민감하다거나 첨단 IT쪽에 능숙하다거나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데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블로그는 국내에 어느정도 시작되던 무렵에 네이트에서 시작해서 야후, 엠파스를 거쳐 티스토리에 정착했으니 제법 오랜 세월을 해왔지만 블로그로 뭐 큰 일을 하지도 않았고, 홍보도 하지 않아서 거의 “섬”과 같은 상태고, 페이스북은 3년점쯤 시작해서 한달에 글 하나 올리지도 않고 그냥 아는 사람들 최근 소식이나 받아보는 정도입니다. 매일 들어가지도 않아요.
그냥 간단히 말해 저는 피쳐폰(그것도 폴더형)을 쭉 쓰다가 액정이 나가는 불행한 사태로 아이폰5 발표(출시는 안됨)후 4S를 구입한게 첫 스마트폰 사용입니다. 오히려 아이패드를 2부터 써왔으니 태블릿을 스마트폰 보다 더 먼저 쓴거죠.
그런 제가 트위터 계정을 만든지 몇 년만에 다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정규 소식(뉴스, 매거진) 이외의 최신 정보는 RSS, Flipboard, Zite 등으로 충당해왔는데, 특정분야에 대해 국내쪽은 트위터로 정보를 얻는게 편할 것 같아 시험삼아 사용해 보고 있습니다. 제가 어떤 멘션을 하거나 리트윗 할 일은 없을 듯 하지만 제법 쏠쏠한 건질 것들도 있네요.
2. 또하나의 가족이라기 보다는 블로그
요즘 유명인들(특히 연예인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남기는 글들로인해 이런저런 상황이 연출되곤 합니다. 이건 사적인 대화가 오가는 듯 보이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사실은 전혀 사적인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망각한데서 오는 현상 같습니다. 그냥 오늘 뭐먹었다는 사적인 이야기 해도 되는 공간이라 해서 그 공간이 사적인 것은 아니란 것을 모르거나 잊어버리는 거죠.
예를들어 제가 제 친구 몇 명과 카톡을 하면서 “오늘 지하철에서 도스토예프스키를 읽는 이쁜 아가씨를 봤다. 그런데 그 명작의 감동을 담기에는 가슴이 너무 작아서 아쉽다”는 멘트를 날렸다고 한다면 그냥 그 커뮤니티에서의 사적 대화고 그 구성원들이 제 평소의 언행을 알고 있기에 여성을 가슴크기로 판단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이상 그냥 유머로 받아들여지지만, 제가 페이스북, 트위터 또는 블로그에 그런 내용을 올렸다면 그건 이미 사적인 영역을 넘어 제 삶에 대한 철학을 표명한 것이 되어 버리고, 아무리 그건 그냥 사적인 영역에서 지껄인 농담이라고 해봐야 소용없는 일이 됩니다.
저는 이 블로그 주인장의 책임(?)있고 겸손(?)하고 정중(?)하며 공신력(?)있는 페르소나와 달리 사적인 영역에서는 때로는 (그것을 받아줄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지독한 독설, 무책임한 발언들, 잰채하고 현학적이며 때로는 저질스러운 이야기들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제 삶의 영역들이 좀 변화하고 특히 직장의 분위기가 다른 곳에 속함에 따라 이런 사적 대화의 양이 좀 줄었고 다른 곳에 배출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 남아도는 힘을 새로운 블로그 하나 만들어서 처리할까 합니다. 그 블로그는 여기와 달리 경어를 사용하지 않고, 매우 단정적이고 감정을 듬뿍 담아 쓸 생각이며, 아울러 다루는 내용도 이 블로그와 겹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다른 부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3. 하루키는 음반도 팔아먹는구나! + 마이너러티 클래식
다른 블로그에서 하루키 신간과 베르만의 “순례의 해” 재발매와의 관련에 대한 포스팅을 보고 하루키의 파워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Q84 때는 야나첵의 “신포니에타”를 팔아먹었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리스트붐(?)을 일으킬지 기대해 봐야겠네요.
혹시나 해서 첨언하면 1Q84 유행할 때 1Q84를 일부 젊은 여성들이 장식용, 허세용으로 쓴다고 일부에서 비웃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책을 베개로 쓰던 들고다니면서 팔뚝힘 키우려 쓰건 아니면 설정용 소품로 쓰건 그건 쓰는 사람 마음이고 그런다고 비웃을 건 아니란 생각입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죠. 하루키 책읽고 베르만 음반을 듣는다고 니네가 베르만과 리스트를 알아 하면서 비웃을 일도 아니란 거죠. 단지 “허세”를 위해 듣더라도 말이죠. 책한권에, 음반 하나에 자기만족과 행여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어요. 전 학부시절에 시스템 이론에 매료되 니클라스 루만의 책이 너무 갖고 싶어서 독일어를 전혀 못하면서 Soziologische Aufklärung 세권을 모두 독일어로 구입했었습니다. (이후 총6권까지 나왔습니다) 그냥 곁에만 둬도 행복할 것 같아서요.
아울러 “클래식 음악의 낯선 거장 49인”이라는 부제로 “마이너러티 클래식”이란 책이 나와서 엄청 관심이 갔는데 49명의 이름이 들어 있는 목차를 보면 마이너한 음악가들인 것은 맞지만 “낯선 이름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책이 목표로 하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성과일 듯 싶은데 급 땡겼던 제목에서 그냥 보관함 정도에 담아두고 나중에 생각날 때 판단해야 할 듯합니다. 만약 목차를 보고 언급된 음악가들중 반정도를 모르거나 음반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한다 하면 읽어보면 좋을 듯합니다.
4. X칠 할수 있을 때까지 벽을 쌓아보자 - SF 팬덤의 상황을 보면서
이건 나중에 조금 길게 포스팅 해도 될 듯한데, 어떤쪽이던 소수화에 비대중적이 되면 조금 경직되고 배타적이 되는데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도 좀 그런 듯) SF 쪽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자꾸만 이건 SF가 아니고, 저건 낡았고, 고건 졸작이고 하면서 틀을 좁혀간다는 느낌이랄까요? 안그래도 시장이 좁고, 어렵게 나왔던 책도 절판되는 마당에 이렇게 틀을 좁히면 독자들 유입은 더 없고, 몇 년이 지나고 몇십년이 지나도 그냥 내주는 것만 감사하면서 살아야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요즘의 현대를 다룬 문학들은 배경과 내용에서는 이미 과거의 기준에서는 SF의 차원을 넘었습니다. 인터넷, 핸드폰, 우주선, 첨단 대량살상 무기 등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할 내용들을 주인공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죠.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져가고 있는 세상에 오히려 어떤쪽에서는 장르의 경계를 더 좁게 가져가고 하드코어적으로 숨으려 하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그냥 베르베르나 클라이튼 읽는 사람들 뭐라하지 말고 더 재미있고 아이디어가 신선하며 그럴싸한 책들을 소개해주는게 어떨지?
5. 역시 부자들, 권력있는 놈들은 다 나쁜 놈들이었어!
우연히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의 글을 접했는데 제목이 "Higher Social Class Predicts Increased Unethical Behavior"입니다. 옛말이 틀리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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