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음에서 라이센스 LP로 클래식 음반이 많이 나오던 시절,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은 잉그리드 헤블러의 전집 (또는 낱장)에 하스킬의 낱장들을 조합하는게 보통이었습니다. 당시야 라이센스로는 성음에서 내는 DG, Philips, Decca외에 대안이 없었으니 다들 헤블러와 하스킬을 들었다 생각해도 무방할겁니다. 굴다는 양념정도였구요. 좀 세월이 지나서야 제르킨이 DG에서 녹음을 했죠.
이 시절에 클래식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헤블러는 그야말로 가슴 한켠에 있는 추억의 음반이었습니다. 더구나 본사에서 발매도 안해주니 더 그렇죠.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런 애호가들의 마음을 잘아는 분들이 헤블러의 모차르트를 모아 라이센스로 발매했습니다. 기존에 LP로 들었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분들의 뽐뿌덕인지 아니면 모 방송 덕인지 제법 팔린 것 같습니다. 더구나 고풍스럽고 이쁜 헤블러의 사진을 전면에 내세우고나와 아마 이 사진덕에 매출의 10%는 늘었을꺼라 장담합니다.
정성껏 만든 박스다 보니 좀 비쌉니다. 34장에 13만원정도 하죠. 그녀의 모차르트 협주곡, 소나타 외에 슈베르트도 들어 있습니다. 추억의 음반이 나와주는거야 반갑지만 과연 이정도 이슈를 몰고올 음반인가 싶기는 합니다. 특히 협주곡에 대해서는요. 왜냐면 비슷한 시대에 비슷한 느낌으로 녹음된 음반을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거든요.
그럼 가난한 자들을 위한 헤블러를 소개해드립니다.^^ 바로 안너로제 슈미트(Annerose Schmidt)가 마주어와 함께한 전집입니다. (물론 1-4번을 제외하고 한 대를 위한 곡만 담은 전집입니다) 보통 10장짜리 전집을 온라인에서 3만원 정도면 구할 수 있으니 저렴하죠. (34장에 13만원이나 10장에 3만원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하시면 할말은 없습니다) 혹시 브릴리언트에서 나온 모차르트 전집을 가지고 계시면 그 음원이니 별도로 구입하실 필요는 없구요. (표지는 쓸만한 해상도를 못구해서 좀 반칙을 했습니다^^)
제가 헤블러 찾는 사람들에게 이 음반 권해서 별로 욕먹지 않으니 믿고 들으셔도 좋습니다. 제법 똘망똘망하면서 섬세하게 고풍스러운 연주를 들려줍니다. 녹음도 녹음시기에 비해 좋습니다. 마주어의 써포트도 섬세한 슈미트의 연주와 잘 어울리게 배려깊은 협연을 보여줍니다. 우리 한때 동독음반들 무조건 보물취급했쟎아요? 이것도 보물이라니까요.^^
아무튼 가난한 자를 위한 해블러 한번 들어보세요.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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