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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예술 - 공연

[음악]Weilerstein - Elgar & Carter Concertos (웨일러스타인의 엘가와 카터 첼로 협주곡)

by 만술[ME] 2013. 3. 26.

지난 포스팅과 어느정도 연속 되는 이야기인데 근래에 발매된 음반 중에 기획 하나로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그래서 평단의 평가도 좋았던 모범적인 사례를 꼽으라면 알리사 웨일러스타인(Alisa Weilerstein)이 바렌보임과 함께한 엘가, 카터의 첼로 협주곡 음반이라 생각됩니다.




누군가 죽은 사람중에 한명만 만날 수 있다면 뒤 프레를 선택하겠다고 말하는 (Independent와의 인터뷰) 사진빨로는 그럴 듯한 외모의 젊은 여류 첼리스트와 뒤 프레의 전 남편이자 그녀와 엘가 첼로 협주곡 음반을 내기도 했고, 그녀 은퇴후에는 거의 이 곡을 연주하지 않았고 음반을 녹음 한적이 없는 바렌보임이 바로 "그녀의 협주곡"인 엘가 첼로 협주곡을 실황으로 녹음하고, 더구나 얼마전 타계한 엘리엇 카터의 협주곡을 커플링 합니다. 웨일러스타인은 작곡가가 100살도 넘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기전 만나기까지 했죠. 여기에 "보너스" (정말 보너스라는 묘한 명칭으로 들어 있습니다) 콜 니드라이를 넣었습니다. 


녹음은 실황임에도 연주회장의 열기는 전해주지만 잡음은 거의 전달이 안되게 여러날의 음원을 적절히 편집했고, 일반적인 음반 보다 게인이 높게 마스터링 되었기에 뭔가 박진감이 더 있는 듯 들립니다. 솔리스트쪽에 포커싱을 많이 준 녹음이라 웨일러스타인의 첼로는 낭낭하게 약음까지 청자에게 잘 전달됩니다. 박수는 말끔히 제거 되어 듣는 내내 거슬리지 않습니다. (매우 특별한 경우 - 바이로이트 9번 처럼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경우 - 빼고 실황 녹음의 박수는 음악감상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표지는 뒤 프레인지, 카터인지 추모하듯 하늘을 응시하는 듯한 그녀의 옆모습을 이쁘게 담고 있습니다. 형식상 이 앨범은 고인인된 뒤 프레와 카터에 바치는 헌정 앨범이죠. 실제로 이 앨범은 카터에 헌정되었습니다. 


이정도 되면 기획력으로 이미 어느정도 팔아놓고 시작하는거죠. 아마 웨일러스타인이 영국인이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그 정도까지야 바랄 수 없겠죠? 더구나 연주도 좋습니다. 다 좋은데 엘리엇 카터의 첼로 협주곡이 엘가의 협주곡의 커플링으로 적절하냐는 것에는 의문일 수 있습니다. 현대 작곡가의 곡이지만 카터의 협주곡은 머리를 쥐어 뜯을 정도는 아니니 어느정도 넘어갈 수는 있습니다만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때 엘가 - 카터 - 브루흐로 이어지는 느낌이 카터에서 좀 껄끄럽더군요.


기획상으로는 뒤 프레를 추억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진 음반이 연주의 내용으로는 뒤 프레를 기억에서 지워 버릴 만한강력한 연주를 담고 있습니다. 세상일 참 묘하죠?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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