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포스팅을 통해 Gramophone에서 추천하는 위대한 음반 100선에 대해 각 음반별로 짧은 코맨트를 올린적이 있습니다. 최근에 정말 오랫만에 그 음반중 첫번째로 추천된 글렌 굴드의 81년 녹음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면서 추천된 음반 100장을 조금 체계있게 들어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예전 포스팅에 제가 단 단문형 평가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제 취향도 많이 변했으며, 그 음반들을 최근들어 심도 있게 들어본 적도 별로 없고, 인터넷 상에 조금 깊게 설명해 놓은 내용도 없기에 제가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고 있던 차에 며칠전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음악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30년 이상을 음악을 들어온 입장에서 부끄럽지만 카잘스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이 사적가치 외에 왜 위대한지 모르겠다고 고백하자 의외로 공감하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헌데 이 음반은 그래모폰 추천 음반 2번째랍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카잘스의 무반주 모음곡을 안들은지 10년도 더 된 것 같고 지금 들으면 다르게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결국 하나의 음악듣기 프로젝트가 생겼습니다. 일하던 버릇 때문인지 음악을 듣는것도 프로젝트로 만들어 버리는 성향이 있는데, 아무튼 이번 프로젝트는 그래모폰 추천음반 100선 깊이 듣기 입니다. 그냥 들으면 재미 없으니 우선 해당음반에 나오는 곡을 역사적 배경부터 이런저런 야사까지 뒤져 공부하고 연주자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본 뒤, 처음 읽고는 던져 버렸을지 모를 내지해설들도 챙기고, 녹음의 배경, 같은 연주자의 다른 녹음들도 섭렵하고, 다른 연주자의 같은 곡 녹음도 들은 뒤 이 결과를 정리해서 블로그에 포스팅하자는 것입니다.
솔직히 포부는 그럴듯한데 뭐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계획상 음반 하나에 대해 1-2주를 투자할 생각인데 회사를 안다니고 프리로 뛰는 지금에도 시간이 없는데, 행여 재취업을 한다면 시간이 될지 모르겠고, 한 음반에 1주씩만 잡아도 2년에 걸친 프로젝트가 되니 중간에 흐지부지 될 가능성도 있죠.
그래모폰 추천음반은 작곡자명으로 abc순이니 초반에 세번은 바흐의 음악만 들어야 합니다. 이러면 한달을 주구장창 바흐를 듣는데, 바흐 주구장창은 예전에 바흐 몽땅듣기 하면서 질렸기에 그냥 1, 100, 2, 99 방식으로 듣거나 1, 51, 2, 52 방식을 택할까 합니다. 합리적이긴 두번째 방식인데 51번 음반이 리게티에요..ㅎㅎ 1번인 굴드의 골드베르크야 어떻게 때우겠지만, 리게티는 빡쎌 것 같아 쉬운쪽을 택할까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또하나의 문제는 추천음반 5번은 핸들리의 백스 교향곡 전집, 7번은 슈나벨의 베토벤 소나타 전집 같이 박스들이 있다는 거죠. 이거 제대로 듣고 포스팅하자면 한달로도 힘들겠네요. 더구나 베피소를 슈나벨로 듣고 다른 연주자들의 박스와 비교하자면 더 끔찍하고, 복각에 따른 변화를 위해 EMI 복각과 Pearl, Naxos를 비교하자면 포스팅 하나가 분기나 반기 프로젝트가 되버리죠. 그래도 그냥 해볼랍니다.ㅋㅋ
100장중 의외로 없는 음반들도 제법있는데 1-2주에 음반 한장사는거는 뭐 큰 부담은 아닐듯.
음악으로 먹고 살기보다는 음악계를 먹여살려주는 입장에서 이거 뭐하는 짓인지...ㅎㅎ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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