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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onderful Life

간극 또는 살모사는 어떻게 어머니를 죽이고 세상에 나오는가?

by 만술[ME] 2012. 1. 25.


예전 포스팅에서 제가 모시는 임원과의 에피소드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포스팅을 보면 서로간에 어느정도 신뢰가 있다는걸 아셨을 겁니다. 그분을 직접 모신지 2년이 아직 안됬는데, 이제 어느정도 간극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①전에 모시던 본부장님이 그만두시면서 새로운 본부장님이 방패막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인지 조금 약해진 모습을 보이시더군요. 그전에는 본부장이 모든 포화를 맞으며 저희는 옳은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포화를 본인이 맞아야하기 때문인지 많이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②그분이 "개인적"으로 연루되신 C프로젝트가 최근에 저에게 넘어왔습니다. 다양한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인데, 제법 많은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연루되어 있습니다. 아마 중요도로 미루어 저에 대한 신뢰로 그분과 회사가 선택한 결정인데, 비슷하게 많은 직원들이 연루된 K프로젝트에 대한 제 결정과 추진이 그분에게 불안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K프로젝트에 연루된 직원들에게 일종의 선처를 베풀자는 그분과 회사의 분위기에 제가 "절대로" 그럴수 없으며 원칙대로 해결하겠다는 논리를 펼쳤기 때문이죠. 아마 제가 맡은 그분이 엄청나게 연루되신 C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제가 같은 결정을 내릴꺼라 생각하신 듯합니다. 지난주말에는 회의시간에 "아무래도 내가 너에게 C를 맡긴건 잘못한 일인 것 같아..."라고 하시더군요.

③지금 제가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인 K와 C를 맡고 K에 일이 진척됨에 따라 아이러니하게도 그분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K와 C에서 그간 그분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는데, 점점 그 역할의 영역이 줄어들게 되는거죠. 아울러 두 프로젝트 말고 다른 프로젝트에 발휘하던 영향도 점점 줄고 있습니다. 제가 일을 잘해나갈수록 그분의 역할은 줄어들고, 제가 인정 받을수록 그분의 입지도 줄게 되는거죠.

④조직을 이끄는 리더쉽과 철학이 많이 다릅니다. 저는 이에야스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새가 울 때를 많이 기다리는 편입니다. 물론 그 기다림에는 나름 철저한 계산이 있어 언제까지만 새가 울면 나머지는 제가 해결할 수 있다는 계획하에 새가 울기를 기다리고, 또 잘 못울면 잘 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헌데 그분은 이 기다림을 문제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자꾸 윽박질러서라도 울게 하려 하시는 편이죠.

사람의 관계란게 어려울 때 어찌 될 수 있는지 아무도 짐작 할 수는 없지만, 저는 그간 이런 저런 담당임원들과 갈등이 있었고, 때로는 그 갈등이 너무 심해서 제 스스로 견디기 힘든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 원인은 늘 하나였는데, 그분들의 추진하는 방향이 제가 보기에 그분들의 이익과 부합하지만 회사의 이익과 반하는 상황임에도 그분들이 솔직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리한다 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그리한다고 했던 것이죠. 차라리 날 위해 편의를 봐달라 했다면 전 약해졌을지 모르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회사의 이익으로 포장하는 건 못참겠더라구요. 이번에만은 제 아킬레스건을 건드리지 말았음 좋겠습니다.^^

MF[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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