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이야기

[애니]클레이모어 (Claymore)

by 만술[ME] 2011. 11. 10.
제가 이런 저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이제는 제 한계에 다다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자, 친하게 지내는 B부장이 제게 처방전을 내리더군요.

1. 매일 클레이모어 2편씩 감상할 것
2. 매일 와우(WoW) 한시간씩 플레이 할 것

와우는 부활의 두루말이를 받아도 될 정도로 안한지 오래 되었고, 막상 하려고 해도 그닥 땡기지 않기에 그러려니 했지만, 난생 처음 들어보는 클레이모어라는 애니메이션은 관심이 가더군요. 주요등장인물이 대부분 여성이고, 더구나 멋진 클레이모어를 들고 있는 전사이며, 요마(妖魔)와의 전투가 주요내용이니 좀 어두운 판타지를 좋아하는 제 취향일 듯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화질 자체가 어둡고 해서 조금 몰입이 안되더니, 곧 적응이 되면서 하루 두편이 아니라 몇편씩 보게 되고 며칠만에 총26편으로 되어 있는 전체 시리즈를 다 봤습니다. 아울러 원작 만화도 처음부터 시작해서 번외편, 그리고 최신화까지 다 봤습니다. 아마존에서 전편 블루레이박스까지 카트에 담아 놨죠.


내용은 요마가 인간을 잡아먹는 중세풍의 나라에 요마의 피와 살을 몸에 주입한 반인반요의 클레이모어라는 여전사들이 요마와 전투를 벌이는 내용에 동료끼리의 우정과 질시, 조직의 음모, 그리고 주인공 클레어의 개인적 원한의 해결이라는 내용이 어우러지면서 클레어의 RPG적 성장기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그림체는 원작의 그림체와는 다릅니다만, 나중으로 가면 원작의 그림체가 오히려 애니의 그림체를 따르는 느낌입니다. 아래 그림들을 통해 볼 수 있듯 원작의 컷들을 애니에서 충실히 재현했고, 내용도 끝부분을 제외하고는 애니가 원작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물론 결론 부분이 그 자체로는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잔뜩 부풀려 놓은 이야기들을 최종화에 인접해서 갑자기 대충 정리하듯 좀 성급하지만 그럭저럭 자체로도 납득할 수는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애니의 결론을 볼 때는 원작을 토대로 추가적인 시리즈를 낼 수 없겠다는 거죠. 



제가 애니를 많이 봐온 것은 아니지만 이만큼 재미 있게 본 애니는 드믑니다. 만화도 훌륭하더군요. 매월 기다리는게 참기 힘들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단 애니부터 보시고 만화도 보시길~!

이제부터는 스포일러 많습니다!!!

애니와 만화를 보면서 궁금하고 재미 있는 점들입니다.

1. 이슬레이는 결국 심연식인들로부터 가족처럼 여기는 라키와 프리실라를 보호하기 위해 희생한 샘인데 라키야 그렇다고 해도 프리실라의 향후 행태로 볼 때, 전혀 그럴 필요 없었죠. 차라리 이슬레이가 프리실라에 붙어 있는게 훨씬 안전한 방법이었을 듯.

2. 각성자를 제외하고는 여자 요마로 보이는 것은 초반에 클레이모어로 변신해서 라키를 유인했던 요마가 유일한 듯 한데 그렇다면 요마는 주로 남성이란 얘기인지? 그리고 47명의 클레이모어가 지역별로 돌아다니며 100년 이상을 요마 사냥을 해왔는데 사실상 그정도면 요마는 멸종위기 동물로 취급받아야 하는게 아닌지? 특히 요마의 성격이 까칠해서 판다처럼 혼자지내기 좋아한다는 점에서 번식할 확률은 더 떨어지는데 혹시 한번에 100마리씩 요마를 낳는지? 그러고 보니 새끼요마는 없었던 것 같네요.

3. 각성자가 인간의 정서를 상실하고 요마가 된 것이라는 조직의 주장과 달리 리플-더프의 관계, 프리실라에 대한 이슬레이의 애정, 리가르도의 명예를 지키는 마음을 생각하면 클레이모어가 감정이 없는 은빛눈의 마녀라는 속설처럼 (초반의 클레어와 테레사를 빼고는 감정이 없는 클레이모어는 전혀 없을 뿐더러 숨기려 하는 클레이모어도 없는 듯) 각성도 프리실라의 얘기처럼 전혀 참을 필요 없는 일이 아닌지? 리가르도, 이슬레이, 리플, 루시엘라 및 기타 각성자들 모두 예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더군요. 결국 각성해야 바뀌는 것은 약간 도덕성이 없어지고, 식성이 인간의 창자를 먹는 것으로 바뀌는 것 뿐?

4. 테레사의 최후를 보면 프리실라가 칼을 쥐고 - 휘두르고 - 테레사 손목이 잘려나가고 - 공중에 붕 떴다가 클레어 옆에 떨어지고 - 어린 클레어가 놀라 쳐다보고 - 테레사가 잘린 손목 보면서 "어?"하고 - 프리실라가 달려 나가면서 테레사의 목을 베고의 과정인데 역대 최강 넘버1으로 꼽히고, 넘버2~5가 요기 해방하고 덤벼도 요기해방 없이 제압하며,  심연의 강자급인 로즈마리의 각성체를 요기해방 없이 팔하나 쥐어 뜯고, 눈색만 변하는 10% 요기해방만으로 단칼에 베어버릴 정도의 막강 테레사가 그 기나긴 시간동안 멍하니 있다가 목이 잘리는 건 정말 미스테리입니다. 아무리 방심했다고 해도 손목이 잘린 순간 뒤로 피하거나 했어야 정상이죠.

5. 위와 연관하여 테레사가 손으로 로즈마리의 팔을 뜯어 버릴 때나, 최근 화에서 카산드라의 각성체에 의해 록산느의 왼쪽 어께부터 팔이 떨어져 나갈 때에도 그 상황을 깨닫는데 좀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테레사는 로즈마리에게 각성하면 고통도 못느끼냐 했지만 록산느도 팔이 떨어진 뒤 착지하고야 자신의 팔이 떨어져 나간 것을 알았죠. 아마 요기가 주입되면 마치 마약처럼 고통을 못느끼게 해서 힘과 스피드가 생기는건 아닌지? 사실 팔하나 떨어져 나갔다고 아파하는 각성자는 없더군요.

6. 테레사가 로즈마리와 겨뤄 볼 필요 없이 넘버1이 되고, 알리시아가 완성되기도 전에 넘버1이 되는 것으로 볼 때 조직에는 별도의 전투력 측정장비가 있거나 아니면 애초에 클레이모어를 만들 때 능력치가 측정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카산드라의 경우를 보아도 평소 실력은 넘버5 정도지만 먼지먹는 기술을 쓰면 넘어설 수 없는 간극이 있었다 하지만 그 기술을 본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겨뤄서 넘버를 정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그냥 잰 혼자서 각성자 잡더라 넘사벽이네로 끝인가요? 헌데 클레어 시대의 전사들중 비록 넘버4이지만 정상적인 클레이모어 중에서는 가장 전투력이 강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알리시아-베스는 전투병기고, 갈라테아는 좀 특수한 능력으로 3위에 오른 것 같죠?) 오필리아의 경우도 각성자를 혼자잡는 것을 볼 때 (사실 클레어와 짝을 지은 것은 의미 없는 거죠) 카산드라가 각성자 혼자잡는게 특별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7. 또는 조직에서 증거는 없지만 심증은 있는 말썽꾸러기 오필리아와 클레어를 제거하려고 무리한 조합으로 각성자를 잡으러 보냈는데, 우연히 오필리아가 각성자를 잡은건지도 모르죠. 사실 엘레네가 오랜기간 수련 했을지 몰라도 오필리아는 엘레네의 칼도 보지 못하고 만신창이가 되었으니 오필리아의 실력도 의심이 가긴 합니다.

8. 클레이모어가 죽지않고 요기를 감추고 살면 무진장 세지는 설정인지 모르겠습니다. 100년 묵은 산삼 라파엘라는 어린 클레어가 성숙할 때까지 요기를 감추고 숙성된 최소 10년근 산삼 엘레네를 쉽게 제압 (뭐 엘레네의 팔이 없기는 했지만) 했고 밀리아와 클레어 일당은 7년만에 한자리수를 넘는 실력이 되었죠. 넘버6이던 밀리아도 7년 쉬고는 비록 약간의 꼼수를 쓰지만 역대최강 넘버원중 하나인 히스테리아를 제압하니까요. 따지고 보면 7년간 쉬면서 연습한 것보다는 요마잡으며 실전하는게 좋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네요.

9. 주인공 클레어와 라키는 주인공이지만 천대받는 캐릭인듯. 클레어가 안나온지 꽤 됬지만 아쉬움이 없는 듯하며, 라키는 애니는 물론 만화에서도 뭐 있으나 없으나 한 캐릭이니...

아무튼 클레이모어 결말이 기대됩니다.

MF[ME]       


<클레이모어>가 2014년 10월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그간 <클레이모어>를 보아온 느낌과 결말, 그리고 의문점 등에 대한 내용을 다른 포스팅으로 올렸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만화 <클레이모어> 완결에 따른 소회]  



댓글